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긴급좌담회 [한인 건강 무엇이 문제인가]
대뉴욕지구 개업의사협회(회장 설흥수)는 2일 뉴욕한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개업의사협회는 뉴욕 한인들이 바쁜 이민생활로 인해 제대로 건강을 돌보지 않는다는 최근의 각종 조사 보고가 이어짐에 따라 동포들의 건강 유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본보 민병임 편집위원의 진행으로 이같은 좌담회를 긴급 마련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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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설흥수(신경내과 전문의·대뉴욕지구 개업의사협회 회장)
다니엘 김(안과 전문의)
문창원(가정의·내과 전문의)
원준희(비뇨기과 전문의)
진행: 뉴욕한국일보 민병임 편집위원
일시: 5월2일 저녁 8시
장소: 영빈관 회의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으라
-한인들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케이스는?
*문창원: 의료사고를 당하고 들어오는 환자들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환자 심리를 이용한 만병통치 허위광고를 보고 갔다가 피를 너무 많이 뽑아내 빈혈로 찾아온 할머니, 정체불명의 약을 먹다 황달에 걸린 40대 남자 외에도 웅담을 날 것으로 먹고 A형 간염에 걸린 케이스만 셋이나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치료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설흥수: 전문의의 진단을 정확히 못 받은 채 치료를 받다 경추가 눌려 사지마비 직전에 온 환자,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다리가 부러진 지 4개월이 넘은 환자 등 상태가 악화되자 찾아온 환자들이 너무 많다.
*원준희: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한 성생활을 하고 싶어한다. 조루증이나 발기부전, 임포텐츠를 치료하며 성기 확대를 한다는 허위 또는 과대 포장 광고가 요즘 많이 나오고 있다.
약을 먹어서 바로 정력이 강화되는 경우란 없다. 이같은 결과를 보장(Guarantee)한다는 것도 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함부로 성기 확대를 했다가는 큰일난다. 생명에도 위태로운 일들을 남한테 내놓고 하기는 그렇고 하니 남몰래 하고 있다. 특히 한인들은 이같은 내용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인들의 의료에 대한 상식 및 교육이다.
*다니엘 김: 눈이 아프다고 달려간 약국에서 안약을 산 환자가 여섯 달을 계속 눈에 이 약을 넣다가 1년만에 병원에 왔다. 검사해 보니 녹내장이 생겼고 안압이 높아져있었다. 일정기간 이상 넣으면 안되는 안약을 계속 넣었기 때문이다. 환자도 잘못이 있다. 약은 정확한 처방과 복용법을 지켜야 한다.
*설흥수: 불법의료 행위나 과대 허위광고로 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속출하지 않으려면 한인들이 그런데 현혹되지 말고 자격을 지닌 전문의와 상담하기 바란다.
●의료비가 부담스럽다
-의료보험이 없는 한인들도 많고 그냥 가자니 병원비가 부담스럽다. 보통 초진료는 얼마나 받는가? 또 무료봉사하는 날도 있는가?
( 초진료는 60~80달러, 120달러, 200달러 등 모두 달랐다.)
*설흥수: 초진료는 미국 의사 경우 보통 한인의사보다 2~3배 정도다. 1년에 한번 협회 차원에서 무료건강진료를 한다. 개개인이 오피스나 소속 교회, 지역적 모임에서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다니엘김: 의사마다 의료 서비스 수준, 경력, 진료 시간 등 모두 차이가 나므로 이는 비교할 수 없다. 미국의 의사는 컨퍼런스에 수시로 참가하여 새로운 기술 등을 계속 공부도 해야 한다.
●보험이 있어도 차별 받는다
-빈민층은 연방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메디케어나 주 정부가 연방정부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정한 규칙과 자격 조건에 따른 메디케이드 등이 있다. 그러나 그런 무료 혜택을 못받는 중산층이 사설보험에 들기에는 턱없이 비싸다. 또 보험이 있어도 어떤 의사는 그 보험은 안받는다고 한다.
*설흥수: 형편이 어려운 환자는 무료로 해주기도 한다. 지역 병원 자체가 봉사차원에서 하는 무료 진료 서비스도 있다. HMO가 보급된 이후 모두가 메디케어 수준으로 다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블루클로스나 뉴잉글랜드 보험은 첫 방문이 450달러면 보험회사에서 380달러 정도 주었지만 지금은 서너 개 보험회사가 그룹 보험으로 되어있어 그 중 한가지만 안받아도 모두 취소된다. 그러니 차별이란 오해는 없기 바란다.
