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느라 바빠 딸에게 만들어 주지 못한 것 은퇴후 4년 걸려 완성해 외손녀에게 선물
목공예 솜씨가 탁월한 딕 멀랜드는 젊은 시절 어린 딸에게 멋진 인형의 집을 만들어 주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엔지니어로서 바쁜 삶을 살다보니 자꾸만 그 계획을 미루게 되었고, 6년 전 은퇴하고 나서야 비로소 시간이 좀 생겼다.
그런데 올해 그의 나이가 79세, 딸 역시 이젠 대학생 딸을 둔 중년의 엄마가 되어 있다. 그래서 멀랜드는 딸 신디 킨슬리 대신 18세의 손녀 케이티를 위해 인형의 집을 짓기로 했다. 은퇴 후 그는 고향인 일리노이주 록포드로 돌아왔고, 마침 딸네도 이곳에 살고 있었다. 그는 딸네 가족이 살고 있는 식민지풍의 주택을 그대로 본뜬 모형을 만들기로 했다.
멀랜드는 "인형의 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집과 어른들이 보고 즐기는 집"이라고 설명하면서 "내가 짓는 것은 가지고 놀기에는 너무 조심스러운 어른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가 지은 인형의 집은 장난감으로 취급하기에는 너무 비싸다. 지금까지 쓴 돈만 해도 7,000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아래층 외관을 장식한 벽돌들에 진짜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몰타르를 발랐고, 패밀리룸의 벽난로는 초미니 벽돌들을 하나하나 쌓아 정교하게 만들었다.
멀랜드가 목공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어렸을 때 비행기 모형을 조각하면서부터. 조립식 모형을 사다가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다 만드는 작업을 했다. 어른이 되어서는 취미로만 그치지 않고 장롱을 만들 정도로 전문적인 기술을 터득하기에 이르렀고, 건축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목공예점을 운영했다.
2년 전 완성돼 현재 딸네 집 거실에 놓여 있는 멀랜드의 작품은 지난해 12월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딸 신디의 자랑스런 설명에 따르면 인형의 집을 들여다보던 손님들은 특히 21×18인치의 거실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하나같이 "지금 내가 서있는 방과 똑같네"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인형의 집은 역시 멀랜드가 직접 만든 서랍장 위에 놓여 있는데 이 서랍장은 밑받침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형의 집d,; 유지 및 보수에 필요한 도구들과 크리스마스 장식 등 다른 계절적인 장식품들을 보관하는 수납장이기도 하다.
"나의 최대의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하는 멀랜드는 자타가 공인하는 완벽주의자. 그래서 인형의 집을 지을 때도 "제대로 짓지 않으면 안 짓느니만 못하다"는 각오 아래 몇 가지 양보할 수 없는 원칙들을 세웠다. 우선 실제의 집의 1피트를 1인치로 축소한다는 표준 스케일을 준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온 집안을 기어다니면서 구석구석 길이를 재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집 지을 당시의 청사진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실제 집을 짓는 건축가들이 하듯 세부사항들을 자세하게 묘사한 드로잉을 6개월에 걸쳐 그렸다. 또한 건축과정의 주요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기록, 오픈 하우스 때 설명을 곁들인 멋진 슬라이드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멀랜드가 지은 인형의 집의 기본골격은 8분의3인치 두께의 합판으로 만들어졌다. 지붕은 들어서 열 수 있도록 했고, 벽들도 수리할 부분이 있을 때 쉽게 열릴 수 있도록 미닫이식으로 만들었다. 전기를 넣기 위해 전선을 깔았고 창문 또한 빼서 닦을 수 있도록 특별한 클립을 고안해 내기도 했다.
실제 집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벚나무 널빤지로 만들어진 덴의 경우, 인형의 집에도 벚나무를 썼고, 오크 바닥으로 이루어진 현관도 똑같이 오크를 썼다. 집을 조립하는데도 완벽한 논리학을 적용, 매 단계마다 순서를 정해 확실히 이행했다. 예를 들어 벽들은 제 자리에 놓이기 전에 도배를 해야 하고, 계단은 2층이 얹어지기 전에 카핏을 깔아야 한다는 식이다.
인형의 집을 치장한 가구들도 멀랜드 자신이 직접 만들었는데 ‘물을 내리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뚜껑은 들어올릴 수 있는’ 변기처럼 진짜와 신기할 정도로 똑같다. 긴 작업을 끝낸 소감을 묻자 만족스럽다고 말하던 멀랜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얼른 수정한다. 집이란 늘 손봐야할 곳이 생기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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