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클라라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이 남편과 딸 둘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산타 클라라 경찰은 4일 오후 12시 30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미드론 애비뉴 242번지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얼리 쉬퍼씨(38)와 부인 태영 쉬퍼씨(42), 제시카(4), 엘사(12)등 4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산타 클라라 경찰은 이번 사건이 태영 쉬퍼씨가 남편과 아이들을 총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견당시 태영씨에 손에는 38구경 컬리버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경찰은 얼리씨는 아래층 리빙룸에,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큰딸 엘사는 아래층 패미리 룸에서 발견됐으며 태영씨와 얼리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제시카는 2층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피해자는 1발 이상의 총을 맞았으며 태영씨는 총알을 모두 사용한 후 다시 총알을 장전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발견당시 이들은 사망한지 3일정도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트 클라크 형사는 "이번 사고현장은 많은 양의 피가 있는등 매우 잔인했다"고 말하고 "여자가 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은 매우 드믄 경우"라고 말했다.
얼리씨는 지난 29일 직장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으며 지난 2일 출근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얼리씨가 며칠째 출근을 하지 않자 동료가 상사에게 보고를 했으며 상사는 얼리씨의 집으로 찾아갔다. 얼리씨의 상사는 현관문을 두드렸으나 대답이 없자 집 뒤로 돌아가 유리창을 통해 얼리씨와 엘사를 보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이들 부부로부터 지난 2000년 워버튼 애비뉴에 있는 집을 구입했던 김도희씨에 따르면 태영씨는 독일로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다 얼리씨를 만나 결혼을 한후 미국에 왔다. 김씨는 "집도 늘려서 이사를 가고 행복해 보였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너무나 놀랐다"면서 "태영씨는 이사를 나가기 전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잘되서 이사가는데 새로 이사를 와서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얼리씨는 2개월전부터 태영씨와 별거를 해왔으나 사건당일 왜 현장에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집에 부부싸움등으로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었는지 혹은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져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독일과 한국에 있는 이들 부부의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 이들 부부에 관해 정보를 수집중이다.
필 쿡 서전트는 사고현장에서 싸운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글을 발견했으나 영어로 써있지 않아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타 클라라 경찰은 5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전모를 설명했다.
경찰은 8년전 결혼한 이들 부부간에 불화가 있었는지 여부는 알수 없으나 2달전부터 별거를 했으며 접근금지 명령등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집에 술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맥주등이 있었으나 술을 마셨는지 여부는 알수 없다고 말하고 술을 마셨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집에서 발견된 글들에 대해 경찰은 "많은 양의 한국어와 독어로 된 노트가 발견됐다"면서 현재 번역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혀 번역작업이 끝나면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지도 모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태영씨의 첫남편은 한국인으로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독일에 있는 얼리씨의 가족과 한국에 있는 태영씨의 가족에게 연락을 했으나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얻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태영씨가 남편과 자녀들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있다.
● 이번에 발생한 사건의 중심인물인 태영 쉬퍼씨는 평소 이웃들에게 친절하고 활달한 여자로 알려져 있어. 태영씨는 매년 열리는 동네 파티인 블락 파티에 참석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렸으며 이웃들에게도 상냥하게 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 사건 현장을 조사한 경찰에 따르면 태영씨는 자신의 4살짜리 딸을 품에 안은채 숨져 있는 것으로 발견돼 정신이상등의 이유로 살인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또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영어가 아닌 언어로 쓰인 글은 한국어 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글의 내용이 밝혀질 경우 이번 사건이 일어난 이유가 확실해 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어.
● 태영씨는 또 베이지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산타 클라라 지역에 살고 있었으나 한인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기자들은 이들 부부가 독일에서 살다 미국으로 이주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
이웃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캐톨릭 신자로 알려졌으나 한인 성당에는 다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 이들 부부의 이웃집에서 9년째 살고 있다는 페르난도씨는 "얼리는 6피트의 큰키에 미남이었으며 태영씨도 5피트 7인치 정도의 키에 상냥하고 영어도 잘했다"면서 "그러나 이들 부부가 이야기 할때는 독어를 썼다"고 회상해. 그는 또 "쉬퍼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도 친하게 지냈으며 지난 부활절때는 같이 파티를 하고 사진도 찍었으나 경찰에 사진을 넘긴 상태라고.
● 동네주민들도 이들 부부가 사회적으로 매우 활발했으며 4살짜리 제시카는 축구를 즐기고 엘사양도 걸 스카웃 활동과 교내 육상팀 일원으로 활약했다고 기억해.
● 얼리씨의 남편과 같이 지난 2001년 페리그린 시스템사에 합병된 마운틴 뷰 소재 레미디 사에서 일했던 필리스 프리드먼씨에 따르면 얼리씨는 매우 좋은 사람이었으며 레미디사에서 적어도 4년동안 일했었다고 밝혀. 또 부인인 태영씨에 대해서도 ‘really, really sweet person’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어.
● 태영씨 부부가 사건이 발생한 집에 이사오기전 4-5년간 살던 월벌튼 집에 살고 있는 김도희씨는 "태영씨가 이사를 나가면서 편지를 남겼는데 그편지에는 고양이 그림과 함께 ‘축하드려요,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시고 행복의 하루하루가 되시기를 우리 가족 모두 빌께요’라고 써있었으며 집에 대해 의문이 있을 경우 연락하라고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 가족이름이 써있었다"고 말해 태영씨가 평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 것으로 추측돼.
● 한편 얼리씨가 사망직전까지 다니던 회사는 페리그린이라는 회사로 전세계에 80여개 지사가 있으며 한해 매출이 5억 7,000만달러에 달하는 탄탄한 회사. 얼리씨는 이곳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을 했으며 샌디에고에 본부를 두고 있어. 이회사 홍보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전 직원에게 언론에게 노 코멘트로 일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한편 얼리씨는 별거를 하면서 1180 Lochinvar st. 79호에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져.
● 비극의 현장이 되버린 집은 이들 부부가 지난 2000년 79만 8,000달러 주고 산 1,810 평방피트짜리 4베드룸 하우스였으며 수영장도 있는 고급 주택. 사건이 난후 집앞에는 주류사회 언론사들이 진을 치고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경찰은 5일 정오경 수사를 마치고 문에 못질을 해놓아.
이 집앞에는 구형 금색 벤츠 500SEL과 검정색 아우디 90이 서있어 이들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이 산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벤츠 뒤에는 듀크대학 91-92시즌 챔피언쉽 스티커가 붙어있어. 또 집 뒤뜰에는 자전거도 놓여있어.
● 북가주에서 이같이 2명이상이 사망해 주류사회의 커다란 간심을 끈 사건은 지난 92년 북가주 거주 한인 최재천씨가 리치몬드에서 전부인집에 찾아가 전부인과 딸을 죽이려다 부상만 입히고 출동한 경찰 2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 이후 2번째다.
산타 클라라 경찰은 이번 사건이 산타 클라라에서 발생한 첫 살인사건이라고. 그러나 가족간에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은 이제 흔한 사건이 되버려.
● 2002년 2월: 머세드에서 전직 쉐리프가 자신의 전부인집으로 찾아가 4명의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
● 2001년 5월: 69세의 길로이 거주 남자가 고성능 라이플로 부인과 장모를 실해하고 자신도 자살
● 1999년 11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존경받던 의사부인이 3명의 자녀를 살해하고 자신도 샷건으로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하려고 시도
이외에도 여러명이 죽는 사건은 아니었지만 가정불화로 인한 납치, 경찰과의 대치는 끊임없이 이어져 가정폭력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
홍 남,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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