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 문호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는 소설뿐만 아니라 민화들도 많이 발표했다. 그의 민화는 1879년 ‘시체고료노크’가 들려준 고대의 영웅담, 이야기꾼들에게 귀동냥한 민화, 시 그리고 전설 등이 토대. 거기에 자신의 독특한 문장력으로 이를 완성시켰으며, 그 가운데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바로 1881년 발표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작품의 내용은 대강 이렇다. “어느 가난한 구두장이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농가에 살고 있었다. 워낙 가난한 그는 모피 외투 한 벌을 아내와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구두 수선 외상값을 받아 새로운 모피 한 벌을 더 사기 위해 마을로 내려가, 외상대금을 받으려 돌아다녔다. 하지만 잔돈푼만 수금, 모피를 살수는 없었다. 그는 받은 외상값으로 술 한잔을 마시고, 수선을 의뢰 받은 구두 한 켤레만 갖고 투덜거리며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땅거미가 내려앉아 어둠이 짙게 깔리던 시간에 교회건물 뒤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벌거벗은 남자를 발견한 그는 갈등에 빠진다. 한참 망설인 그는 결국 자신이 입고 있던 모피 외투를 벗어 그 사람에게 입히고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벌거벗고 추위에 떨던 불쌍한 남자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이 땅에 내려와 3가지를 깨닫게 되면 천국으로 되돌아오라는 명령은 받은 천사였다.
천사가 깨달아야 하는 세 가지는 ‘사람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이었다.
구두장이 집에 온 천사는 그곳에서 기거하면서 구두 일을 열심히 배웠다. 얼마후 구두장이 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을 갖게된 그는 구두 일을 하면서 직접 손님들을 대하게 됐다.
어느 날, 체격이 건장한 부자가 고급 장화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 천사는 그 부자가 곧 죽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장화 대신 사람이 죽었을 때 신는 슬리퍼를 만들었다. 얼마 후에 장화를 주문한 부자의 부인이 종을 시켜 주인이 죽었으니, 장화 대신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고, 그는 미리 준비해둔 슬리퍼를 내주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뒤 어느 날, 쌍둥이 여자아이의 구두를 맞추기 위해 한 여인이 집에 찾아왔다. 그 여인은 쌍둥이의 어머니가 아니라고 했다. 그 아이들은 이웃집 아이였는데 아버지는 숲에서 일하다가 나무에 깔려 죽고, 3일 후에 어머니마저도 그들을 낳다가 죽어, 자신이 그들을 맡아 키우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후, 그는 구두장이 주인에게 자신이 천사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그는 구두장이가 자신을 불쌍히 여겨 집으로 데려왔을 때, 부자가 자신의 죽음도 모르고 장화를 주문했을 때 그리고 두 여자아이를 데리고 온 여성을 통해 이 땅에서 깨달아야 할 세 가지 답변 모두를 알았기에 천국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 말한다.
천국으로 돌아갈 천사는 “사람 속에 있는 것은 사랑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자기 자신에게 있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방법이 주어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리고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는 “오로지 사랑의 힘으로 살고 있음을 알게 됐다.”는 말을 남기고 천국으로 되돌아갔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에서 사람들은 구두장이처럼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요즘, ‘뭐 때문에 사는지 모르겠다’며 넋두리를 하는 한인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술자리에 가면 주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 목소리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푸념하는 한인들도 자주 눈에 띈다. 이들의 넋두리와 푸념에는 나름대로 표면상의 이유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의 대부분은 사업, 가정생활, 자녀교육, 직장생활 등과 연관된 누구나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일들뿐이다.
한인들의 넋두리는 핑계거리나 단지, “무엇 때문에 사는가?”라는 의문으로 그칠 뿐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계획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느 덧, 올해도 벌써 3월로 접어들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톨스토이가 ‘오로지 사랑의 힘’이라 답했듯이, 우리도 그 질문에 각자에 맞는 정답을 만들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곧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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