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 오 칼럼
▶ 한인 많은 학교, 적응에 도움돼
<문> 저는 6학년과 4학년 아들 둘이 있는데 최근 큰아들이 학교에 무단결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온지 1년 반 정도 됐고 타주에서 잠깐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왔습니다. 큰아이가 이렇게 학교 적응을 어려워할 줄은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한국 아이들이 별로 많지 않은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답>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입니다. 친구관계,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즉 인간관계(human relationships)가 학교 적응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짐 커민즈(Jim Cummins) 박사는 그의 책 ‘Negotiating Identities’에서 강조합니다.
미국에 온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으니 6학년 아들의 영어가 아직 서툴 것입니다. 흔히 한국 부모들은 한국 아이들이 없는, 영어만 하는 학생들 사이에 끼여 있으면 영어를 더 잘 배우는 것으로 속단을 내리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영어를 제한적으로 하는 학생들을 상대해 주지 않을 뿐더러 친구로 여기지도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같은 한국인 동족끼리도 미국에서 태어나서 영어에 문제가 없고 문화가 미국 문화에 젖어 있는 애들은 한국에서 금방 와 한국어가 편하고 한국 문화가 더 익숙한 친구들과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비록 겉모습은 같아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언어와 문화는 환경에 좌우되는 것이니까요.
오히려 아드님처럼 생긴 한국 학생을 비롯한 동양인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 적응하기가 훨씬 더 쉽습니다. 언어는, 또 학교 공부는 우선 마음이 편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잘 되니까요. 학교에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협동학습(cooperative learning 또는 collaborative learning)으로 그룹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같이 페이퍼도 쓰고 구두발표(oral presentation)도 하는 등 학교 급우들과 같이 공동 연구하는 공부가 많을 텐데 한국 아이가 거의 없는 데다 영어도 잘 못하니 다른 아이들이 공부할 때나 놀 때 도무지 끼어주지를 않으니 학교생활이 싫어져서 건전한 문제 해결력을 구하지 못하고 무단 결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생각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무단 결석할 때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 아이가 어릴 때부터 고민하고 있는 점을 부모에게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연습, 기회, 분위기가 안되어 있어 자신의 어려운 점을 열린 대화(open communication)로 말할 분출구(outlet)가 없는 경우, 즉 개방적인 대화 채널이 없는 가정.
▲새로 이사한 학교에 적응해야 할 경우-’New Kid on the Block Syndrome’ 때문에 새 학교와 새 친구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
▲교사들이 아이를 적극적, 긍정적으로 대해주지 않고 또 학생 자신이 선생님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
▲친구관계(peer relations)가 좋지 않거나 또 친구로부터 압력(peer pressure)이 너무 많을 때.
▲학교 공부에 자신감과 흥미를 잃었을 경우(lack of self-confidence and lack of interest).
▲학교 공부가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쉬워서 지루할 때.
▲부모와 말다툼을 하여 부모에게 보복(revenge)하고 싶어 무단 결석 같은 큰일을 저지르는 경우.
▲부모가 동생이나 친척 아이들과 늘 비교하거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때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attention-seeking behavior)으로.
위의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무슨 이유인지 무단 결석을 하는 아들의 문제점의 핵(core)이 무엇인가를 진단해 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해결 방법을 제안합니다.
▲우선 아들과 마주 앉아 나무라지도 말고, 심판관처럼 판단(judgement)하지도 말고, 아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며(active listening) 조용하고 천천히 대화해 보세요.
▲학교 당국의 카운슬러, 교장 등에게 알리고 전문적인 상담을 요청하세요. 학교 심리학자(school psychologist)의 도움을 받으세요. 교육구 학교 정신건강(school mental health)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자녀와의 효과적인 대화법(effective communication)에 대해 부모 교육(parent education)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거나 아니면 영어를 하시면 책방의 ‘parent education section’에 가서 책을 구입해 읽어보세요.
▲자녀, 특히 틴에이저를 키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명심하시고 혼자만 이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학부모들이 겪는 도전이라는 것을 재인식하세요.
▲자녀들은 5세이건 15세이건 4A’s-’Attention’(관심), ‘Acceptance’(용납), ‘Approval’(인정), ‘Affection’(애정)-가 필요합니다.
계속 학교나 가정에서 어린 아이이건 다 큰 아이이건 4A’s를 주면 문제아도 우등생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계속 인내(patience), 끈기(persistence), 목적(purpose)을 뚜렷이 가지고 노력해 보세요.
교육상담문의 한국어 Fax (323)256-1765, 영어 E-mail sko1212@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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