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치콕 감독 영화 ‘새’ 주연여우 티피 헤드렌, 앤틸롭 밸리서 야생동물보호소 ‘샴발라’ 운영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새’(1963년)와 ‘마니’(1964년)에 주연했던 여배우 티피 헤드렌은 부엌 밖에 퓨마 한 마리, 침실 밖엔 아프리카산 삵쾡이 두 마리를 두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정문 울타리 옆엔 사자와 호랑이의 잡종인 라이거 한 마리를 두고 있다. 코끼리도 몇 마리가 있지만 장신구나 조각품이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진짜고 실제 코끼리도 한 마리 있기는 있다.
헤드렌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북동쪽으로 40마일 떨어진 앤틸로프 밸리의 야생동물 보호소에 살고 있다. 그녀는 이곳의 이름을 ‘샴발라’라고 지었는데 산스크리트어로 동물과 인간 등 모든 존재가 평화와 조화 속에 공존하는 곳이란 뜻이다.
헤드린이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살고 있는 샴발라는 60여마리의 고양이과 동물들 및 45세 먹은 아프리카산 수코끼리 팀보의 안식처이다. 고양이들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일부는 어렸을 때 일반 가정에서 컸지만 학대받은 경우가 많다.
헤드렌은 이들을 애완동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난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반에 걸쳐 아프리카에서 영화를 촬영할 때 야생동물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샴발라는 팀보가 북서부의 놀이 공원에서 쫓겨나 이곳으로 온 1972년 헤드렌에 의해 설립됐다. 헤드렌은 당시 모하비 사막 모퉁이에 자리잡은 40에이커의 허허벌판이던 이 곳에 집을 지어 1976년 이사왔다. 우아한 시골풍의 그녀의 집은 표범과 호랑이 판화와 사자 등 동물 장식품으로 가득 차있다. 헤드렌은 계속 집과 샴발라를 확장, 샴발라를 운영하는 비영리재단인 ‘로어’는 최근 32에이커의 땅을 새로 샀다.
헤드렌은 야생 동물들 외에 여섯 마리의 집고양이도 데리고 있다. 그중 다섯 마리는 그녀의 딸인 멜라니 그리피스, 사위인 안토니오 반데라스, ‘새’에 함께 출연했던 로드 테일러, ‘홍콩에서 온 백작부인’(1967년)에서 공연했던 말론 브랜도, 아프리카 로케 영화에 함께 나왔던 존 색슨 등 유명 배우들의 이름을 땄다.
단 위에 사파리 텐트를 친 샴발라의 게스트 하우스는 일반인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 준다. 샴발라에 2,500달러를 기부하면 두 사람이 4월부터 10월 사이에 하룻밤을 머물 수 있다. 보호구역 관광과 칵테일, 저녁 식사도 포함돼 있다.
게스트 하우스 바깥 샤워장엔 창문이 달려 있는데 헤드렌은 "손님은 호랑이를 보고 호랑이는 손님을 보라고 창문을 만들어 넣었다"고 말했다. 베란다에서 식사를 하면 코끼리를 볼 수 있고 저녁 식사 후의 대화에는 야생 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간간이 끼여든다. 아침식사를 할 때면 까마귀 등 새들이 날아든다. 까마귀는 ‘새’에서 헤드렌을 공포에 떨게 하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그녀의 좋은 친구들이다.
이곳에는 서커스단에서 은퇴한 동물, 라스베가스에서 쇼를 했던 동물, TV나 영화에 출연했던 동물 등이 와 있다. 또 어렸을 때는 귀여웠지만 이젠 너무 커져 다루기가 벅차게 된 큰 고양이들도 있다.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3개인 오리건산 치타는 태어난 직후 샴발라에 왔다. 헤드렌은 "서고 걷는 법을 가르쳐 이제는 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지란 이름의 검은 표범은 이혼한 부부가 기르던 것인데 남편과 아내 중 누가 표범을 가질 것인가 결정을 못하는 바람에 오게 됐다. 레오란 이름의 사자는 몬태나주 브랜슨의 한 가정집 지하실에서 불행하게 살았었고, 러시아 시라소니는 이곳에 올 때 이름도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멸종 위기의 동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된 샴발라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공모, 캘리포니아주 로즈미드의 가비 교육구 아이들이 응모한 가비로 정했다.
헤드렌은 올 가을 샴발라 야생동물 보호법을 하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법은 사자나 호랑이 등 멸종 위기에 있는 야생동물들을 기르기 위해서는 허가와 면허가 있어야 함을 명문화하고 있다. 헤드렌은 이와 함께 사냥꾼들이 스포츠로 즐기는 사냥을 금지시키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로비도 벌이고 있다. 그녀는 또한 외래 동물을 국내에서 번식시키는 것에 반대한다. 그래서 샴발라는 동물을 교배하거나, 사거나 팔거나, 교환하지 않는다.
샴발라는 동물원은 아니지만 때때로 일반에게 공개된다. 한달에 한번쯤 일인당 35달러를 낸 그룹에 개방한다. 또 한달에 최소한 75달러를 기부하는 사람은 ‘1일 야생동물 입양’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샴발라에 관한 정보는 ‘www.shambala.org’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문의 전화는 (661)268-0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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