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저지 한인상권을 가다
▶ (7) 체리힐
뉴저지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체리힐은 아름다운 뉴저지의 자연 환경과 날로 번창하는 상권이 맞물리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체리힐은 지난 1920년대(당시 델라웨어 타운십) 전까지만 하더라도 농경 지역이었으나 그후 필라델피아 교외 지역으로 자리잡기 시작, 세계 2차대전이 끝난 1940년대 중반부터는 완전한 도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체리힐에 한인들이 본격적으로 거주하기 시작한 시기는 90년대 초반부터이다. 물론 그 전에도 필라델피아에 비즈니스를 두고 있는 한인들 중 일부가 체리힐에 살고 있었지만 한인들의 본격적인 정착은 90년대 초반부터 이뤄지기 시작했다.
2000년 미 인구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체리힐에 거주하는 인구는 총 6만9,965명이며 이 중 85%에 해당하는 5만9,240명이 백인이다. 아시안 인구는 6,205명(전체 8.9%)이며 한인들은 1,36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 한인들에 따르면 체리힐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센서스에서 조사된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저지 남부 지역 한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 뉴저지 한인회 소헌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체리힐로 유입된 한인들의 수가 급증했다"며 "체리힐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약 6,000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지역 한인 거주자들의 수가 늘면서 체리힐 한인 상권도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체리힐에 주소를 두고 있는 한인 점포들은 20여개에 달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식당, 미용실, 안경점, 여행사, 약국 등 상당히 다양하다. 여기다 한인 운영 세탁소, 네일살롱 등을 포함하면 50여개는 족히 넘는다.
체리힐의 한인 상권은 90년도 중반부터 약 5년간 활성화하기 시작했으나 필라델피아에 대형 식품점 한아름이 들어서면서 잠시 주춤했다.
지난 7년간 체리힐에서 서울 여행사를 운영해오고 있는 티나 성 사장은 "필라델피아에 한아름이 들어선 뒤 다시 필라쪽으로 비즈니스를 옮기는 한인들이 많았다"며 "한아름이 지난해 체리힐에 매장을 오픈한 뒤 이곳의 한인 상권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 사장은 "특히 뉴욕이나 뉴저지 북부 한인들이 체리힐에 비즈니스를 오픈하기 위해 지난 2∼3년간 많은 관심을 보이다가 9.11 테러 사건으로 수그러들었다"며 "현재 한인 상가의 빈 가게들이 몇 군데 있지만 곧 새 비즈니스들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저지 북부인 버겐 카운티의 한인들이 맨하탄 및 퀸즈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체리힐 한인들은 필라델피아와 교류가 많다.비록 뉴저지에 위치해 있지만 체리힐은 필라델피아에서 자동차로 불과 20여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라델피아에서 기반을 다진 많은 한인들이 자녀들의 교육과 생활 환경 등을 고려, 체리힐을 주거지로 선택하고 있다.
소헌 회장은 "지난 수년간 팰리세이즈 팍을 비롯, 뉴저지 버겐카운티 지역의 한인상권이 포화상태 현상을 빚으면서 에디슨 등 중부 뉴저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듯이 체리힐 역시 필라델피아에서 이주하는 한인들이 많다"며 "필라 한인들의 떠오르는 신도시"라고 말했다.
▲[인터뷰] ‘서울 여행사’ 티나 성 사장
퀸즈와 맨하탄, 팰리세이즈 팍, 필라델피아 등 한인사회가 완전하게 형성돼 있는 곳과 비교하면 체리힐은 ‘신생아’에 불과하다 할 수 있다.
서울 여행사를 운영하는 티나 성 사장은 체리힐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불과 7년밖에 안되지만 이곳에서는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여행사를 개업한 95년도만 하더라도 이곳에 한인 상권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후 약 3년간 한인 점포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면서 한인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죠." 그러나 대형 한인 수퍼마켓 체인인 한아름이 필라델피아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체리힐 한인 상권은 타격을 입었다.
성 사장은 "필라 한아름으로 인해 체리힐의 많은 한인 상인들이 필라쪽으로 이전, 빈 가게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한아름이 체리힐에도 매장을 오픈한 뒤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조짐이 보였지만 9.11 테러 사건 이후 또다시 주춤한다"고 말했다.
성 사장은 "최근들어 이 지역의 상가 렌트가 많이 올랐다"며 "일부 상인들은 리스계약이 끝나 비즈니스를 옮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전체주민 중 백인들이 85%를 차지하고 있는 체리힐은 상당히 보수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인들과 미국인들간의 관계는 상당히 원만하다.
성 사장은 "이 지역 한인 식당 등 한인들이 운영하는 비즈니스의 미국인들 고객 수는 꽤 많다"며 "아울러 타 지역과는 달리 한인 상인들끼리의 과당 경쟁도 없기 때문에 한인들끼리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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