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제퍼슨이 화석이 풍부한 버지니아주 남서부 솔트빌에서 출토된 매머스의 이빨화석을 자랑스럽게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공룡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지역 역사를 다루는 솔트빌의 중부 애팔래치아 박물관을 찾은 초등학생이라면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덕분에 화석이나 제퍼슨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는 버지니아주의 표준 학력고사(Standards of Learning)에서 득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SOL 시험은 버지니아주의 교육기반이다. 이 박물관은 인터넷 사이트에 이 시험에 출제되는 57개 주제를 이해하는데 박물관 견학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설명한 17쪽에 달하는 안내문을 올려놓고 있다. 버지니아주 박물관의 교육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시험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해야 학생들이 박물관 문턱을 넘는다"고 말한다. 버지니아주 박물관협회의 회장인 마고 칼록은 "버지니아주 안에선 박물관의 크기나 위치에 상관없이 형편이 똑같다"고 털어놓았다.
버지니아주는 3, 5, 8학년 및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매년 SOL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6개의 SOL 시험에 합격하거나 주가 인정하는 다른 시험을 통과해야 고교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2007년부터는 모든 학교들의 평가가 이 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의 비율을 의거해서 결정된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학교들은 시험과 상관없는 필드트립 등에 쓸 돈과 시간의 여유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리스버그의 역사박물관인 루동 박물관이 지난달 SOL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설한다고 발표하자 여섯 군데의 학교에서 관람을 신청했다. 그중 한군데인 설리 초등학교의 교사 애너벨 존슨은 "SOL를 봐야 하는 한, 박물관이 SOL과 관련이 있는가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몬티첼로나 콜로니얼 윌리엄스버그 같은 큰 박물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학교 커리큘럼에 초점을 맞춰 왔으나 1998년 SOL이 시작된 뒤로는 소형 박물관들도 같은 방침을 택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 페어팩스의 카운티 박물관인 ‘콜빈 런 밀’은 이 카운티에서 유일하게 실제로 작동되는 19세기 물레방아를 전시했다. 이 전시회에 견학 온 학생들의 인솔교사들을 상대로 개선할 점을 조사했더니, 3분의2 이상이 SOL에 해당하는 ‘간단한 기계류’에 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올해엔 19세기 소장품들을 활용하여 쐐기며 지레 같은 간단한 기계류에 관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박물관의 교육담당자들은 흥미에 관한 음모론도 제기한다. 교사들은 박물관을 비롯한 지역의 문화자산을 활용하고 싶어하지만, 학교 행정담당자나 학교위원회, 부모들에게 박물관 견학이 시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지 않으면 그들은 돈이나 시간을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예술’이라면 상사들이 달가워하지 않았을 예술을 통해 학교를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돕는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리치몬드에 있는 ‘시어터 4’의 공동 창설자이자 아트 디렉터인 브루스 밀러의 말이다.
아동을 위한 순회 연극 그룹인 ‘시어터 4’는 SOL을 치러야 할 연령층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끌어들이고자 하는 박물관과 문화단체들 사이에서 하나의 본보기로 여겨지고 있다. 1998년 첫 SOL 성적이 발표되자 ‘시어터 4’는 버지니아주 학교들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예약 취소사태를 겪어야 했다. 한달 동안 30만달러분의 예약이 취소되는 바람에 연간 예산의 8%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뒤로 ‘시어터 4’는 다른 교육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모든 대본을 SOL 위주로 수정하고 이 시험과 공연의 관련성을 홍보했다.
밀러는 매년 33개주에서 200만명의 학생들이 관람하는 이 그룹이 버지니아주에서 더 압박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시험도 다른 주보다 더 치열하다고 했다. 이에 발맞춘 시어터 4의 작전은 주효해서, 학교 예약이 10% 증가했다. 밀러는 박물관 회의에서 어떻게 학교들을 끌어들일 것인지에 대해 발표하도록 초청을 받은 상태다.
많은 박물관들이 시어터 4의 경험이 모범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SOL 시험이 구태의연한 프로그램을 혁신시킬 명분과 방법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프로그램들이 신선하고 중요해졌다. 아이들을 문화와 예술의 지지자로 만들면 아이들은 주말에 부모와 함께 다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어린 애호가들은 장차 기부자나 자원봉사자로 자라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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