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고 21세기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개척한다는 취지 아래 열리는 국제학술회의 ‘더불어 살 한민족 포럼’이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뉴저지주 아스베리파크 소재 버클리카터렛 오션프론트 호텔에서 권병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개막연설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이번 행사는 한민족포럼재단(이사장 안충승 박사)이 주최하고 뉴욕한국일보가 특별 후원해 15, 16일 양일간 열린다.
첫 행사는 ‘한민족 동질성 유지발전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이호경 경원대 교수, 김명철 한미평화센터소장, 신연자 캘리포니아국제문화대학 학장, 윤인진 고려대 교수,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 등의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행사를 앞두고 기조연설에서 이찬교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국민의 정부가 추진중인 ‘한민족 네트워크’는 한민족의 동질의식을 형성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해외에 진출한 한인들끼리의 연결망을 구축해 구체적인 활동 등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도 세계 곳곳에 널리 퍼져있는 재외동포들이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이끌어 나갈 가장 중요한 인적 자원의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했고 이제부터라도 동포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립과 실천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후 2시부터 열린 ‘악의 축과 통일전망’이란 주제의 두 번째 토론서는 U.C. 버클리 한국학센터 부소장 남궁건 박사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미국인들의 마음 개방’이란 내용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김명철 소장의 ‘김정일의 통일전략’, 문동환 목사(6.15 남북공동선언 실현 미주연합 공동위원장)의 ‘악의 축 발언의 진실’, 황인관 전 브래들리 대학 교수의 ‘남북 중립국 통일의 가능성’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가 끝난 후 김일평 코네티컷대학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기조연설자, 발표자들과 이호경 경원대 교수, 유하상 박사, 김용환 변호사 등이 서로의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해 이날 행사 개최의 의의를 더했다.
■주요인사 발표문 요지
▲ 이호경 경원대 교수(21세기 한민족공동체의 발전방향)
타민족의 지배와 분단의 역사를 살아온 한민족, 지난 100년 동안 지구촌 곳곳으로 뻗어 나간 민초들, 그들은 새로운 천년의 한국문명을 창조해야 할 소명을 갖고 있다.
한국 문명권을 형성하여 빛나는 배달문화를 창달해야 한다. 한민족은 남북한 정치공동체의 통합,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형성, 세계 한민족공동체의 형성 등 3대 과제의 수행을 통하여 한국 문명권을 형성하고 새천년 배달문화를 창달해야 한다.
▲ 윤인진 고려대 교수(남북한의 재외동포정책 비교분석)
남한과 비교해 북한은 일찍이 재외동포의 존재에 주목하고 자국의 공민으로 적극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일관되게 표명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재외동포정책은 모든 재외동포를 북한의 공민으로 인정한다는 선언적, 포용적, 적극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조선민족과 북한공민으로서의 권리만을 내세우고 조국발전을 위해 동포들의 희생을 강제하고 있다.
북한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재외동포정책과 비교해 남한은 수세적이고 소극적인 동포정책을 펼쳐왔다. 거주국에서의 재외동포 권익과 지위향상을 위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반면 북한과의 경쟁 때문에 재외동포의 친북화·반정부화를 저지하기 위해 재외동포활동의 감시, 통제에 주안점을 뒀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가 추구하는 재외동포정책의 기본목표는 첫째, 거주국 내의 안정된 생활영위와 존경받는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둘째,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모국에 대한 유대를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셋째, 국가발전에 재외동포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한의 재외동포정책은 정부가 재외동포들에게 해주는 것은 없고 기대하는 것만 많은 본국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앞으로 남북한의 재외동포정책은 체제 경쟁차원에서 재외동포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그로 인해 동포사회를 분열하던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나 재외동포를 위하고 재외동포가 주체가 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 문동환 목사(악의 축,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악(evil)’이란 종교적인 용어다. ‘악’에 대치되는 말은 ‘선’이다. ‘선’이란 생명을 살리는 행위다. 반면에 ‘악’이란 생명을 죽이는 행위다. 예수님은 하느님 외에는 선한 분이 없다고 말했다. 창조주 하느님이야말로 생명을 살리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란 순수하지 못하다. 그런데 정치적 행위처럼 순수하지 못한 행위가 없다. 정치는 국익을 조장하는데 그 초점이 있다. 그리고 동시에 순수한 선을 이룩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어떻게 선과 악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생각할 때 이번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Axis of evil)’이라는 발언에는 문제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인가? 부시 정부의 행태에서 무엇이 선이요 무엇이 악인지를 명확히 판별하고 이를 인류에게 밝혀서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이념을 개발하고 이에 알맞은 제도를 창출하는 일이다.
