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상대로 말할 때, 특히 대학 캠퍼스에서 말할 때, 성차별 주의자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단어의 선택에 조심해야 한다. 내가 자랄 때는 남성과 여성을 ‘포함시키는 말’(inclusive language)을 사용하도록 훈련을 받지 않고 자랐기에 변화된 사회에 맞추어 가기 위하여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여성을 포함하는 말의 표현에 신경을 쓴다.
예를 들어 ‘mankind’라는 단어는 남자와 여자를 포함한 단어이지만 성차별 단어라 하여 ‘mankind’는 ‘humankind’로 쓰여지고, ‘policeman’은 ‘police officer’로 바뀌어 쓰여지고 있다. 몇년 전에, 컴퓨터 사전으로 문법을 체크한 적이 있다. 컴퓨터는 나의 이름을 ‘Foreman’으로부터 ‘Foreperson’으로 바꾸어 쓰라고 제안하는 것이었다.
말할 때 가장 어려운 문제는 ‘he’ ‘him’ ‘his’라는 영어단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단어들은 ‘남성’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특별히 남자와 여자를 지적하지 않고 ‘그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여지기도 한다. 30년 전에 내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If the doctor calls, tell him I will be late."(만약 의사가 전화를 걸면, 내가 조금 늦을 것이라고 그에게 말하여 달라)라고 말해도 무난하였다.
위의 문장에서 ‘him’이라는 단어는 특별히 성을 지적하지 않고 쓰는 말이기 때문에 여자 의사도 포함된다고 생각하였다. 요즘 시절에 이런 말을 하였다가는 성차별 주의자나 아니면 무식한 사람으로 취급을 받을 것이다. 만약에 의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면 ‘him’이라 하지 말고 ‘him or her’라고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문제는 영어구조에 있다. 영어 문법은 대명사 사용을 필수적으로 하고 있지만 영어 말에는 남성과 여성을 포함하는 대명사가 결핍되어 있다. 어떤 여성주의자들은 영어의 이러한 결점은 전통적으로 여자들을 소속물로 취급한 남성 우월사회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악의를 가지고 남성 대명사를 사용하였던 것이라고 나는 생각지 않는다. 영어 문법구조가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유럽계 언어들은 문법상으로 성이 구별된다. 독일 말을 예를 들어보자. ‘무우’라는 단어는 여성이고 ‘소녀’는 중성이다. 이러한 문법적인 성구별이 독일사람들을 혼돈시키는 것 같지 않다. 문법의 규칙은 간단하다. 독일 말에서 대명사는 항상 명사의 문법적인 성과 일치하여 사용하기에 영어처럼 오해가 없다. 영어는 문법적인 성을 몇 세기 전에 잃었다. 그래서 지금 명사와 대명사 문제가 생긴다.
포용하는 언어사용이 포용하는 사회를 만든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사실일까? 한국말을 고려하여 보자. 영어와 비교하면 한국말은 여성과 남성을 포용하는 언어이다. 한국말로 ‘사람’ 또는 ‘분’이라는 말은 성을 특별히 나타내는 말이 아니다. 성을 구별하지 않고도 한국말로는 얼마든지 통화가 가능한 것을 본다.
한국말이 여성을 ‘포용하는 언어’이지만 한국사회가 여성을 완전히 포용하는가. 150년 전만 하여도 서울거리를 지나가는 여자들은 탈레반 정권 하에서 아프간 여자들처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가리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선교사들이 여학생들을 교육시키면서 여성의 역할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한국말이 여성을 포용하는 예를 지적할 수 있지만 한국 전통사회가 여성을 포용하는 사회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근래에 들어 영어 말의 변화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려는 기미가 보이고 있어서 참으로 반갑다. 나는 계속 ‘각자 그들대로’(To each their own)라는 식의 말을 만들어 쓸 것이다. ‘each’라는 단수와 ‘their’라는 복수 사용이 문법적으로는 어색하지만 남성과 여성을 모두 포함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문법적으로 틀린 말의 표현이 예전처럼 귀에 낯설지가 않다. 그렇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나의 이름 ‘Chris Foreman’을 ‘Chris Foreperson’으로 바꾸어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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