▶ 지난 주 휴스턴에 개관한 공연장 ‘하비 센터’
텍사스주 휴스턴에 지난 10일 새로 개관한 하비 센터(Hobby Center)는 공연예술을 위한 대규모 문화공간이다. 9,200만달러를 들여 지어진 이 단지의 테마가 있다면 그것은 별이다.
하비 센터로 이어지는 길들은 모두 반짝이는 광섬유로 만들어진 별들로 장식되어 있고, 센터 내의 두 극장 중 대극장인 새로핌 홀의 천장은 2,000개의 반짝이는 빛으로 텍사스의 밤하늘을 재현했다. 그리고 이 단지 내에서 별 모양의 장식품에 맞닥뜨리지 않고 서너 걸음을 걷기가 힘들 정도로 단지는 각종 별들로 가득 찼다. 천장에도, 벽에도, 극장 좌석의 팔걸이에도 온통 별이다. 심지어 화장실도 칸마다 문에 은빛 별들이 있다.
텍사스의 전통적인 다섯 꼭지 대신 네 꼭지로 된 별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로 뉴욕에서 150명이 일하는 건축회사를 운영하며 예일대 건축대학원 원장직을 맡고 있는 로버트 A.M. 스턴(62)의 작품이다. 그는 휴스턴 다운타운 극장가에 화려함을 보태기 위해 별을 테마로 정했다. 하비 센터는 "쇼 비즈니스, 화려함, 낙관주의의 표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나는 이 곳이 환상의 진열장이 되길 원한다. 2,000명의 사람들과 함께 같은 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만큼 멋진 일은 이 세상에 없다"면서 "내가 너무 자화자찬을 한다는 비난을 듣는다 해도 할 수 없다. 이번엔 그런 칭찬을 들을 만하다"고 말했다.
짓는데 거의 20년이 걸린 하비 센터는 같은 장소에 서있던 옛 뮤직홀을 대체했다. 뮤직홀은 대공황기에 지어져 지난 98년 철거됐다. 그러다가 은행가 마크 샤피로와 정유회사 간부인 빌 와이즈가 나서 새 단지를 지을 민간자금을 모으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기업, 재단은 물론 돈 많은 휴스턴 시민들이 거의 8,000만달러에 가까운 돈을 모아주었으며 전 텍사스주 부지사 빌 하비와 가족이 1,500만달러를 기부했다. 나머지 1,300만달러는 시가 충당했다.
하비 센터의 센터피스는 새로핌 홀. 2,650석의 극장으로 ‘별 아래의 무대’와 ‘휴스턴에 온 브로드웨이’ 등의 순회 공연이 펼쳐질 공간이다. 10월에 완공될 500석짜리 소극장인 질카홀은 소규모 공연과 커뮤니티 단체들에 의해 사용될 예정이다.
하비 센터의 대부분을 감싸고 있는 3층 높이 유리벽은 중앙 로비에 서서 바깥에 있는 트랜퀼리티 팍의 경치와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의 멋진 경관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스턴은 "극장에 들어가고 나오면서, 또 중간 휴식시간이나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사람들은 바로 이 환상적인 전망과 마주치게 되고, 이는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극장 관객들은 1층에서 빌딩으로 들어가 두 개의 큰 계단을 거쳐 2층의 로비에 들어선다. 스턴은 "주차장에서 오든, 운전기사가 극장 앞에 내려주든 모든 사람이 정문을 통해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일부러 그렇게 민주적으로 했다. 공연 구경을 가는 재미의 반은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스턴은 로비를 "이 도시의 창문"으로 설계했다. 로비에 들어서면 그 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운타운 휴스턴을 보게 될 것이라는 자랑이다.
스턴은 이번 일을 하면서 "하면 된다"는 휴스턴시의 정신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게다가 하비 센터 건립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이 개인 기부금으로 충당됐다는 사실도 매우 인상적이라고 한다.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이다.
하비 센터의 건축비가 높다고 해도 최근 미국에 세워진 다른 공연예술 센터들보다는 덜 들었다. 5개월 전 필라델피아에 개관한 키멜 공연예술센터에는 2억7,500만달러, 지난 97년 문을 연 뉴악의 뉴저지 공연예술센터는 하비 센터 예산의 2배가 들었다.
하비 센터는 빠듯한 예산 때문에 우선순위를 놓고 여러 차례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스턴은 자신이 중앙 로비에 비싼 금잎사귀 천장을 하자고 고집했는데 시간부들이 동의할 때까지 몇 차례 노심초사를 해야 했다고 말한다. 너무 비싸다는 반대에 부딪친 것이다. 빌고 또 빌고 나서야 뜻대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 수를 줄이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는 스턴의 제안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결국 단지 내엔 남자용 56개, 여자용 103개, 공용 5개등 총 164개의 화장실이 자리잡았다. 버펄로 호수 근처의 주차장에서 중앙 건물로 이어지는 통로의 지붕은 비용 때문에 취소됐다가 부활했다. 하비 센터가 호수를 등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스턴은 하비 센터와 사무실 빌딩을 이어주는 아케이드를 형성하는 이 길이 "호수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화살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지붕이 햇빛과 비를 막아주는 이 아케이드가 거리의 축제, 미니 콘서트와 야외 춤 공연 등에 사용될 것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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