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박세리.
올 LPGA시즌의 첫 메이저 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에 출전한 한인골퍼 9명이 전원 컷오프를 통과했다. 그러나 그중 유일하게 언더파 라운드의 상승세를 타며 우승 가능성을 밝힌 선수는 바로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박세리였다.
29일 팜스프링스 인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속개된 대회 2라운드에서 박세리는 첫 홀 보기 출발에도 불구, 1언더파 71타를 기록, 합계 1오버파 145타로 전날보다 순위를 14단계 끌어올려 공동 9위로 도약했다. 단독선두인 리살렛 노이먼과의 차이는 6타로 전날보다 1타가 더 늘어났지만 역전 가능성을 보여준 2라운드였다. 이날 3타를 ‘후퇴’한 한인혼혈 골퍼 송아리(15)도 박세리와 같은 공동 9위에 자리잡았다.
2오버파로 시작한 박세리는 출발이 불안했다. 첫 티샷이 왼쪽으로 쏠려 러프에 빠졌고 122야드 세컨샷도 그린을 외면, 첫 홀부터 보기를 범했다. 박세리는 이어 가장 쉬운 2번홀(파5, 504야드)에서 이를 바로 만회했지만 5번홀(파3)에서 티샷 미스로 다시 1타를 까먹었다.
그러나 박세리는 이때부터 티샷을 계속 페어웨이 복판에 떨어뜨리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7번홀에서는 262야드 티샷을 날린 뒤 피칭웨지로 친 어프로치샷이 15피트 버디펏의 발판이 됐다. 이어 백9에 들어서는 10, 11번홀 연속 버디로 단숨에 순위를 ‘탑10’으로 끌어올렸다.
10번홀(파4, 381야드)에서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9번 아이언으로 145야드 어프로치샷을 홀컵 4피트 부근에 붙여 1타를 줄였고, 11번홀(파5, 492야드)에서는 드라이브샷을 정확하게 친 것을 계기로 또 버디를 추가, 합계 이븐파로 내려갔다.
그러나 박세리는 12번홀(파4, 385야드)에서 티샷을 러프에 빠뜨려 다시 보기를 저질렀다. 그린까지 141야드를 남겨둔 지점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어프로치샷이 홀컵에서 35피트 이상 떨어진 곳에 떨어져 스리펏 보기로 다시 1오버파로 내려갔다. 박세리는 이후 버디와 보기를 주고받아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라운드를 마쳤다.
1언더파로 시작한 송아리도 15살 소녀로는 놀라운 선전을 계속하며 박세리 등과 함께 공동 9위 그룹에 끼었다. 2년 전 이 대회서 이미 ‘탑10’ 맛본 송아리의 부친 송인종씨는 "더 이상 참가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늘은 바람도 안 부는데 딸이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해 이젠 은근히 바라는 정도가 아니라 우승이 목표임을 명백히 드러냈다. 송아리의 쌍둥이 언니 나리는 2라운드 합계 5오버파 149타로 ‘땅콩’ 김미현과 함께 공동 45위에 머물렀다.
이날 가장 아쉬웠던 선수는 박희정. 첫날 공동 2위였던 박희정은 이날 3타를 까먹는 부진으로 ‘탑10’에서 밀려났다. 아이언샷 난조로 3-4-5번 홀에서 보기-더블보기-보기를 범하는 등 전날에 비해 샷이 흔들리며 4오버파 76타를 기록, 합계 2오버파 146타로 공동 19위까지 내려갔다. 장정도 3오버파 75타로 부진, 합계 3오버파 147타로 공동 28위에 자리잡았다.
한편 박지은과 김미현은 이틀연속 경기 후 인터뷰조차 할 기분도 아니었다. 둘 다 불만이 가득한 얼굴에 성적부진이 그려 있었다. 박지은은 프론트9에서 1타를 줄이고 잘나가다가 백9에서 2오버파를 쳐 한희원, 펄신과 동타(4오버파 148타)로 공동 37위에 그쳤다. 박지은은 맨 18번홀에서 세컨샷이 벙커에 너무 깊이 박혀 벌타를 먹고 꺼내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김미현은 "샷은 전체적으로 잘 풀렸는데 버디펏이 2개나 홀컵을 돌고 나오는 등 퍼팅 운이 따르질 않았다"며 시무룩한 표정이었다.
말말말~
박세리 - 어제보다 잘 쳤다. 핀 위치가 어려웠지만 감은 좋았다. 컨디션에 비해 약간 안 풀린 것 같다. 칠 때 통증이 오는 등 손목부상 때문에 차질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이틀이 남았다. 이대로의 감각만 유지된다면 해볼만하다.
박희정 - 좋을 것 하나 없는 날이었다. 날씨는 참 좋았는데 3, 4, 5번 홀에서 까먹은 4타를 만회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퍼팅이 잘돼 꾸역꾸역 퍼터로 막아가다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한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내일이 있다.
박지은 -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골프라는 것을 잘 알지만 너무나 속상하다. 이렇게 안 풀리면 골프가 너무나 재미없다. 퍼팅 감이 나쁘지는 안았지만 막판 계속 그린을 놓쳐 애를 먹었다. 2주전 핑 배너 헬스 대회에서 손목을 다쳤는데 그냥 참고하려니 무리가 오는 것 같다.
송아리 - 보다 공격적이지 못했다는 아버지의 불만을 아는데 스윙이 전날만큼 좋지 못해 과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일 잘하면 된다. 나도 우승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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