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저지 한인상권을 가다
▶ (1) 클로스터 ...’버겐카운티 노른자위’ 4-5년새 급성장
뉴욕과 허드슨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북부뉴저지 버겐카운티가 한인들의 거주지역으로 각광을 받은 지도 10여년이 훌쩍 지나면서 이 지역의 한인 상권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한인 상권은 조지워싱턴브릿지 인근 포트리와 팰리세이즈팍에서 점차 에지워터, 클립사이드팍으로 확산됐으며 이제는 클로스터와 에디슨 지역까지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인상권이 커져가는 것은 무엇보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센서스에 나타난 뉴저지주내 한인 인구는 6만5,349명. 이중 버겐카운티에만 3만6,075명으로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 한국계 지상사가 대거 집중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유학생들까지 감안하면 한인 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복잡한 뉴욕시에 비해 거주 환경이나 교육 여건이 좋다는 점이 버겐카운티에 몰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상가 역시 경쟁이 치열한 뉴욕시를 피하려는 업종과 한인 거주자들을 겨냥한 업소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한인 상권들은 도매나 공장보다는 요식업소와 네일, 세탁소, 미용실 등 서비스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예전에 한인 이민자가 플러싱 등 퀸즈 지역에서 정착을 당연시 했던 것처럼 요즘은 초기 이민자라도 뉴저지에 근거를 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뉴욕시와 가깝다는 지리적인 요인과 70년대 초기 이민자들이 흔히 겪었던 재정적 어려움과 언어 장애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북부뉴저지 거주 한인들의 생활 터전이 아직 상당부분 뉴욕시에 있다는 점과 동서남북으로 넓게 분포돼 있는 거주지역이라는 특성이 한인 상권의 확대 재생산을 가로막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팰리세이즈팍 한인상권의 발달에서 볼 수 있듯이 한인상권의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대단히 고무적이며 계속 확장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클로스터(Closter) 상권
이 상권은 클로스터를 중심으로 알파인(Alpine)과 데마레스트(Demarest), 하워스(Haworth), 해링턴팍(Harrington Park), 노우드(Norwood) 등의 중심 지역이다.
조지워싱턴브릿지에서 허드슨강을 옆에 끼고 북쪽으로 잉글우드부터 올드태판에 이르는 이 지역을 노던 밸리(Northern Valley)라고 하며 이 지역은 버겐카운티에서도 노른자위로 평가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타 지역에 비해 높고 학군의 질도 버겐카운티에서 손꼽히기 때문이다. 클로스터 경우 지난 98년 기준 거주자의 중간 소득(Median Income)이 6만달러 이상이며 교육열이 높아 학군의 평균 SAT성적이 전국이나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클로스터 일대 인구는 3만7,000여명이며 이중 한인은 3,557명인 것으로 2000년 센서스 결과 나타났다.
클로스터 상권은 피어몬트 로드(Piermont Rd.)에서 호만스 애비뉴(Homons Ave.)와 버발렌 스트릿(Vervalen St.) 사이의 2마일 정도 일직선으로 늘어선 대형 상가를 일컫는다.
현재 피어몬트로드에서부터 ‘클로스터 커먼스(Closter Commons)’와 ‘클로스터 플라자(Closter Plaza)’, ‘호만스 플라자(Homans Plaza)’, ‘하이덴버그 플라자(Heidenberg Plaza)’, 옛 다운타운 지역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중 한인 상가가 집중된 곳은 클로스터 커먼스와 호만스플라자가 대표적이며 K마트가 있는 클로스터플라자 등에도 산발적으로 한인 운영 업소들이 있다.
현재 한인이 소유주로 알려져 있는 ‘클로스터 커먼스’는 애니세즈라는 대형 의류체인점을 제외하면 90% 이상이 한인 운영 업소이며 ‘호만스플라자’도 비디오대여점 등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업소들이 몰려 있다.
지난 90년대 초반 한인이 클로스터골프레인지를 매입하면서 이 지역 한인 상가 유입을 촉발했다는 것이 한인상가의 공통적인 평가다.
클로스터의 한인 상가들은 지난 4~5년 사이 집중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네일 살롱과 세탁소 등 미국인 고객을 주 대상으로 한 업종에서 지금은 한식당과 미용실 등 한인 고객 상대의 업소 등 현재 40~50개가 있다.
한인들을 주대상으로 하는 잔치집과 식당, 미용실, 식품점, 학원 뿐 아니라 미국인 고객 대상의 골프연습장과 헬스센터, 네일, 태권도, 골프샵 등 다양하다.
또 호만스플라자 인근에는 한인 소유의 2층짜리 오피스 건물이 들어설 예정으로 공사중이다. 현재 이 지역 상가의 렌트는 위치와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스퀘어피트 당 2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스터 상권은 그러나 성장에 일정부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인 거주자들의 상당수가 뉴욕에 비즈니스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샤핑을 하는 장소가 뉴욕이거나 조지워싱턴브릿지 인근의 대형 한인 업소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주거 지역에 위치한 상가이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더 이상 커지기가 힘들다는 점도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비디오업소 관계자는 "상당수의 한인 고객들이 팰리세이즈팍 등에 있는 한인 상가를 이용하기 때문에 큰 재미는 보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계속되는 한인 인구의 증가와 소득이 높은 주민들의 특성을 감안한 고급화 전략으로 이 지역의 한인 상권이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이 지역에서 15년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엑셀 부동산 탐 이 사장은 "한인 인구의 유입이 꾸준히 지속되면서 상가 매입과 업소 진출이 계속 활발해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전망으로 투자하는 한인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클로스터 네일부티끄 김현숙 사장
"10년전만해도 한인 네일업소가 단 한곳이었는데 지금은 7~8곳이 됩니다."
클로스터 네일부티크(Closter Nail Boutique)가 문을 연 것은 지난 92년이었다. 브롱스에서 네일업소를 운영하던 김 사장은 주거와 교육 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 이곳으로 이전했다.
처음 클로스터에 업소를 오픈했을 때만해도 한인업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우후죽순처럼 한인 업소들이 증가하면서 네일업계에서는 가격 내리기를 통한 과당경쟁이 벌어졌다.
김 사장은 "새로 들어선 업소에서 서비스가 아닌 가격으로 경쟁을 시작했다"며 "한인끼리의 과당경쟁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여러차례 모임을 갖고 오랫 동안 실강이를 벌였다"고 말했다.
한동안 진통을 겪은 뒤 클로스터의 한인 네일업소들은 공정 가격을 정하고 ‘고객 빼돌리기’와 같은 행태를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 지금은 다른 업소의 고객이 찾아오더라도 해당 업소로 보내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김 사장은 이 지역 주민들 중 상당수가 맨하탄 등 뉴욕에서 근무하거나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권이 서비스업과 소매업소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인 1.5세 부모들이 많아진 것이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수년간 한인 업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사장은 "일부 주민이나 업소에서는 지나치게 복잡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그래도 한인 업소의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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