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더 이상 가기전에 하와이 한인이민백주년 위원회에 제언할 것이 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하와이 한인사회에서는 갖가지 이민백주년 기념행사및 모임이 계속되고 있고 또 올해도 ‘이민백주년의 이름으로’ 여러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백주년 기념사업회 및 그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아직 하와이 한인사회 일반에서 백주년 기념행사가 ‘정말로 기다려지는 우리들의 잔치’로 느껴지지는 않고있는 모습이다.
백주년위원회 관계자들이 매월 한국학센터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토론하고 또 실제로 그동안 여러 행사를 통해 많은 수고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거리감은 느껴진다.
이민백주년 기념행사의 주체는 하와이 한인동포사회다.
하와이 한인동포사회는 ‘이민백주년’이라는 잔치의 주인이며 바로 그렇기에 기념행사는 그들의 역사, 그들을 위한 전망, 그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그들을 신명나게 해줄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치러져왔거나 앞으로 치러질 여러 행사중에는 어쩐지 한인동포사회가 후련하면서도 신명나게 참여할수 있는 한마당 무대는 기획이 되지 않고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거의 대부분의 행사가 본국 또는 외부에서 출연자나 인사들을 초청해오거나 공연하는 것들이지 하와이 동포사회가 주인이 된 ‘우리들의 잔치’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하와이 한인사회에도 매우 훌륭한 ‘초청인사감’이 많은데 한인사회나 백주년기념사업회는 외부인사 초청을 염두에 두고있을뿐 정작 우리 곁의 유명인사들에 대해서는 소홀하거나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만일 그렇다면 이것도 일종의 사대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와이대학 음대의 이병원교수는 민족음악학에 있어 학계의 상당한 권위자로 곳곳의 국제 심포지엄에 여러 차례 참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으며 퉁소 연주도 절정고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마칼로아 인근지역에서 오래도록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중신씨도 한국의 가요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중진 음악인으로 지금도 곡을 만들고 노래를 하고 있기도 하다.얼마전 라디오를 통해 우연히 본국의 흘러간 노래음악을 들으면서 ‘누군지 정말 노래를 잘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하와이에 살고 있는 강소희씨라는 분이 옛날에 취입한 음반의 노래였다.
비단 이런 분들만이 아니라 무용학원 원장들을 비롯해 나름대로 ‘실력있는’ 한인동포인사들이있다.이들이 총집결한 무대를 한번 마련한다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공연분야뿐 아니라 각 부문 모두 마찬가지로 전문인을 전문인답지 않게 대접하는 사회가 밟아나가는 길은 사회의 ‘하향 평준화’다.
다른 지역에서는 훌륭한 사람들을 정작 하와이 한인사회에서는 ‘생일잔치에나 초대하려고 든다면’ 전문가나 실력있는 한인들은 나서기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 뻔하다.
학계 토론회도 마찬가지다.
물론 한국이나 미국 본토 각지에 한국학을 연구하거나 매우 훌륭한 교수들이 많이 있지만 이곳 하와이대학교의 한인교수들을 대규모로 초청해 ‘이민 백주년 한인사회= 하와이대 한인교수들의 진단’같은 세미나를 여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할수 있다.
하와이대학에 그 많은 한인교수들이 있는데 이들의 동포사회 참여는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 ‘교수들의 무관심이 문제다’ ‘한인사회의 무대접이 문제다’하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고 말꼬리를 잡는 것과 마찬가지다.
카피올라니 공원이나 와이키키 백사장 같은 곳에서 시당국의 허가를 받아 한인동포 유명인들을 초청해 ‘이민백주년 하와이 동포사회 버라이어티쇼’를 기획해보라. 하와이한인들과 관광객들이 잔치 분위기로 몰려들 것이고 신문에서도 1면 톱에 화보까지 곁들여 이 신명나는 행사를 보도할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을 하와이에서 해달라고 통사정할 것이 아니라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 본국방송사에서 스스로 찾아와 녹화해서 방영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와이대 교수들의 이민백주년 세미나를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나 한인들이 수월하게 모일수 있는 곳에서 대대적으로 기획해보라.
하와이 한인사회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한인교수들은 ‘이민백주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앞으로 백주년을 맞는 한인사회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그들의 방향제시를 들어보도록 하라. 외부 학자들을 초청해 항상 참석자가 고작 수십명에 불과한 딱딱한 세미나하고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이민백주년기념사업회는 ‘하와이 한인사회를 위한 대규모 잔치’를 기획해보는 것이 어떨지 제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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