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미국 등 스포츠강국들은 넘쳐나는 메달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 인구대국 인도 등 50여개국은 색깔불문 단 1개의 메달조차 따내지 못하고…. 올림픽때면 늘 되풀이되는 메달편중 우려를 비웃듯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종반에 접어든 20일에도 메달을 쓸어담는 ‘괴물’이 속출했다. 노르웨이의 올레 에이나르 뵈른달렌은 남자 바이애슬론 4X7.5km 릴레이에서 금메달을 차지, 이번 대회 첫 4관왕에 올랐고 할아버지부터 3대에 걸친 올림피언 짐 셰이Jr.(미국)는 스켈레턴 금메달로 가문의 영광을 이어갔다.
약체 벨라루스 하키, 최강 스웨덴 격침
▶쏟아지는 금메달과 달리 21일의 최대 화제는 남자 아이스하키 준준결승에서 약체 벨라루스가 탑시드 스웨덴을 4대3으로 격파한 것이었다. 워낙 전력이 달려 1라운드(스웨덴은 2R 직행)를 거쳐 8강 토너먼트에 겨우 합류한 벨라루스는 절대약세 예상을 깨고 최강 스웨덴을 격침시키고 준결승에 진출, 지난 80년 대회에서 미국이 무적 소련을 격파한 것 이상의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은 독일을 5대0으로 완파하고 4강 대열에 합류했다.
노르웨이 뵈른달렌, 대회 첫 4관왕
▶뵈른달렌의 이번 대회 첫 4관왕 등극은 64년 인스부르크대회 4관왕 리디아 스코블리코바(당시 소련)와 80년 레이크플래시드대회 5관왕 에릭 하이든(미국)에 이어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골드 수확.
바이애슬론 최강국 노르웨이는 20일 뵈른달렌을 마지막 주자로 내보낸 남자 4X7.5km 계주에서 1시간23분42초3을 기록, 독일(1시간24분27초6)과 프랑스(1분24초36초6)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뵈른달렌은 사격 10발중 3발이 빗나가고 활강 도중 넘어지는 등 제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동료들이 벌어놓은 점수덕에 바이애슬론 4종목에 걸린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어보는 영광을 안았으며 폐막을 하루 앞둔 23일 크로스컨트리 50㎞에서 5관왕에 도전한다.
미국 셰이Jr., 할아버지 이어 금
▶이번 대회 개막식에서 3,500여 건각들을 대표해 선수선서를 했던 셰이Jr.의 동계올림픽 출전은 그 자체가 금메달감이었다. 할아버지 잭 셰이는 32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2관왕, 아버지 짐 셰이는 비록 메달획득에는 실패했지만 64년 대회 크로스컨트리 미국대표.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의 3대 올림피언이 된 셰이Jr.는 스켈레턴에서 두차례 레이스 합계 1분41초96으로 세계선수권 챔피언 마르틴 레틀(1분42초01·오스트리아)과 그레고르 스태흘리(1분42초15·스위스)를 은·동메달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개월전 교통사고로 숨진 우상 겸 후원자 할아버지의 사진을 헬멧 안쪽에 붙이고 레이스를 펼친 셰이Jr.는 0.05초 차이로 우승, 54년만에 부활한 스켈레턴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의 강광배는 26명중 20위(1분44초51). 미국은 여자부 스켈레턴 금메달(트리스탄 게일·1분45초11)과 은메달(레아 안 파슬리·1분45초21)까지 휩쓸었다. 3위는 알렉스 쿰버(독일·1분45초37).
이밖에 발칸반도의 아름다운 작은나라 크로아티아에 독립후 첫 올림픽 금메달(알파인 복합)과 은메달(알파인 수퍼회전)을 안겼던 야니카 코스텔레치는 20일 여자 알파인 회전에서 프랑스의 로 페케노와 스웨덴의 아냐 패얼슨을 2, 3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빙속 여왕’ 안니 프리에싱게르(독일)는 1,500m에서 1분54초02를 기록,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1분54초38)을 11개월만에 0.36초 앞당기며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2위는 팀동료 사비네 펠커(1분54초97), 3위는 미국의 제니퍼 로드리게스(1분55초32). 한국의 최승용(29위·2분1초39초)과 백은비(33위·2분3초87)는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하며 물러서야 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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