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투수 왕국으로 불리며 90년대를 풍미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즈의 투수력에 균열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브레이브즈는 차세대 투수진을 육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얼마 전에는 마이너리그 소속 한국인 봉중근 투수가 선발로 깜짝 등판,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으나 매우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레이브즈가 차세대 비밀병기로 가다듬고 있는 또 한 명의 투수가 있으니, 그는 22세의 우완 팀 스푸니버저다.
이름이 독특해서 기억하기도 쉬운 스푸니버저는 소년기부터 브레이브즈의 열렬한 팬이었다. 집에서 TV로 야구경기를 보다가 브레이브즈가 승리하면, 팀의 상징물인 토마호크 인디안 도끼 장난감을 정신 없이 휘둘러서 가족들을 놀래키곤 했다. 일곱 살 때는 애틀랜타 풀톤카운티 스테디엄 밖에서 "언젠가 난 브레이브즈 선수가 될 거야"라고 벽력 같이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다.
그랬던 스푸니버저가 어느덧 브레이브즈의 장래를 걸머질 차세대 유망주로 거듭나 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커뮤니티 대학을 잠깐 거쳤다가, 브레이브즈의 29라운드 드래프트에 지명되었다. 스프니바저는 99-01 시즌, 마이너리그 95게임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끝에 지난해 9월부터 메이저리그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 시즌 스푸니바저는 중간계투 요원으로 심심찮게 등장하며 방어율 3.38의 수준급 피칭을 보이고 있으며, 바비 콕스 감독에 의해 브레이브즈의 잠재적인 마무리 투수로 공공연히 지목되고 있다.
"스푸니버저의 속구는 그 동안 보아 온 다른 어느 선수의 공보다 움직임이 심하다. 또, 루키선수로서는 드물게 어느새 팬들에게 자기의 존재를 분명히 각인시켰다"
콕스 감독는 평가한다.
스푸니바저는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후 하루하루의 삶이 마치 꿈을 꾸는 듯 기쁘기만 하다. 소년시절부터 자신의 우상이었던 존 스몰츠를 비롯, 톰 글래빈, 치퍼 존스 같은 대선수들을 매일 곁에서 볼 수 있는 것만도 그로서는 신나는 일이다.
스푸니바저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세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지미는 연방 국세청 직원이자 가족이 다니는 교회의 음악목사다. 형 마이클은 플로리다 펜사콜라 뉴스 저널의 사진기자이고, 작은 형 제프리는 청소년 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또, 현모양처 스타일의 어머니 린다를 포함, 온 가정이 끈끈한 가족애와 기독교 신앙으로 뭉쳐 있다.
스푸니버저는 펜사콜라의 파인포레스트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 어깨수술을 받고 한때 야구선수 생활에 심각한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그 해 브레이브즈가 고졸자인 스푸니버저를 드래프트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했다. 하지만, 브레이브즈는 스푸니버저의 무궁한 잠재성을 높이 평가, 4년간 장학금과 7만달러의 보너스를 제공해 주었다.
대학생활 중간에 브레이브즈 마이너리그로 진출한 스푸니버저는 156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 192개를 비롯, 피안타 93개, 사사구 68개, 방어율 1.7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마이너리그 생활 중 그는 또 한 번의 어깨수술에 시달렸으나, 결국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스푸니버저는 덕아웃에서 브레이브즈의 베테런 주전투수에서 마감투수로 전향한 존 스몰츠 바로 옆자리에 앉는 일이 많아졌다.
덕아웃에서 대기하는 투수들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해바리기씨 게임’을 많이 한다. 해바리기 씨를 파먹고 그 껍질을 뱉어 누가 더 멀리 날려보내는지 겨루는 게임이다. 스푸니버저는 해바라기씨 게임을 열심히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이겨본 적은 없다.
그는 경기 때마다 오랜 여자친구 미스티 파커가 TV를 통해 자신을 식별하도록 눈에 튀는 행동을 하곤 한다. 파커는 대학 3년생이며 의사 지망생이다.
스푸니버저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소 연봉 20만달러를 받았다.
그는 몇 년 후에 백만장자가 될 것이지만, 아직은 95년형 도요타 캠리를 몰고 다닌다.
"아마 메이저리그 선수 중 캠리를 몰고 다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 것이다. 동료 선수들이 차 좀 바꾸라고 권유하지만, 현재로서는 캠리가 좋다"
스푸니버저는 말한다.
지난 스프링 트레이닝 동안에도, 스푸니버저의 캠리는 페라리, 포쉐를 비롯한 최고급 스포츠카들과 나란히 연습장에 주차된 홍일점 싸구려(?) 차였다. 이제 스푸니버저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꿈에 그리던 자리를 차지했으니, 조만간 꿈에 그리던 차를 굴릴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서는 야구선수로서의 스푸니버저의 가능성이 무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존 스몰츠 선수는 우호적인 희망을 이렇게 피력한다.
"스푸니버저가 나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아 오랫동안 브레이브즈의 붙박이 마무리투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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