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년 걸려 미래형 승용차 제작해 낸 디자이너 닉 퓨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12년 동안 미래형 자동차 제조에 몰두해온 한 자동차 디자이너의 집념이 결실을 맺어 화제를 낳고 있다.
그 주인공은 최근 ‘제노 III’(Xeno III)란 공식 이름의 컨셉카를 선보인 닉 퓨. 그가 사재와 각종 후원금을 포함한 10만달러와 돈으로 환산하면 그 액수의 3배가 넘을 노동력을 바쳐 완성한 제노 III는 금빛 풍뎅이와 달 표면용 로버 자동차를 섞어놓은 듯한 모습에 인터랙티브 기능이 뛰어나고, 게다가 퓨가 최고 상태로 조정만 할 수 있다면 최고급 경주용 자동차를 능가하는 스피드를 낼 수 있다.
다만 소음이 심하고 여행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흠이라면 흠. 2인용 자동차이지만 한 사람 분의 짐도 다 싣지 못할 정도로 짐칸이 좁은데다 비나 눈이 내릴라치면 꼼짝없이 맞아야 하는 오픈카이기 때문이다. 연료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듯 수소 혹은 핵에너지 같은 색다른 것이 아니라 압축된 천연개스를 사용한다.
제노 III(제노 I과 제노 II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가 실용화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하지만 이는 퓨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가 오랫동안 노력을 바친 것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현실화해 보고 싶다는 욕망에서였고, 이제 그 꿈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의 집념과 탐구열은 전기작가 마크 크리슨센이 최근 출간한 퓨의 전기 ‘완벽한 야수를 제조하라’(Build the Perfect Beast)에 연대순으로 상세하게 묘사되었다.
"자동차는 당신이 입는 로보틱 피부와 같은 것이다. 장신구와 의상이 그러하듯 당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퓨는 캘리포니아주 패사디나의 아트센터 칼리지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현재는 할리웃 영화 제작자들을 위한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생계와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에 입사하지 않은 것은 "마케팅 담당 간부가 원하는 차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자동차를 디자인 할 수 있길 바랐기 때문"이다.
사실 퓨는 실용주의자라기보다는 미래주의자에 가깝다. 제노 III는 미래에 개인용 주문생산이 실행됐을 때 자동차가 어떤 모습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제노는 납작한 알루미늄판의 본체와 투명한 유리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탄소에 기초한 결정체들이다. 이 결정체들은 고객이 원하는 어떤 디자인의 자동차도 만들 수 있는 재료로서 소규모 수소화탄소 공정 공장에서 생산된다.
그렇게 될 가능성에 대해 퓨는 "이는 마치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쌌던 50년대의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PC로 바뀐 것과 같은 일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최초의 개인 주문생산 제조시스템에서 최초의 유기적 자동차를 ‘재배’해 내려면 200만달러 이상의 투자비용이 들겠지만 이 개념이 널리 알려지고 상용화되면 한 대당 제조비용은 1,000달러에서 1,50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그는 전망한다. "너무 싸서 프레임과 기어만 그대로 두고 본체의 스타일은 마치 옷을 갈아입듯 계절별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퓨가 설명하는 미래의 제조공정은 전혀 현실화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제노 III는 존재하며 또 잘 달린다. 퓨는 제노 III에 제너럴 모터스의 502평방인치의 해병대 엔진을 장착했고, 거기에 수퍼차저를 달아 출력을 더욱 높였다. 엔진과 타이어를 연결하는데는 코벳의 후미 와 길쭉한 경주용 자동차용인 드랙스터형 트랜스미션을 사용, 500마력이 넘는 출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했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택한 것은 개솔린보다 환경친화적이기 때문이다.
퓨의 특허인 샤시 디자인은 보통 차와 비슷한 거리를 달릴 수 있을 만큼의 천연가스를 담을 수 있는 한 쌍의 탄소섬유 저장탱크를 갖추고 있으며 바디는 크롬도금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고 앞뒤에 독립적인 서스펜스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제노 III의 설계 테마를 유기적이며 환경친화적이고 성능중심에 인터랙티브 기능을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퓨는 "제노 III는 학습용으로 자동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하고 배우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제노 III가 실제로 달린다는 사실에 고무된 그는 다음의 꿈을 실현할 수 있고, 또 그 다음의 꿈에도 도전한다는 또 다른 집념을 불태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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