▲ 남궁건 박사(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미국인의 마음 개방)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생각하는 데에 있어 학술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은 북에 대한 마음을 닫고 보수적인 사고방식, 분석을 적용해 북한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 내에 콜린 파월과 같은 실용주의자가 있는가 하면 폴 월퍼위츠와 같은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러나 부시는 다르다. 그는 거듭난 기독교인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는 북을 ‘악의 축’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에도 기독교라는 기적이 있고 실제로 나도 4, 5차례 북의 봉수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으며 기독교인들도 있다. 그들은 할리우드의 영화배우가 아니라 정말 신자들이라고 생각한다. 1990년대 초에 북한은 기독교를 통해 외국과의 접촉, 교환을 시도한 적이 있다.
이것이 다시 부활돼야 된다고 본다. 한인 목회자들뿐만이 아니라 외국인 목회자들과의 접촉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회자들이 미국 정부, 주류사회, 언론 등에 북은 악이 아니라는 다른 차원에서의 시각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김일성의 가족도 원래 강한 기독교 배경을 갖고 있다. 북한도 북한의 유산 일부는 기독교에서 내려온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미국에의 기독교라는 점을...
■권병현 동포재단 이사장 연설문 요지
한민족포럼재단 주최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인 ‘더불어 살 한민족 포럼’이 권병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개막 연설을 시작으로 이틀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다음은 ‘600만 해외동포는 위대한 한민족의 자산’이란 제목으로 개막연설을 한 권이사장의 연설문 요약.
저와 재외동포재단은 600만 해외동포의 실제적 자산가치를 측정, 계수화하는 작업을 벌여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계수화에 앞서 저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가설을 통해 해외동포의 자산가치가 엄청나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첫째, 위대한 개척정신입니다.
해외 한민족은 엄청나게 모험이 많고 용기가 있는 개척자라는 사실입니다. 마을만 떠나도 못살 것 같이 여기는 대다수 한국인들의 정서와는 대조적으로 고향을 떠나 그것도 타국에서 삶의 터를 개척한 해외동포는 우리 한민족에게 있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둘째, 탁월한 역경 극복정신입니다.
미주이민을 개척한 하와이 이민 선조라든가 시베리아, 만주벌판 등에 거의 팽개치다시피 시작한 초기 이민자들의 역경 극복 정신과 그 역경을 오히려 반전, 성공적으로 이민사회를 건설해 내고 있는 해외동포사회는 타민족들에게도 큰 부러움을 사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한 역경극복 정신 또한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는 위대한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셋째, 성공적 2세 교육입니다.
연해주, 만주 또는 미주 등 한인 이민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2세 교육이었습니다. 그러한 이민자들의 자녀교육은 너무나도 성공적이어서 이제 정보화시대를 맞이한 이 시대 최고의 지도자로 육성됐습니다. 대다수 이민자녀들은 현재 정보화시대의 세계인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넷째, 열정적 애국심입니다.
이민자들의 애향심과 애국심은 본국인의 애국심에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입니다. 해외동포들이 조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원망도 많이 하지만 그러한 원망도 조국이 어려울 때엔 주저 없이 애국심으로 발휘돼 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에서 언급한 4가지 장점은 잘못 유도될 경우 파열음과 파괴적, 분열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잠재적 가치일 뿐입니다. 이러한 긍정적 가설을 정확한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조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창조적 에너지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재외동포재단은 노력할 것이며 또한 동포사회의 협조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중국의 발전에 해외 화교의 투자가 결정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해외동포는 21세기 한민족의 마지막 등불, 횃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 한민족의 공동번영을 위해선 전세계 한인상권을 묶을 수 있는 소위 ‘한상(한인상권)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할 것입니다. 이는 세계 각지역 상공인 총연합회를 비롯해 무역인협회, INKE, OKTA는 물론 한인청과협회, 세탁인협회, 수산인협회까지도 총망라한 네트워크로 탄생돼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온라인 상의 네트워크 구축 못지 않게 오프라인 상에서도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기지건설’ 또한 시급한 과제일 것입니다.
한국에 들어설 재외동포센터는 이러한 해외동포들의 고향집 같은 역할을 할 것이며 민족문화교육관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꾸며져야 할 것입니다. 해외동포를 위한 진정한 ‘해외동포의 집’ 역할을 해낼 것이며 또한 ‘명예의 전당’을 건립, 후손들이 자신들의 이민 선조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연구 중입니다.
재외동포센터는 결국 우리의 후손들이 아이덴터티를 확고히 하고 두발로 당당히 서 지도적인 세계인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건립될 것입니다.
이러한 센터 건립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될 것입니다. 해외동포들이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는다는 심정으로 600만 해외동포가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될 때 가장 성공적이고 진정한 동포의 집으로 태어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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