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상담-마가렛 김 (케네디고등학교 교감)
▶ 미리 알려줘 따를 수 있도록
아직은 대학입학 과정에서 생소하고 일반 대중에게 분명히 설명이 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지만 학생들의 내신성적의 평가 방향이 학습기준에 의한 평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종(bell) 모양의 표준분포 그래프로 나타내 정해진 퍼센트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A, B, C 등의 성적이 주어지는 비교평가나 정해진 척도(scale)에서 90점 이상은 A, 80점 이상은 B등으로 성적을 주는 절대평가 방식은 차차 수그러지고 정해진 학습기준에 맞춘 평가기준을 과제물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학생들에게 분명히 이해시키고 학생들의 과제물을 그 기준에 맞추어 성적을 내는 평가방식이 권장되고 있으며 현 교사진의 목표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뉴턴의 세 가지 운동(motion) 법칙을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이해를 평가하기 위해 다지 선다형(multiple choice) 테스트도 줄 수 있겠지만 단기 프로젝트로 ‘이 세 가지 법칙을 설명할 수 있는 간단한 기구를 만들거나 일상생활에서의 예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라’는 과제를 줄 경우 기준 없이 평가하게 되면 교사의 주관적 취향 혹은 여러 학생들의 과제물들을 비교한 결과가 반영되어 공정하지 않은 점수를 주게 될 것이다.
반면에 학생들이 만든 기구 자체의 제작 혹은 선택한 예의 연관성에 나타난 학생들의 뉴턴의 3가지 운동법칙의 이해도와 발표 기준을 미리 세워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여 세운다면 더욱 바람직함) 학생들이 A를 받기 위해선 어느 정도 깊이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발표할 땐 어떤 요소들이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가를 잘 이해한다면 자신들의 점수를 미리 예측할 수 있을 뿐더러 받은 점수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학습기준에 의한 기준의 평가 방법은 정확한 답이 나오는 수학 시험이나 고유의 답이 있는 다지 선다형 시험에서는 관계없는 평가방법이지만 학생들의 이해력뿐 아니라 사고력과 창조력 등을 함께 평가하는 주관식시험이나 연구 보고서 혹은 프로젝트 등에서는 꼭 필요한 평가 방법이라 본다. 비교평가나 절대평가만을 사용하는 경우엔 꼭 소수의 학생들만 우수한 성적을 받고 또한 상반되는 소수의 학생들의 성적이 바닥을 헤매며 나머지의 대다수 학생들은 그냥 중간에서 평범성(mediocrity)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학습기준에 의한 평가는 학생들 개개인의 성취도(accomplishment)를 보고 평가하기 때문에 비교평가의 부산물인 불필요한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방지하며 절대평가에서 소수의 학생에게 줄 수 있는 영원한 패자의 절망감 또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는 학생 개개인이 학습기준이 무엇이며 얼마만큼 노력하여 정확하게 어떻게 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지 분명히 알고 학습에 임하기 때문에 독립심과 자신감을 길러 주기도 한다.
이를 가정에서 자녀 양육에 응용하면 어떨까? 필자도 자녀가 둘이 있는 터라 무의식중에 혹은 화가 치밀거나 필자의 기대에 어긋나면 자녀들을 비교 평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매번 후회하지만 필자의 자녀들 둘을 비교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필자의 친구들의 자녀들과 혹은 자녀의 친구들과도 비교해서 자녀의 능력과 성격에 비교 평가를 하며 기준 없는 등급을 부여해 자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쓸데없는 우월감을 불어넣어 준 경험도 있음을 인정한다. 6세의 자녀에게 13세의 기준을 부여해 독립심이 부족하다고 한탄하거나 13세의 아들과 이웃의 13세의 여학생을 비교해 정리정돈을 못하고 꼼꼼하지 못하다고 절망한다면 무의식중에 자녀의 성격 형성과 능력을 제한시켜 버리는 위험이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각 과목별, 학년별로 학습기준이 있듯이 자녀에게도 우선 나이별로 기준이 다름을 기억하고 자녀 개인의 고유의 목표대로 부모님과 함께 기준을 설정하여 자녀가 우수한 수준까지 가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지도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필요한 물질적인 것들을 준비해 주는 것까지가 우리 부모의 몫이며, 우수한 수준까지 혹은 평범한 수준까지 가는 것은 자녀들의 선택이고 그들의 몫이라 본다. 가끔 "숙제나 프로젝트는 언제까지 도와 주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자녀의 몫을 부모님이 대신 하면 그만큼 자녀의 배움의 기회를 제한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친구의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했다고 해서 나의 자녀도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님을 기억하시고 자녀의 친구가 바이얼린을 아주 잘 켠다고 내 아이도 억지로 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여 자녀를 높이거나 낮추어 혼돈시키거나 고민에 빠지는 대신에 자녀의 개인의 능력과 관심, 소질 등을 자녀와 함께 찾아내고 개발시키고 자녀들이 게으름을 피우지 않게 곁에서 일깨워주고 자녀가 어려움에 부딪혀 힘들어 할 땐 좌절하지 않게 용기 주는 일에 전념을 하시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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