*다니엘 김: 의료보험에 가입했다 해서 모든 의료 서비스에 보험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보험에 가입할 때 계약 약관을 상세하게 읽어서 일정액(deductible)을 얼마나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지, 무엇이 커버되는 지를 알아야 나중에 의사가 이 검사는 환자가 지불해야 한다는 말에 의혹을 갖지 않는다.
●예약해도 너무 많이 기다린다.
-예약하고 가도 보통 한시간 이상 기다리는데 외국의사에게 가자니 영어로 증세를 일일이 설명하기 어렵다. 또 환자가 다른 검사를 받고싶다는데 왜 꺼리는지?
*설흥수: 겨우 예약하고 가니 의료추천서(referral paper) 갖고 왔느냐? 그래서 다시 주치의(primary doctor)를 찾아가야 하고 그러다 보니 병원 가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응급환자가 오면 차례가 밀리는 경우도 있다.
*원준희: 잘되는 개업의 일부가 그렇다. 한시간에 3명 보는 의사, 한시간에 10명 보는 의사가 있다면 환자들은 남들도 많이 가는 의사한테 간다. 자신이 어떤 수준의 서비스를 받는 지는 생각 안한다.
*다니엘 김: 보통 3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 그런 의사들은 욕심을 버리고 자제해야 한다.
*문창원: 사실 주치의(primary doctor)가 질병의 90%는 볼 수 있다. 그러나 굳이 다른 닥터를 만나야 겠다는데서 의사와 환자간 갈등이 생긴다. 내가 보기에 한인의사들은 필요 이상으로 보내고 있다. 그리고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 환자도 있다.
*설흥수: 한인들은 예약의 개념이 희박하다. 30분 간격으로 예약을 받는데 어떤 환자는 전화도 없이 안오면 그 시간은 비어버린다.
●오진이나 보험비 과다청구 사고 막으려면?
-작년에 한인타운에서 잘 알려진 한 전문의가 오진 및 필요 없는 수술을 해 환자가 치명적인 사고를 당했다. 결국 그 의사는 라이센스를 박탈당하고 영업정지 조치를 당했다. 의사들은 미리 알 것이 아닌가? 협회 차원에서 제지해야하지 않는가?
*다니엘 김: 소문이 나서 결국 문닫지 않았는가. 가난하고 순진한 소시민, 특히 의사를 신처럼 생각하는 한인들이 사고를 많이 당했다. 오피스가 문을 닫을 경우 환자들에게 일일이 통보해야 하는데 아무 말 없이 문을 닫은 걸로 알고있다.
*설흥수: 앞으로 그런 의사는 웹사이트에 올리거나 언론을 통해 알리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최근 LA지역에서는 한인의사와 의료장비업주 10여명이 메디칼 사기혐의로 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 얼마전 편집국에 자신의 딸이 병원에 가지도 않았는데 의료비를 청구한 의사가 있어 항의했더니 그러면 와서 치료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는 제보가 들어온 적이 있다. 이것은 의료사기 아닌가.
*설흥수: 의료비가 과다청구 되었다면 어차피 보험회사가 지불할텐데 하지 말고 환자가 직접 보험회사에 연락하여 고발해야 한다. 그러면 조사가 나올 것이다.
-의사들은 환자의 질문에 상세한 답을 할 책임이 있는데 만일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도 안낫고 친절하게 대해주지도 않는다면?
*다니엘 김: 세컨 오피니언을 받을 것을 권한다.
●의사들 본인 건강은 누가?
-며칠이나 일하는가? 늘 다른 사람의 건강을 살펴주는 본인과 가족은 어느 의사를 찾아가는지?
(모두 주치의가 있다고 대답)
*다니엘 김: 보통 5일 일한다. 의사들의 가족이 가장 큰 피해자다. 바이러스 일거야, 좀 있으면 나을거야 하고 말한다.
*원준희: 보통 6일 늦게까지 일한다. 9개월·3세짜리 아이가 있는데 아이가 아프면 아내가 내게 알리지 않고 병원에 데리고 간다. 내가 늘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니까.
●한인 건강 지키려면
-한인들의 건강을 지키려면?
*설흥수: 건강한 사람도 1년에 한번은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오는 10월6일 플러싱병원에서 한인 무료건강진단의 날을 열 예정이지만 작년의 경우 500여명의 한인들이 진단받은 결과 10명 정도 심각한 질병이 발견됐다. 그 정도면 한인들의 건강은 양호한 편이다. 본 협회의 응급 핫라인(718-358-7739)을 잘 이용하기 바란다.
-모쪼록 앞으로도 한인 건강을 잘 보살펴 바람직한 의료 문화 정착에 힘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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