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음이라 하고, 각각의 고유한 진동수에 따라 최소 16Hz에서 최고 2만Hz까지 사람은 듣는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소리가 참 신기하고 또한 대단히 위대한 것이라 생각한다. 산 속을 거닐어 보라. 산 속의 새소리를 들으면 누구든지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모임이 끝날 때 뒤풀이로 노래방을 가곤 한다. 즐거운 노래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풀기 위하여 간다. 이렇게 소리란 즐거운 소리도 있지만, 살다보면 헛소리도 듣고 큰소리를 듣는다.
지나온 몇 개월간 들어온 헛소리 시리즈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하늘을 우러러 헛소리한 것이다. 요즘 한창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인물이라는 이형택씨의 경우를 보자. 그는 2001년 9월 대한민국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보물선 인양사업과 관련해 무슨 작용을 하거나 이득을 취한 바가 전혀 없으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다" 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거짓말한 것이 들통났고 몸통인지 새털인지 해서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을 보면 그의 큰소리도 헛소리임이 증명되었다.
헛소리 시리즈 두번째는 대한의 남아로 태어나 국가의 부름에 헛소리로 답한 것이다. 젊은이의 우상이었던 재미동포 가수, 유승준. 그는 신체검사를 받던 2001년 8월에 "국가의 부름을 받는다면 응하겠다" "대한의 남아로서 국방의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던 그가 미국 시민권을 받고 한국의 국방의무에서 해방되어 자유스러운 가수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한 개인으로 볼 때 다행이고 합법적이다. 하지만 많은 청소년의 롤 모델이었던 그가 대한의 젊은이를 대표하듯 큰소리 친 후 말을 바꿈으로써 도덕적 비난을 받게 되었다. 대한의 남아라던 큰소리는 헛소리로 메아리쳐 돌아왔다.
헛소리 시리즈 세번째는 소위 대한민국의 최고 엘리트가 할복자살하겠다던 헛소리이다. 대통령의 개혁 중심으로 수석비서관까지 지낸 신광옥 전 법무차관은 "진승현과 만난 적이 없다" "한푼이라도 받았다면 할복자살을 하겠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일본 사무라이 소설에나 나옴직한 말로 자신의 결백을 큰소리치던 그가 지금 감옥에 있는 것을 보면, 개혁의 큰소리도 공허한 헛소리였다는 것을 우리는 겨우 몇 달만에 알아차리고 말았다.
한국의 큰소리 시리즈는 왜 헛소리 시리즈로 끝났는가. 그들의 큰소리는 그들이 행해온 과거의 행위를 숨기기 위한 것이거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헛소리가 남긴 상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신과 허탈을 남겼다.
반면 9.11 참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부시 대통령의 큰소리는 다르다. 그의 큰소리는 올바름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과 인내로 전쟁의 승리라는 달콤한 결과를 만들었다. 부시 대통이 남긴 큰소리의 결과는 국민들로 하여금 신뢰와 믿음 그리고 위대한 미국이란 인식을 새롭게 했다.
위의 사례들은 높은 사람, 대단한 사람,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도 큰소리 잘치는 사람도 많고 헛소리 잘하는 사람도 많다. 헛소리나 큰소리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어떤 소리인지 다 알게 된다.
21세기가 나은 경영의 귀재 샘 월튼은 월마트의 설립자이고 미국에서 제일 가는 부자 중의 하나이지만 이웃처럼 친근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조그마한 사업체의 사장이었을 때 그는 몸을 종업원의 어깨가 보일 정도로 낮추었다고 한다. 즉, 겸손하고 인간적인 사장이었다고 생각한다. 픽업 트럭을 타는 서민적인 사장은 돈 대신 사람이 보이게 되었고, 사람이 보이니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니 돈이 절로 모이더라는 경영 철학을 이야기한다. 또한, 돈 욕심을 버리고 가격을 낮추니 가게는 날로 번창하고 시간이 지나도 초지일관 꾸준함을 보이니 소위 말해, 텃새도 하나씩 둘씩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이웃을 친구로 고객으로 만든 그의 경영 철학이 월마트가 성공하게 된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이웃 같은 샘 윌튼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낮아 보이지만 비굴하지 않은 몸가짐, 그 편안함 속에 사람이 모이고, 싸지만 구걸하지 않을 만한 이윤, 시간의 흐름 속에 변치 않는 마음가짐이면 구태여 큰소리치지 않아도, 헛소리하지 치지 않아도 우리는 떳떳할 수 있겠다. 이곳 미국에 나와 나의 후손이 영원히 머물면서, 샘 윌튼처럼 하늘이 낸 부자는 아니라도 이웃에 따뜻하고 가정에 충실한 작은 부자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옆 사람 손을 잡고 정다운 목소리로 우리도 열심히 하자고 소리 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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