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치 빼어난 애리조나 남부 치리카와 산맥
고도에 따라 다른 생태계 펼쳐져, 조류관찰도 유명
애리조나와 멕시코, 뉴멕시코가 만나는 애리조나 남부의 치리카와 산맥은 ‘하늘 군도’(sky islands)라 불린다. 사막의 관목들 사이로 거의 1만피트나 되는 봉우리들이 솟아있기 때문이다.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동쪽으로 80마일쯤 떨어진 윌칵스에서 35마일쯤 가면 나오는 치리카와 내셔널 모뉴먼트의 ‘마사이 포인트’에 가면 치리카와의 아파치족들이 왜 이 곳을 ‘일어선 바위들의 땅’이라고 불렀는지 이해가 간다. 사방으로 몇 마일에 걸쳐 가지가지 바위와 동굴, 계곡들이 펼쳐져 있어 18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코치즈와 제로니모가 아파치족 추종자들과 함께 미군 기병대들을 몇 년 동안 따돌렸음 직해 보인다.
바로 그곳에서 2~3마일 떨어진 곳에서 1886년 제로니모가 마침내 투항했었다. 그리고 치리카와 아파치는 이 하늘 섬에서 쫓겨나 플로리다로 옮겨졌다. 제 땅에서 쫓겨나고 살육 당한 인디언들의 역사가 담긴 곳이어선지 이 곳의 산들에는 귀기가 서려 보인다.
치리카와 내셔널 모뉴먼트는 그 과거와 등산로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곳이다. 이곳에서 더 넓고, 외지고, 높은 곳에 있는 남쪽의 ‘치리카와 윌더니스’ 지역의 작은 마을 ‘포털’로 가려면 ‘파이너리 캐년 로드’로 24마일을 가야한다.
4월에도 아직 늦게 내린 눈이 녹지 않아 폐쇄될 경우도 있지만 통행이 가능하더라도 꾸불거리고 파인 곳이 많은 진흙탕이라 4휠 드라이브 차량으로도 시속 15마일을 내기 어렵지만 가는 동안의 경치만은 기가 막히다.
건조한 여름철에는 다니기가 더 나을 그 드라이브가 이 치리카와의 또 다른 매력이다. 가시투성이 선인장 밭에서 출발하여 목초지를 지나 떡갈나무와 소나무 숲이 뒤덮인 언덕을 넘어가면 전나무와 눈에 덮인 가문비나무가 나온다.
마치 2시간만에 멕시코에서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간 것과 같을 정도로 놀라운 생태학적 다양성이 바로 이 하늘군도인 것이다. 보통 멕시코의 시에라마드레 지역에 서식하는 식물과 동물들이 이 외딴 곳에서 잘 자라고 있다.
아울러 포탈에 도달하기 직전 마지막 몇 마일에 걸쳐 3,000피트 높이의 절벽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케이브 크릭 캐년’은 작은 요세미티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경관이다.
포털에는 주민 1인당 박사학위 소지율이 애리조나주 내 어느 곳보다 높다. 케이브 크릭의 생태학적 다양성과 온화한 기후 때문에 생물학자들이 은퇴 후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그중 1명인 87세의 샐리 스파퍼드는 코넬 출신의 조류학자로 지난 30년 동안 매일 새들에게 성찬을 제공해 오면서 자기 집 앞마당에서 총 215종의 새를 관찰했다.
그녀의 마당에는 새뿐만 아니라 카요티, 여우, 산사자 등 온갖 산짐승들도 찾아온다. 그녀는 매일 새벽에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같이 새를 보는 것을 환영하며, 케이브 크릭 캐년 방문자들은 하나 같이 목에 망원경을 걸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치리카와에서 등산로는 끝도 없이 많다. 그중 상당히 평탄해서 걷기 쉽고 경치도 좋은 것이 5.5마일의 크레스트 트레일이다. 고도가 높아 9,600피트까지 올라가지만 8,800피트 미만으로 내려가지도 않는 이 트레일의 출발지점은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로 시작하지만 1마일쯤 가면 소나무 사이로 저 아래 평원과 걸어서 지나온 9개의 9,000피트짜리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포털에서 5마일을 운전해 가면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지부인 ‘사우스웨스턴 리서치 스테이션’이 있다. 대중에게 공개되는 이 연구소는 연구원들이 묵고 있지 않을 때는 소박한 캐빈의 방들을 렌트도 해주는데 캐빈 바로 뒤로 흐르는 물소리와 굽이굽이 펼쳐진 초원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풀솜나무와 플라타너스 숲에서 위로는 요세미티 같은 경치가 펼쳐지는 이곳보다 더 유혹적인 연구 환경은 다른 곳에는 없을 것이다.
이 하늘군도의 독특한 생태학적 풍요를 1세기 전에 일찍이 알아보고 박물관 연구소를 세운 것은 영향력 있는 생태학자였던 하트 메리엄이었다. 그는 이곳에 서식하는 식물 및 동물의 변화를 기준으로 고도가 1,000피트 올라가면 북쪽으로 300마일 여행한 것과 같다고 결론지었다. 4,000피트를 올라가면 북서쪽으로 1,200마일을 훌쩍 뛰어 넘은 것과 같은 생태계가 펼쳐지는 것으로 이 점이 바로 치리카와의 영원한 매력이다.
치리카와 내셔널 모뉴먼트는 하이킹과 멋진 바위 형성과정을 살펴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입장료 5달러, (520)824-3560.
케이브 크릭의 사우스 포크 트레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류 관찰지로 5월부터 9월 사이가 가장 좋다. 몇 명의 안내인 중 한명인 데이브 재스퍼. (520)558-2307.
하이킹은 3~5월, 9~11월이 시즌으로 여름철에는 1년 전에 예약해야 한다. 포털의 케이브 크릭 랜치는 85~130달러고 3개의 카티지와 6개의 아파트가 있다. 모두 에어컨디션이 돼 있고 부엌과 집 바깥에 앉을 곳이 있다. 인근 하이킹 지도도 비치돼 있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사우스웨스턴 리서치 스테이션에는 16개의 방이 있고 봄과 가을에 연구원이 없을 때 일반에 빌려준다. 1인 70달러, 2인 132달러고 식사가 제공된다. (520)558-2396.
선글로우 게스트 랜치는 치리카와 내셔널 모뉴먼트에서 12마일 남쪽으로 있다. 181~231달러의 방 값에 아침, 저녁 식사와 오후 간식이 포함돼 있다. (520)824-3334.
이곳에는 식당이 거의 없으므로 투산이나 윌칵스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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