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재교육 (53)21세기 우리아이들...어떻게 기를까
문제 해결(Problem Solving)-I
제자: 제가 가르치는 반 학생 에드(Edward)는 영재 중 영재임에 틀림없습니다만 그 에드에 대해 많은 의문점이 있습니다.
필자: 무슨 질문이 그리도 많지요?
제자: 얼마 전에 Discovery Method로 고차원의 생각(problem solving)을 가르치는 시간이었습니다. 냄비(pan) 하나에는 물을 넣었고, 또 다른 냄비에는 얼음을 넣고 동시에 강한 열(heat)을 학생들 눈앞에서 직접 가해 봤습니다. 얼마 후에 물을 넣은 냄비에서는 물론 수증기(steam)가 나오기 시작하였고, 얼음을 넣은 냄비에서는 많이 튀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 후 많은 질문의 손이 올라갔습니다. 영재반답게 어떤 아이는 물이 수증기가 될 때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그 열의 온도는 몇도 이었느냐는 등, 또 어떤 학생은 수증기가 되는 과정에서 나는 튀는 소리가 자기네 집 차 주전자에서도 난다는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에드가 손을 들더니, 자기는 질문은 없지만 그 답을 안다고 해서 말해 보라고 했더니 그 현상은 ‘열이 가해지면 물의 분자(molecules)가 팽창하는 데서 온다’라고 아주 정답을 맞추었습니다.
저의 첫 질문은 9세밖에 안된 이 학생이 과연 그런 답을 해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피아제(Piaget)에 따르면 이 나이는 formal operation의 단계입니다. 이것은 아무리 빨리 발달이 되어도 11~12세부터 시작하여 10대가 되어야 발달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에드는 최소한 2년에서 5년은 다른 학생보다 그 발달이 빠르다는 말이네요? (위의 질문은 필자가 가르치는 대학원의 ‘Gifted Education’의 강의 중에 일어난 일이다.)
제자의 질문을 이해하기 위해 피아제(Piaget)의 발달과정을 간단히만 소개하자면, 위의 실험을 관찰했을 때 보통 아이들의 반응은:
1. 3세-’저기 나는 소리는 나를 위해 노래를 하고 있구나!’ (주로 자기 중심(ego-centric stage)이다) 아직 생각하는 단계까지는 못 갔으나 그 생각과 연결된 어떤 상징적인 것(symbols)은 안다.
2. 7세-’냄비에 열을 가하면 그 냄비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구나.’ 이 나이는 3세 같이 무조건 세상이 자기 중심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단계를 벗어나 냄비의 소리와 열을 가하는 것과 어느 연결성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나마 그 논리의 연결을 깨닫게 된다.
3. 10세-’열이 물을 뜨겁게 하면 물이 수증기(steam)로 변하는구나. 그러면 그 수증기가 밖으로 나오려고 할 때 소리가 나는구나’ 점점 논리적인 생각(logical thinking)을 하기 시작하지만 아직도 그 생각의 깊이와 넓이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4. 15세-’열이 가해지면 물분자(water molecule)가 팽창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 때 이 팽창현상 때문에 소리가 난다’라고 자기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현상을 이해하고 추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지적 수준에 와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이것을 더 자세히 분석하자면:
1.5~4세-이 나이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단계 이전이고 상징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과정(Development of Symbols & Perceptual Thoughts)이다.
4~7, 8세-보는 사물과, 생각을 연결시키는 문턱에까지 오기 시작한다 (Intuitive Thoughts into Operation).
7, 8~11, 12세-눈으로 보이는 세계가 형성이 된다, 이것을 생각의 정리정돈을 할 수 있다. (Concrete Operation) 그러나 그 이상 더 감(sense)을 잡지는 못한다.
11, 12~10대 -생각의 정리정돈이 거의 완성하여 자기 생각을 자기 자신이 다시 되 돌아볼 수 있든 단계까지 온다(Formal Thoughts & Reflective Intelligence).
