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정부는 歷史에서 정말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말이 맞는가?
아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들어가는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봤을 대통령 부부를 연상하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본보 이철 주필이 지난해 서울에 들어가 역대 대통령들을 차례로 인터뷰한 시리즈 기획물이 있었다.
그때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5년동안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었지만 가장 참기 어려웠던 것이 아들이 구속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던 걸로 기억난다.
짐작컨대 김대중 대통령 부부도 아마 지금쯤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맛보고 있지 않을까?
문제는 5년전의 不幸한 歷史가 어떻게 이처럼 똑같이 재연될 수 있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다.
코메디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일이 사실로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탐욕과 허영에 가득 차 결국은 자기가 판 함정에 빠지고 마는 그런 부류는 우리 도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라고 이름 붙여진 것도 우리나라 정치가 수준이하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에 다름아니다.
수준 이하의 정치에는 그 주위를 배회하는 사람들도 역시 수준이하의 소인배 의식을 갖고 얼쩡거린다.
’弘 3’, ‘철부지 왕자’, ‘최규선 게이트’…. 요즘 신문들은 이런 류의 제목들을 제외하곤 별 읽을 것이 없다고들 말한다.
이곳 베이지역에서 거주한 바 있는 최구선씨라서 그를 안다는 교포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행적에는 벼라별 소문이 꼬리를 문다.
分明한 사실 하나는 대한민국의 정치권 일부가 그의 손아귀에서 휘둘려졌다는 점이다.
"그럴리가…?"했던 그의 폭로성 발언(?)이 하나씩 하나씩 사실로 드러나면서 대한민국이 이렇게 허술하고 허욕과 탐욕, 돈이면 안되는 일이 없는 나라임을 여지없이 반영해 주는 듯해 씁쓸하게 그지없다.
대한민국 기업들은 정권의 실세로부터 이다지도 자유스럽지 못한 것인지?
대통령 언저리에서 한 때 비서로 일했다는 사람에게 조차 한국의 기업들은 왜 굽신거려야만 하는지?
현 김대중 대통령은 필자가 알기로는 신 자유주의에 유독 시장 경제를 강조했다.
1997년 대통령 선거가 있을 당시 필자는 경제 부장직을 맡고 있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 며칠후 당시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오찬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김대중 당선자는 시장 경제에 소신을 피력한 바 있다.
그 소신이 변하지 않고 밀어부쳐 성공했드라면 기업들이 실세라고 으시대는 사람들에게 굽신거리지 않았을 것이고 또 최규선씨의 종횡무진한 게이트란 것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기업의 구조와 풍토가 대통령이 주장했던 시장경제에서 왜곡되지 않았다면 최규선씨같은 사람들이 줄댈 곳이 없었으리라.
아무튼 대통령의 3남 홍걸씨는 검찰 출두를 앞두고 불안과 초조를 달래기 위해 성경 구약의 잠언 편을 읽었다고 한다.
5년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도 검찰에 출두해 성경 구약의 시편을 읽었다는 보도를 본 바 있다.
회개와 참회의 눈물을 흘렸으리라. 특히 5년전 현 김대중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자식의 허물은 아비의 잘못’이라고 말했던 장본인이다. 지금은 거꾸로 김영삼 전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탓하며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歷史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참으로 안스러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과거의 야당이었던 지금의 집권당은 과거의 집권당이었던 지금의 야당으로부터 철저한 수사를 하라는 5년전과 똑같은 성명서를 내고 있으니 이게 코메디가 아니고서는 어찌 이렇게 만들어질 수가 있는가?
어찌됐든간에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5년전과 똑같이 지켜 봤어야할 국민들은 참담하다 못해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글자 그대로 권력형 부정부패를 근절 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에선 불가능하단 말인가?
5년전의 사건을 그대로 답습하는 한국의 정권들.
정말로 정말로 국민과 정부는 歷史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말이 아무래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임승쾌 본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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