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사태 불구, 모험 여행 예약은 변동 없어
북미와 남미 인기 상승, 가족단위 여행 많아
짐도 조심해서 싸야 하고, 편안한 신발을 신어야 하며 예기치 못한 일에 항상 대비해야 하므로 비행기를 타러 가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모험거리가 되는 요즘, 거기에 비행기에서 내려서 뗏목 타기나 바위 타기, 카야킹 같은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되는 일을 더하려는 사람은 무언가 특출한 데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모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배낭을 내려놓고 집에 들어박혀 아웃도어 라이프 네트워크나 CNN 채널만 돌리고 앉아 있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 표시할 수는 없지만 모험여행 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년 9월 11일 이후 여행업계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모험여행 시장만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기대이상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이후에는 문의와 예약이 평상 수준 회복을 기대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이후 36개 모험여행 알선업체를 조사했던 ‘아웃사이드’ 잡지 편집자 그랜트 데이비스는 "처음엔 다들 연말쯤엔 가게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며칠 지나고 보니 살아남을 것 같고 1주일쯤 지나니까 바빠질 것 같더랍니다"고 말했다. 그 2개월 후에 다시 조사해보니 장사가 평년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지난달 초 ‘아웃사이드’와 여행전문 웹사이트 away.com이 공동 조사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자신을 활발히 여행한다고 규정하는 2600명중 85%는 2002년에 작년만큼 또는 더 많이 여행을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62개 모험여행 알선업체중 3분의 2가 2002년초의 문의 및 예약 수준으로 보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물론 모험여행객들의 계획들도 조금 바뀌긴 했다. 행선지는 북미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라틴 아메리카, 태평양 연안도 많다. 몇 달전에 예약하기보다 마지막 순간에 떠나는 일이 더 흔해졌고 가족단위 여행이 늘어났다. 또 처음 가는 사람보다는 과거에 가본 손님들이 더 많다.
모험여행이라는 것을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 분야의 매출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산정하기는 불가능하다. 36세의 암벽등반가에게는 나중에 감상할 기막힌 경치를 그리며 40파운드의 짐을 지고 급경사면을 기어오르는 것이 모험이겠지만 2자녀를 거느린 50대 부부에게는 현지인 안내인에게 무거운 가방을 지게 하고 맞추피추의 잉카 트레일을 걷는 것만도 굉장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아프리카에서의 호화 사파리부터 가족끼리 강물에서 뗏목타기까지를 알선하는 6개 업체는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예약이 그 전해보다 20~25% 감소했으나 1월 이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주 엘세리토에서 소그룹 하이킹, 래프팅 및 기타 다른 모험여행을 알선하는 ‘마운틴 트래블 소벡(www.mtsobek.com)’의 마키팅 디렉터인 로빈 고먼은 "9월부터 12월 사이에 예약이 20% 줄었지만 1월 첫주들어 처음으로 그 전해보다 예약이 조금 늘었다"고 말했는데 목적지의 스펠링을 잘못 말하는 손님들이 있는 것으로보아 단골 손님들만 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 회사는 아직도 올 여름 이란과 요르단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9월 11일 직후에는 몇 개 취소됐지만 중동 여행이 다시 인기라고 했다. 그러나 고객들이 불안해 할만한 목적지는 얼른 취소하는 여행사들도 많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자리잡고 최고급 숙박에 자전거와 등산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백로즈(www.backroads.com)’는 터키와 모로코,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 여행을 잠정 중단했다.
이 회사도 최근들어 손님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북미주 지역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12월의 마지막 2주 예약이 이 회사 역사상 그 어느해의 같은 기간보다 많았다고 밝힌 사장 탐 헤일은 "사람들이 갑자기 삶은 계속되는 것임을 깨달았나봐요. 여행이 자기 삶의 중요한 부분인 사람들에겐 여행을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오지 탐험을 많이 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지오그래픽 익스페디션스(www.geoex.com)’에도 1월 들어 전화가 많이 걸려오기 시작했다. 여행의 세부사항 및 안전여부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국내 및 아프리카, 동남아, 갈라파고스, 중미 같은 곳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아르헨티나의 정치, 경제적 동요에도 불구하고 요즘 남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는데 보다 호화판 모험 여행을 알선하는 ‘에버크롬비 & 켄트(www.abercrombiekent.com)’ 대변인 파멜라 래서스는 중동에서 사막 사파리를 하려던 사람이 아마존 크루즈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여행으로 행선지를 바꾼 덕에 작년 9월 중순부터 올 1월 중순 사이에 남미 여행 예약은 1년전보다 10%가 늘었다고 했다.
래프팅이나 카야킹을 주로 알선하는 ‘아웃도어 어드벤처 리버 스페셜리스츠(www.oars.com)’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목적지가 북미주인 덕분에 다른 업체들보다 변동을 겪지 않았다. 그래도 뉴욕 손님들은 다시 늘어날 기미가 없고 자기 집에서 운전해서 갈만한 거리를 가족이 모두 함께 가기를 원하는 손님들이 많아진 것이 눈에 띄는 추세.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아이들이 커서 대학에 가기 전에 데리고 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손님들이 많습니다"고 마케팅 담당 브라이언 맥커천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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