(Piaget’s Theory. In P. Mussen, Carmichael’s Manual of Child Psychology, Chicago: Rand McNally, 1970, pp 703-732)
"저의 에드에 대한 첫째 질문이라기보다는 그 학생이 2~5년이 빠르니 그저 감탄을 했다는 것이고 사실 저의 정말 질문은 에드의 생각하는 과정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에드의 이런 눈에 안 보이는 추상적인 생각을 해낼 때는 보통 그 생각 자체에 우리 두뇌의 정리정돈이 잘 안되어 논리적으로 1, 2, 3, 등의 단계별로 오는 것이 아니고 보통 무질서하게(chaotic), 예감적으로, 혹은 가끔 잘못 알아듣게 오는 경우가 많다고 아는데 에드의 경우는 아주 논리 정연하게 생각하고 표현을 했습니다. 하도 잘하여 우리 반에서는 더 이상 그 실험에 대해 배울 것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인간의 두뇌발달이 그럴 수도 있습니까?"
다음은 저의 세번째 질문이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질문: 만일 링컨 대통령이 그 때 암살을 당하지 않고 계속 살아 계셨다면 미국의 노예해방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에드의 답: 암살사건이 있은 후 링컨 대통령이 몇 시간이나 더 사셨다고 읽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살아나기를 간곡히 기원했답니다. 암살한 그 패들은 그 때 부통령도 암살할 계획이었답니다.
여기에서 필자는 대학원의 gifted education 반에 다음과 같은 강의를 했다.
에드의 답을 분석해 보자: 선생님(저의 강의를 듣는 제자)은 problem solving과 creative thinking의 문제를 제시했는데 에드는 두 번 다 자신이 생각해서, 모험적이고 자신의 고유의 생각보다는 외워서(rote memory) 정답만을 하는 학생으로 보인다. 선생님은 링컨이 살아 계속 대통령으로 계셨다면? 어디까지나 창의적이고 정답이 없을 수 있는 질문이었는데 에드는 자기가 아는 지식 범위 내에서 자기가 편하고 안전하다고 생각나는 대답을 한 것 같다.
에드의 선생님은 어디까지나 자기네 영재 반에서 주입식으로 외워서 그 정답을 찾아내기 위한 학습이 아니었다. Discovery Method를 써서 판에 박은 정답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고유로 생각해 낼 수 있고, 또 생각할 수 있는 능력(thinking ability)을 발달시키려는 교과과정이었는데 에드는 어디까지나 질문에 맞는 답을 외워서 그 정답을 그대로 내뱉다시피 하는 학생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다.
자라나는 학생들 생각이 비록 처음에는 질서정연하지 못 하고, 어떤 체계가 없다하더라도 그것이 학생 자신의 고유한 생각일 때는그 것이 바로 creative process를 통과하여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idea process가 될 수 있다. 영재는 어디까지나 idea producer이지 idea gatherer가 아니다.
필자 자신의 대학시절을 돌이켜볼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어느 과목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이 idea producer를 하라고 할 때 가장 힘이 들었다. 철학 학기말 시험 때 아주 황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느 철학자가 무슨 사상으로 무슨 책을 써서 서구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 모든 것을 가득 외운 후 idea gatherer 시험을 치러 들어갔다. 시험문제의 한 질문이 동그라미를 그려 놓고, 이 동그라미와 ‘infinity’와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쓰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idea producer만이 할 수 있는 답이다. 주입식 교육에서 정답은 딱 하나밖에 없고, 모든 것이 외워서 해결해 왔던 나는 앞이 탁 막혔었다. 대학시절에 한 가지 배웠다면, 지식(knowledge) 자체가 필요하면, 또 필요할 때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다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공부는 이 idea producer가 되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에서는 이런 생각하는 과정, 생각하는 능력이 발달도 되기 전에 이미 모든 것을 다 외워서 하지 않나 싶다.
책을 읽을 때 학생들이 흥미본위의 책에서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언제?’ 정도의 information을 알아 그 줄거리(plot)를 따라 읽는다면, TV 보는 것과 별다른 것이 없다. 즉 이것은 idea gatherer이다. 좋은 책, 추천도서, 명작 등은 이런 책을 통하여 idea producer가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추천독서 목록과 학습방법이 자녀의 독서수준별로 된 것이 있습니다.) 문의 (909)861-7979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