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뒤뜰 꾸미기 붐에 따라 올해 조경업계가 80억달러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의 애플게이트에서부터 동부 델라웨어주의 윌밍턴에 이르기까지 미전국 가드닝 관련 업체에 따르면 올해 매상은 지난해에 비해 20∼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90년대 말 붐 시장을 능가할 전망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전국 가드닝업계의 60% 이상이 충분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 ‘가드닝 대기자’(waitlist)와 ‘실외 장식가’(exterior decorator)라는 신종용어까지 생기고 있다.
조경업계가 이렇게 바빠진 데는 기록적인 신규주택 건설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에만도 미 전국에서 잔디 하나 깔리지 않은 ‘무조경 신규주택’이 90만채가 팔렸다.
신규주택 바이어들은 새 집에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조경업자부터 찾아 나선다. 가구는 살던 집에서 들고 올 수 있지만 잔디와 나무는 옮겨올 수 없기 때문에.
다음은 지난해 9월11일 테러사건 이후 미국인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올해 조경공사의 필요성을 더 느끼고 있다.
뉴욕의 더치즈 카운티의 한 주민은 뒤뜰에 파란 잔디만 있는 것이 싫증이나 약간만 손댈 모양으로 조경 디자이너를 불렀다. 150톤의 흙과 돌이 들어온 3개월 후 이 주민의 뒤뜰에는 패티오, 수영장, 아름다운 테라스가 들어섰고 비용은 12만달러가 들었다.
이 주민은 “체크를 쓸 때 고통스러웠다”고 말하면서도 “뒤뜰이 휴양지로 변해 휴가를 떠날 필요가 없어졌다”며 만족해한다.
여기에 조경업계의 화려한 캐털로그와 철마다 바뀌는 멋진 뒤뜰을 소개하는 각종 잡지들, 내로라 하는 뒤뜰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는 TV 쇼들도 소비자들의 뒤뜰 ‘개조작업’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전국적인 바람을 타고 소비자들은 뒤뜰에 그리스의 파테네온 신전도 들여놓을 심산이라 뒤뜰 멋 부리기 붐은 끝간데 없이 확장되고 있다. 미 전국 조경업체는 7만5,000여개. 이중 비교적 수가가 비싼 조경건축가마저도 올해 비즈니스가 지난해에 비해 21%가 신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경건축에 관한 규정은 주마다 심지어 시마다 다르다.
캘리포니아나 코네디컷 같은 주는 면허와 등록을 해야 하지만 다른 주는 픽업트럭만 있어도 조경건축가라고 말할 수 있는 곳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같은 면적의 뜰을 두고도 값은 천차만별.
코네디커주 리치필드 카운티에 있는 18세기 팜하우스의 조경 값을 실례로 들어보자. 이 집은 돌로 된 벽으로 둘러쳐져 있고 헛간으로 사용하던 광(barn)이 따로 있다. 시골집이니 만큼 땅은 2에이커로 넓지만 현재 조경은 자연 그대로 방치한 상태이다.
이 집의 조경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조경업자에게 맡기면 기존의 주니퍼 등 몇 가지 나무를 캐내고 복숭아나무를 포함한 22종류의 나무를 심고 10백의 소똥비료와 240백의 세다 멀치, 상당량의 탑 소일 등이 필요한 스케치를 가지고 온다.
주당국에 사업체가 등록된 업자이긴 하지만 특별한 트레이닝이 필요 없는 업자로 보통 5,000∼7,000달러의 공사를 맡는 업자이다. 이 집에 나온 가격은 최종 1만2,433달러.
다음은 조경디자인 학위를 가지고 있는 중간규모의 업자. 첫 방문은 무료이지만 그가 스케치한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업체를 선정하면 디자인 스케치 값 350달러를 부과한다.
이 업체는 패티오(1만5,000달러)와 돌로 된 리테이닝벽(1만4,000달러)만 쌓는데도 3만달러를 요구했다. 나무나 관목, 화초 등은 아직 언급도 되지 않은 상태.
마지막으로 하버드 대학에서 조경설계사 석사학위를 마치고 면허시험도 통과한 최고 엘리트 조경업자에게 의뢰한다고 가정하자. 화장품 업체인 에스티 로더 가족의 뜰을 설계하기도 하는 미 최고 조경건축가 계열에 속한다.
코네디컷의 이 팜하우스를 시골스럽게 그대로 유지하면서 잡목과 관목을 잘라내고 숲 속에 있는 것처럼 대형 나무 몇 개를 심고 돌담을 다시 쌓으며 드라이브웨이를 자갈과 나무로 다시 장식하는 디자인을 제안한다. 공사기간은 건축업자 경매를 거쳐야 하므로 1년. 예상 가격은 16만6,000달러.
이렇듯 같은 땅을 보고도 조경디자이너의 배경과 안목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지고 값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선택은 소비자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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