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플레이 증가… 스타 선수들도 상당수
오판·규칙강화등으로 출장정지·벌금늘어
NBA가 정규시즌을 마치고 대망의 플레이오프전에 돌입했다. 올시즌 NBA에서는 유난히 선수들의 과격한 플레이가 많았고, 심판들은 과격한 플레이를 근절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한 해였다.
전반적인 고의 파울은 2년전 165개에서 지난 해 169개, 그리고 올해는 200개를 넘어섰다. 2000-2001 시즌에는 가장 강도가 심한 ‘공격적 반칙’ 건수가 11건이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18건을 넘어섰다.
또 한 가지 주목되는 현상은 지난 해까지 전무했던 유명스타 선수들에 의한 공격적 파울 행위가 빈발했다는 점이다.
LA 레이커스의 영원한 쌍두마차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는 이번 시즌, 상대팀 선수와 주먹다짐을 벌인끝에 ‘공격적 반칙’으로 경기출장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오닐은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에서 브래드 밀러 선수에게 경기도중 오른주먹 펀치를 날렸다. 오닐은 평소 자신에게 거친 플레이로 일관하는 밀러에게 계속 경고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화가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NBA의 떠오르는 스타, 올란도 매직의 트레이시 맥그래디도 거친 플레이를 하기로 소문난 뉴저지 네츠의 케년 마틴에게 고의파울을 당한 후 발차기 수준에 육박하는 육탄전을 벌였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스타, 크리스 웨버는 몸싸움보다는 뛰어난 농구기량으로 더 잘 알려진 선수다. 웨버는 올시즌 모두 4개의 공격적 반칙을 범했는데, 이는 거친 플레이로 정평이 나있는 밀러를 비롯,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게리 트렌트, 덴버 너기츠의 주완 하워드 등에 필적하는 수치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네츠의 케년 마틴이었다.
네츠의 2년차 선수인 마틴은 올시즌 공격적 파울 벌점 8포인트를 기록함으로써, 이 부분 리그수위를 차지했다. 현행 NBA 규정에 따르면, 공격적 파울벌점 5포인트가 되면 자동 출장정지가 가해지는데, 마틴 선수는 4번의 징계를 통해 7경기나 출장정지 당했다. 이 밖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포워드 데니 포트슨이 7점, 불스의 찰스 오클리가 6점으로 출장정지를 당했다.
NBA에서 공격적 반칙행위가 급증하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 없지만, 전문가들은 다음 몇 가지 요인을 지적한다.
첫째, 새로 개정된 NBA 경기규정이 공격적 파울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NBA는 골밑 근처에서 오픈된 공간의 창출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그 결과 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질주하면서 서로 충돌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그로 인해 본의 아니게 공격적 파울행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둘째, 심판들의 일관성 없는 판정에 자극받은 선수들이 감정을 폭발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NBA는 지난 2년간 6명의 신임 심판을 고용한데 반해, 두 명의 베테랑 심판들이 은퇴했다.
“심판들의 자질이 향상됐는지, 저하됐는지 잘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선수들이 심판판정의 비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많고, 그것이 갈등을 부추킨다는 사실이다”
올랜도 매직의 닥 리버스 감독의 지적이다.
셋째, 신진선수들의 대거 등장도 반칙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은퇴한 고참선수들의 공백을 메꾸며 영입된 신진선수들은 조속히 코칭스태프의 인정을 받고 싶은 강박관념을 갖는다. 이들은 경험부족과 기량의 열세를 만회하려는 욕심 때문에 투지를 앞세워 과격한 플레이의 원인제공자가 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메스컴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공격적 플레이가 발생하면 메스컴이 그 장면을 계속 재방영함으로써, NBA에 격렬한 몸싸움과 공격적 플레이가 만연한 것 같은 잘못된 인상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NBA 경기의 메스컴 노출이 적었던 시절에는 더 심한 파울행위가 생겨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옛날에는 코트 가까운 자리에 앉지 않고서는 파울장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으나, 요즘에는 TV 화면을 통해 매일밤 경기가 과격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1984년 NBA 결승전에서 보스턴 셀틱스의 케빈 멕헤일은 레이업 슛을 시도하면서 LA 레이커스의 커트 램비스에게 심한 반칙을 했고, 결국 양팀 벤치가 총동원된 격렬한 몸싸움으로 번졌다.
그러나 심판진은 좀 과격한 파울로 판정했을 뿐, 그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만일 요즘에 동일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동안 세상이 떠들썩해졌을 일이다.
20년 전에는 출전정지 벌칙이 한 게임에 한정됐고 벌금은 1,500달러였다. 요즘에는 출전정지의 기본이 두 경기이고, 벌금은 수천달러씩이나 된다. 네츠의 마틴 선수는 올시즌 벌금으로만 40만달러 넘게 내야 할 처지이지만,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해 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사실 지난 20여년간 NBA에서 공격적 파울의 빈도는 점점 더 적어졌다.
NBA는 1991-1992 시즌에 ‘공격적 반칙분류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심판들이 공격적 고의판칙을 근절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과거에는 간혹 심판판정이 엄격해 지는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판정을 엄격히 하려고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아이제이어 토머스 감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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