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파죽의 7연승으로 다시 선두 자리(서부조)로 뛰어 올랐다. 자이언츠는 9일 강호 뉴욕 멧츠를 4-3으로 격파, 신나는 싹쓸이승을 거두며 재작년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고 29년만에 최고 스타트인 33전 22승(11패)의 호전적을 기록중이다.
자이언츠가 멧츠를 상대로 8-2로 승리한 8일경기는 경기외적으로 전 자이언츠였던 션 에스테즈(작년 뉴욕으로 방출)가 출전하여 베이지역 미디아의 지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에스테즈는 97년 19승5패를 기록하며 자이언츠의 떠오르는 별로서 주목받던 선수였다. 그러나 에스테즈는 97년이후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치다가 작년 멧츠로 방출당하는 서러움을 당했다.
에스테즈는 8일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이닝동안 4실점 당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강속구, 낙차 큰 커브등을 주무기로하는 션 에스테즈는 97년 자이언츠를 플레이오프로 이끌때만해도 리그의 가장 촉망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등과 같은 투수왕국에서조차 군침을 흘리던 선수였다
에스테즈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왼손잡이 투수에게서 보기드문 위력적인 강속구와 각도 큰 커브 볼이었다. 한번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면 어떤 투수를 상대로도해도 승리를 자신할 수 있는 난공불락의 투수였다. 결함은 왼손잡이 강속구 투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재구력. 콘트롤이 자주 흔들렸던 에스테즈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에는 4개, 5개의 연속 4구를 내며 밀어내기 점수를 허용하곤 했다.
그러나 재구력은 투수의 결함중에서도 가장 고쳐나가기 쉬운 문제로서 자이언츠는 젊은 에스테즈가 충분히 몇 년 안에 재구력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리그 정상급 투수로서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에스테즈의 결함 중 최고의 돌발변수가 에스테즈를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급한 성격이었던 애스테즈는 마음 먹은 데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거의 경기를 포기하다시피하는 치명적인 정신결함이 있었다. 행운이 조금 따르는 경기에서는 완투승까지 거두다가도 작은 실수하나로 무참하게 두들겨 맞는 들쑥날쑥한 경기를 펼치며 에스테즈는 서서히 몰락해 가기 시작했다.
재작년 에스테즈는 시즌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멍청한 플레이를 펼치며(뉴욕 멧츠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팀에 씻을수 없는 죄를 범했다. 이후 감독의 눈밖에 난 에스테즈는 작년 시즌 9승8패를 기록하자 팀에서 차갑게 쫓겨났다. 뉴욕(멧츠)으로 간 에스테즈는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구 모션을 교정받고 구질을 새로 개발하여 전성기 시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에스테즈의 성적은 1승4패. 방어율 4.27로 혹시나 했던 멧츠로서는 실망을 금치 못하는 성적이다.
8일 에스테즈는 자이언츠를 상대로 1회초 선취점을 내주고 가장 요긴한 순간에서 위기를 틀어막지 못하는 결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야구는 결코 에스테즈처럼 근육(구질)으로만 하는 경기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이날 에스테즈와 맞대결을 벌였던 커크 리이터는 에스테즈와는 정반대의 스타일로 자이언츠에서 큰 신임을 얻고 있는 선수이다. 리이터의 던지는 모션은 평범하기 이를 데 없다. 공도 힘없이 떨어지는 80마일대가 고작이다. 리이터의 주무기는 코너웍. 작년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자 조금 고전(14승12패)했다. 그러나 올 작년의 결함을 완벽하게 보완하고 코너를 찌르는 예리한 볼들로 타자들과 승부하며 호성적(5승1패, 방어율 1.84)을 기록 중이다.
리이터는 리그에서도 가장 과소평가 받는 선수로도 정평이 높다. 평범한 구질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은 100승 61패. 박찬호 보바도 월등한 기록(80승55패)이다. 연봉도 박찬호의 반도 못되는 5백만 달러 수준. 리이터의 무서운 점은 클러치에 강한 투수라는 점이다. 점수를 줄 때 주더라도 베스트 경기를 위해서 항상 자신의 베스트를 축적해 두는 선수이다. 감독진이 리이터에 연속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도 중요한 경기에서의 그가 베스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의 시즌은 160여게임의 장거리 경주이다. 에스테즈는 베스트 구질을 가지고도 밑지는 장사를 해오고 있는 전형의 투수이다. 타자 한 명 한 명을 상대로 전투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도 전쟁이기는 법, 전투에서 이기는 법의 다른 점을 ‘션’과 ‘커크’는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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