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토론 ‘유승준 파문’ 이렇게 본다
▶ 척 리/노스리지
많은 분들이 유승준군의 일치하지 않는 말과 행동에 대해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하면서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없다. 단편적인 정보에 의거하여, 유승준군이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시민권 취득 또 한국 국적을 포기하기까지의 내용은 무시해 버리고, 한국 정부의 입국금지 조치가 국민 감정만을 생각한 졸속한 행위라며, 출입국 관리법의 법적 근거까지 따지는 오류를 범하는 것 같다.
지난 6일 한국일보 서울 본사 기자가 작성한 ‘유승준 입국금지 법적 근거 무엇인가’라는 글을 보면 유씨는 지난해 11월 공익 근무요원 입영통지서를 받았고 주변 정리를 하겠다고 해 3개월간 입영을 연기해 줬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 2월 이후, 늦어도 4월에는 입영이 예정돼 있었는데 지난달 공연 목적으로 출국하겠다고 신고, 병무청은 입영대상자임에도 출국을 허가했는데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 LA 한국 총영사관에 국적 포기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병무청은 유씨가 명백히 병역 의무대상에서 빠지는 수단으로 시민권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병무청은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이 계속 국내에서 연예활동을 한다면 성실히 복무하는 현역 군장병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국가존립의 뿌리마저 뒤흔들 수 있다고 판단, 입국 금지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또 입국 금지는 개인의 기본권까지 제한하는 심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내국인이 병역을 회피하면 징역 1년6개월~2년의 실형이 선고되는데 유씨는 미국 시민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제재 없이 연예활동을 할 수 있다면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국 군대라는 곳. 정말 더럽고 치사하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데라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그곳이 없다면 자신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은 노예가 되어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조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자신의 청춘을 군대에 바치는 것이다. 그런 희생이 없다면 유승준군이 춤추며 노래 부를 수 있는 무대도, 1억명의 군인보다 단 한명의 유승준을 원한다고 떠드는 불쌍하고 어린 여학생 팬들도 사라질 것이다.
또 입국금지 조치나 하는 졸속한 정부를 보면서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조국을 알려주기가 부끄럽다는 분도 있다. 오래 전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씨를 입국 금지시켰을 때는 나도 일순간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조국은 어머니와 같다. 설혹 못나고, 배운 것 없고, 가진 돈 없이 내게 불편만을 주시는 불구의 몸이라 해도 나는 어머니의 좋은 점을 생각하며 사랑하고, 2세들에게도 가르치겠다.
시민권을 신청하려면 손가락 10개 모두의 지장을 찍고, 다시 말해 본인이 직접 관여해야 하고,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또 이민국 인터뷰에서 합격해야 하고 합격 후에도 몇 개월 이상 기다린 후 본인이 직접 출두해서 선서식을 한다. 그런 상황임에도 지난 겨울 순전히 팬 관리나 자신의 인기만을 위해 TV에 나가 "나 군대 갔다 돌아오면 그때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라고 하며 울먹이기까지 했었다는 것을 아직 나이가 어리다며 넘어가자고 할 수 있는가. 나이가 25세이면 어리광이나 부릴 때는 지났다.
지난해 11월 입대를 4월까지 연기까지 해주면서 기다리는 군부대도 있고, 동쪽으론 향로봉에서, 서쪽으론 강화도에 이르기까지 조국 하나에 목숨을 맡긴 비슷하거나 더 어린 나이의 젊은이들이 60여만명이나 이 겨울을 고통스럽겠지만 자랑과 기쁨으로 보내고 있다. 유승준군은 스스로에게 진실해지고, 잘못은 빌 줄 알고, 용서를 구할 줄 알며, 책임질 줄 아는 재외 한국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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