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 담보거래에서 채무자가 약속대로 부채상환을 잘 하는 경우에는 채권자가 가진 담보권은 부채상환이 끝남과 동시에 없어지지만, 채무자의 부채상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채권자는 담보 계약서에 적힌 대로 권리 행사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채무자가 채무 상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도 채무자가 법적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채권자는 채무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권리행사를 해야 한다. 관련법을 설명해 본다.

<문> 채권자는 어떤 경우에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나.

<답>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이다. 이것을 영어로 ‘default’라고 부른다. 담보 계약서 (security agreement)에는 어떤 상황들이 ‘default’에 해당하는지가 명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약속대로 페이먼트를 하지 않았을 경우, 채무자가 담보물을 잘 보관하지 못해 손상시켰을 경우, 그리고 채무자가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의 허락 없이 담보물을 없애버릴 경우이다. 다시 말해서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하기 이전에 채무자의 약속 불이행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약속을 잘 이행하는 한 채권자는 담보권을 행사할 수 없다.


<문>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주장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가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권리들은 어떤 것들인가.

<답> 담보물이 채권자의 수중에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는 담보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잘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채권자가 담보물을 세일하고자 할 경우에는 이 사실을 채무자에게 사전 통보해 주어야 한다. 담보물이 팔린 경우 채무자는 담보물이 얼마에 팔렸으며 부채를 갚고 남은 돈이 있다면 얼마인지 등 담보물 세일과 관련된 어카운팅을 채권자에게 요구할 권리가 있다. 또한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받을 부채 대신에 담보물을 압수하고자 할 때도 이 사실도 채무자에게 사전 통보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채무자의 이러한 권리를 침해했을 경우에는 채무자는 이로 입은 손해배상을 채권자에게 청구할 수도 있다.


<문> 담보물의 주인이 채무자가 아닌 제3자일 경우에는 채권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답> 간혹 채무자와 담보물이 주인이 다를 수가 있다. 만약 담보물의 소유주가 채무자가 아닌 제3자라는 것을 채권자가 ‘사실상’ 알고 있었을 경우 이 채권자는 담보물의 주인도 채무자와 동일하게 대우해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채권자는 담보물 처분하기 전 이 사실을 채무자에게 뿐만 아니라 담보물의 주인에게도 사전 통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담보물 주인은 채무자 대신에 담보물만을 제공했기 때문에 당초 채무자가 채권자에 진 부채나 담보물 세일 후 남은 부채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


<문> 채권자가 채무자와 담보물의 주인이 다르다는 것을 몰랐을 경우에도 담보물 주인이 채권자를 상대로 권리 주장을 할 수 있나.

<답> 그렇지 않다. 채권자가 담보물 주인과 채무자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사실상 알고도 담보물의 주인을 채무자와 동일하게 대우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러한 사실을 채권자가 실제로 몰랐을 경우에는 담보물 주인에 대해서 채권자가 이행해야 할 법적인 의무가 없다. 그렇다고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하기 이전에 담보물 주인과 채무자가 동일한지를 조사해야 할 의무도 없다.


<문> 채권자는 어떤 방법으로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나.

<답> 우선 채권자는 자신의 클레임을 법원판결로 받아내어 이 판결을 법적인 절차를 밟아 집행할 수 있다. 그리고 담보물을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강제 세일하거나, 압수하거나, 채권자가 보유할 수가 있다. 또한 채권자는 담보물을 상거래에 합당한 방법으로 팔거나 리스를 해주거나 하는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다. 이렇게 담보물을 처분할 경우에는 상황이 급하지 않는 한 채권자는 이 사실을 채무자에게 사전 통보해 주어야 한다.


<문> 담보물의 처분 후에도 채무가 남아있을 경우에는 채무자는 남은 채무도 갚아야 하나.

<답> 일반적으로 채권자가 담보권 행사시 채무자의 권리를 인정해 주면서 담보물을 처분했다면 채무자는 담보물 처분 후 남은 부채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사전 통고 없이 담보물을 처분했을 경우에는 채무자는 남은 부채에서 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