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상담-마가렛 김 (케네디고등학교 교감)
▶ 응용·분석·합성·평가능력 고루 갖춰야
가끔 학부모님들로부터 자녀들이 숙제를 꼬박꼬박해 가는데 왜 낮은 성적을 받아 오는가의 질문을 받는다. 각 학생마다 이유가 다르겠지만 필자의 상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숙제는 전체 성적에 한 부분만을 차지하며 자녀의 시험성적. 학업에의 능동적인 참여, 프로젝트 혹은 리포트 등의 결과가 포함이 된다.
요즘의 교과 내용이나 스탠포드 9 등의 표준평가 시험(norm-referenced test) 내용은 지식을 얻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그 지식의 응용력, 분석력, 합성력과 평가능력 등의 고차원적 사고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학교에서는 ‘주니어 그레이트 북스’(Junior Great Books) 프로그램이나 ‘히스토리 얼라이브’(History Alive)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워주며 지식을 전달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숙제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학습이 거기서 그치면 좋은 성적을 받을 확률이 낮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자녀들의 능동적인 학업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가정에서 자녀들의 사고력을 늘려 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귀가 찢어지도록 시끄러운 음악이나 지나친 이성의 관심 혹은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있는 자녀들의 감각의 각도를 조금 바꾸어 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해주면 좋겠다. 두뇌 연구가들에 따르면 시각, 청각 등 여러 감각을 사용할수록 사고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와 숙제나 공부를 할 때 1분에 60박자 정도를 연주하는 가사 없는 음악을 들려주면 신체와 정신이 안정을 찾으므로 자연적으로 집중력과 사고력을 높일 수 있겠다. 또한 각양각색의 여러 나라의 포스터, 멋진 디자인의 지도, 여러 종류의 책과 잡지들을 가정에서 자녀들의 눈에 띄게 배치해 두면 자녀들의 시각을 자극해 배움에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 예측하기(prediction), 추정하기(inference), 그리고 자녀들의 의견 듣기(opinion)를 통해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자녀와의 대화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이나 잡지 혹은 신문기사 등의 결론 부분을 읽기 전에 이전에 기록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어떤 결론이 날 것인가 예측하여 부모님께 이야기하도록 유도해 보자.
물론 장편 소설이라면 예측하기를 중간에 여러 번 할 수 있으며 예측할 때마다 그전 내용에서 뒷받침되는 부분을 인용하던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도록 지도해 주시면 읽은 내용의 이해와 기억을 강화시키고 다음 부분을 읽고 싶은 마음도 생기게 할 것이다.
TV나 영화를 시청할 때도 광고시간(commercial break)에 같은 방법으로 자녀들이 그냥 무의미하게 시청하지 않고 생각하며 시청하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란다. 추정 혹은 추측하기란 책이나 영상매체 전체 내용에 적혀 있거나 보여지지 않은 부분을 내용의 실마리 혹은 배경 등에 의해 이치에 맞는 결과를 내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문의 사설 기사나 소설을 읽고 글쓴이의 의견을 추측할 수 있겠고 주인공들의 소유물이나 대화 내용을 토대로 장소와 시대를 또한 경제 수준을 추측할 수도 있겠다. 이 때 역시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추측을 뒷받침하는 내용과 경험을 조리 있게 설명하도록 유도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자녀들의 의견을 묻고 들어주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해야겠다. 평소에 자녀들과의 대화 내용을 보면 "예" "아니요" 혹은 한 두 단어 정도로 충분히 답하는 간단한 것들일 것이다. 예를 들면 "학교 잘 다녀왔니?" "아무 일 없었니?" "시험 잘 봤니?" "숙제 다했니?" "간식 줄까?" 등의 질문들이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책이나 영상매체에서도 그렇고 자녀들의 의견을 묻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도록 시간을 주며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정보나 경험들을 분명하게 설명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 주시면 자녀들의 사고력을 길러 주실 수 있으며 자녀들은 이를 바탕으로 글도 조리 있고 호소력 있게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사고력이란 타고난 능력인데 굳이 교육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논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러 연구 결과와 실제로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가르치는 교사나 부모가 그저 지식만 전하고 배우는 학생들에게 나머지를 다 맡겨버리기 보다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신들 나름대로 배우는 지식과 경험을 연관시키며 깊이 있는 생각을 하도록 지도해 줄 때 자녀들은 보다 능동적으로 학업에 임하게 되며 장기적인 결과로는 학업 성적의 향상도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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