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뉴저지 네츠는 최종 5차전에서 두 번의 연장전까지 가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꺾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 경기 승리의 수훈갑은 올 시즌 네츠를 디비전 최고 승률팀으로 이끈 선봉장 제이슨 키드였다. 그러나 올 시즌 전혀 새로운 팀으로 달라진 네츠의 전력을 논할 때, 캐년 마틴 선수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간과할 수 없다.
’제 2의 데니스 로드먼’으로 불리기도 하는 마틴의 악바리 기질은 그의 오른쪽 어깨에 새겨진 검정색 고딕체 글씨 문신을 보면 금새 느껴진다.
마틴의 어머니 리디아 무어는 젊어서부터 온갖 차별과 빈곤, 질병을 극복하면서 두 자녀를 끝없는 애정으로 길러냈다. 억척같은 생활력을 갖춘 여성 무어는 아들 마틴과 딸 태마라에게 ‘남에게 친절하고 관용을 베풀되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인생철학을 주입시켰다.
마틴은 올 시즌 NBA 2년차 선수생활을 하면서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그 같은 인생철학을 유감 없이 과시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네츠가 걸출한 스타 레지 밀러가 이끈 페이서스를 물리친 데는 제이슨 키드의 뛰어난 활약 외에도, 상대팀 공격수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한 마틴의 위협적인 디펜스 플레이가 큰 몫을 담당했다.
24세의 파워포워드 마틴은 정규시즌 동안 게임당 14.9점을 기록하면서 네츠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개인성적 못지 않게 마틴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은 여섯 번의 고의반칙과 7번의 출장금지, 그리고 시즌누계 34만7,000달러의 벌금으로 대변된 그의 거친 플레이였다.
마틴은 지난해 12월, 유타 재즈의 간판스타 칼 말론에게 고의반칙을 범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올랜드 매직의 트레이시 맥그레디에게 위협적인 고의반칙을 범함으로써 자신의 거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또 덩크슛을 넣을 때마다 히스테릭한 비명을 지르는가 하면, 자신의 팔꿈치를 치는 상대선수나 자신에게 파울을 선언하는 심판을 독기 어린 시선으로 쏘아보기 일쑤였다.
그러나, 마틴은 자신이 ‘제 2의 데니스 로드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거친 플레이는 경기 자체에 최선을 다한 결과일 뿐, 결코 자신은 상대선수에게 위협을 가할 의도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틴은 코트 밖 일상생활에서는 좀처럼 다혈질 기질을 드러내지 않는다. 16개월난 아들에게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차근차근 교육시키고 있다.
하지만, 일단 코트에만 들어서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마틴의 본성이 드러난다.
천부적으로 남에게 지고는 못사는 성격인데다, 매 경기마다 최고 수준의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마틴은 어려서부터 무슨 운동을 하든 매우 공격적이었는데, 이는 마틴의 말더듬는 버릇과 연관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말을 더듬고 피부색이 유난히 엷었던 마틴은 친구들로부터 무수히 놀림을 당하며 성장했다. 그때 어린 마음에 받았던 마음의 상처들이 속에서 응어리지면서 그의 공격적 성향을 형성한 것이다. 그가 덩크슛을 넣을 때마다 지르는 괴성은 과거에 쌓여진 응어리들을 털어 내려는 가슴 속의 뜨거운 외침이다.
마틴은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상냥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한테는 인내심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잘 해주면, 나중에는 오히려 올라타려는 사람들이 있다"
마틴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의 재산문제를 자문하는 리들리의 말이다.
마틴은 신시내티 대학시절 만난 패티마 코니와의 사이에 16개월된 아들을 두었지만, 그 후 코니와 이혼하고 NBA 루키시즌 직후 재혼했다.
마틴은 어려서부터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을 경험하면서 성장했다. 마틴이 젖먹이 때 아버지가 가정을 버린 이후, 그의 어머니는 혼자 두 자녀를 양육하느라 골병이 들도록 열심히 일을 했다.
마틴의 공격성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상반된다.
지난 1월 마틴에게 머리를 크게 부딪친 트레이시 맥그레디는 이렇게 비난한다.
"나는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마틴은 나를 죽이려 했다. 그것은 농구를 하는 게 아니다"
맥그레디는 아직도 마틴에게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마틴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까지도 그가 뉴저지 네츠에 새로운 투지를 불어넣은 일등공신이라는 평가에는 이의가 없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플립 손더스 감독은 마틴을 옹호한다.
"마틴은 극도로 승부 근성이 강한 선수일 뿐, 더티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아니다"
손더스 감독은 지난 해 9월, 굿윌 게임에서 마틴을 감독한 적이 있다.
네츠의 팀동료이자 간판 스타인 제이슨 키드 역시, 마틴은 의도적으로 상대선수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악동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제이슨은 마틴이 거친 성질을 좀 순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감한다. 그는 팀동료로서 한솥밥을 먹는 마틴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후, 인내를 갖고 그가 더욱 성숙해 가는 과정을 지켜 볼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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