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방식으로 키운 ‘브랜드 네임’ 쇠고기들
그리 멀지도 않은 과거인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 식품점 손님들의 카트에는 닭이나 칠면조 고기가 아니라 그날 세일하는 포터하우스나 T 본 스테이크 고기가 가득했었다. 스테이크에는 육즙과 풍미가 살아있었고 팟 로스트는 훌륭한 일요일 저녁 만찬 메뉴였다. 그 스테이크와 로스트 고기를 내는 소들은 풀을 먹이다가 마지막에 옥수수로 살을 찌웠다.
이후 점차 스테이크는 제 맛과 질감을 잃어가기 시작했는데, 요즘 ‘니만 랜치(www.nimanranch.com)’’리지필드 팜스(www.rfphb.com)’’서티파이드 앵거스 비프(www.certifiedangusbeef.com)’ 같은 레이블을 단 브랜드 네임 아래 팔리는 쇠고기들이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다시 그 옛날 미국 스테이크 맛을 되찾고 있다.
60년대 중반 이후 쇠고기 맛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소들은 여전히 풀을 뜯어 먹다가 사료장에서 몸을 불리기는 마찬가지지만 달라진 것이 있었다. 소의 도축비용은 크기에 관계없이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은 도축업자들이 목축업자들에게 소의 몸을 더 불려 가지고 오라고 요구한 것이다.
목축업자들이 그렇게 하기는 했지만 대신 몸집이 더 크고 비게는 더 적은 품종을 만드느라 교배를 하면서 품질은 희생됐다. 그때까지 미국에서 주로 기르던 육우 품종은 소위 ‘영국종’이라 불리는 ‘히어포드’ ‘앵거스’ ‘쇼트혼’으로, 고기맛 위주로 품종이 개량되어 오던 것으로 농장주들은 자기 소들이 순종, 또는 주의깊게 교배된 것을 자랑으로 여겼었다. 히어포드종의 경우 미국에서 기른 지가 350년이나 된다.
이 영국종들이 고기도 먹고 우유도 짜지만 어느 하나도 빼어나지 못한 다목적용이나, 출신국에서 부담스러워하는 덩치만 큰 종자들과 교배되면서 새로 인기를 얻은 종자가 ‘리무진’ ‘샤롤레’ ‘브라만’들이다. 이 새로 나온 다목적 소들은 크기도 커졌을 뿐만 아니라 고기에 지방질이 고루 분포하지 않아 맛도 없어졌다.
게다가 더 크게 키운 가축들을 더 빨리 시장에 내보내기 위해 목축업자들은 전통적인 옥수수 대신 더 값싼 수수속이나 밀 같은 것을 먹이기 시작했다. 좋은 땅에서 난 야채가 맛이 좋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가축들도 먹이에 따라 맛이 다른데 이것저것 먹고 큰 가축의 고기 맛도 특징이 없어져버렸다.
본사는 코네티컷, 목장은 펜실베니아에 있는 ‘리지필드’나 회사는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수개 주에서 키운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를 생산하는 ‘니먼 랜치’등 네임 브랜드 고기 회사들은 과거 전통대로 소의 품종과 먹이를 바꿔 최고급의 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만큼 가격도 비싸다. 수퍼마킷에 많이 나와있는 ‘서티파이드 앵거스’ 비프 가격이 일반 쇠고기 가격보다 비싸지만 이들 브랜드 네임 고기에 비하면 훨씬 싸다.
소비자들이 보기에 브랜드 네임 고기에 붙은 레이블은 상당히 복잡하다.
현재 최대의 레이블로 1978년부터 시작된 ‘서티파이드 앵거스 비프’의 경우, 순종 앵거스 소의 고기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고기에 지방이 섞인 정도나 질감, 성숙도등 특정 기준에 맞으면 되는데 미국에서 자란 소중 그 기준에 적합한 것은 6%에 불과하다. 니먼 랜치 쇠고기는 영국종이나 식용으로 개발된 혼합종만을 성장 호르몬이나 항생제가 섞이지 않은 양질의 사료로 키워 그 자리에서 도축해 직접 가공한다. 리지필드 쇠고기들은 히어포드종을 최소한 120일간 옥수수를 먹일 뿐만 아니라 부위별로 일정한 품질이 유지되도록 무게도 통제한다. 도축 후에도 정부기준에 맞추는 가공은 최소한으로 하며 성장호르몬이나 항생제 잔류량을 검사한다.
일반 쇠고기들은 89개의 등록 품종을 교배한 5000개나 되는 혼합종으로 낙농용 가축일 수도 있으며 무게도 제멋대로고 자른 부위도 일정치 않다. 그래서 스테이크 맛이 그렇게 천차만별인 것이다.
당당히 레이블을 달고 그 모양 및 품질에 대한 보장과 함께 좋은 맛을 약속하는 브랜드 네임 쇠고기들이 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파운드당 19달러99센트(니먼 랜치)까지 하는 고가는 소비자를 갈등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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