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BI 검거, 송환 작업 테러사건이후 본격화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도피사범 검거 및 송환작업에 가속이 붙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1996년 2월 해결사들을 한국에 보내 별거중인 아내를 청부 살해한 혐의로 수배됐던 홍종근(61)씨를 지난 14일 오션사이드에서 검거한데 이어 15일에는 미시간주 오키모스에서 ‘세풍사건’ 연루 혐의로 수배를 받아온 전 국세청 차장 이석희(65)씨를 전격 체포했다.
연방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1999년 12월 발효한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이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데다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 내 외국인 범죄 용의자에 대한 검거·추방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 사법 당국이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정식 외교경로를 통해 검거 또는 강제 송환한 범죄 용의자는 홍씨와 이씨를 포함, 모두 네 명. 연방 마셜은 지난해 5월 30억원대 횡령혐의로 수배됐던 한영철씨를 LA 한인타운에서 체포해 한국으로 압송했으며 한국 검찰도 LA서 강도·강간 등 혐의로 271년형을 받았던 강현구씨를 지난 해 10월 LA 카운티 검찰에 인계했다.
사법 당국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인 도피사범은 1996년 100여명에 불과했으나 IMF 사태 이후 급증해 현재 LA지역 80여명을 포함, 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1998년 8월 미국으로 도피한 이석희씨는 국세청 차장 재직 시절인 1997년 24개 기업으로부터 대선 자금 166억7,000만원을 불법 모금한 혐의를 받아왔으며, 홍종근씨는 별거 중이던 아내 심유자씨가 50억원대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하자 3만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데이빗 김(33), 홍수영(41)씨 등 2명을 한국에 보내 심씨를 살해한 혐의로 인터폴의 추적을 받아왔다.
이씨의 인정신문은 19일 낮 미시간주 연방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기됐으며 홍씨의 인정신문도 19일 오후 1시30분 샌디에고 연방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국어 통역이 없어 20일 같은 시간으로 연기됐다.
이석희씨 도피생활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은 1년여전 FBI가 자신을 추적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기 전까지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오키모스지역 한인들에 따르면 이 전 차장은 정모씨라는 여성과 한인소유 비디오 대여점에 가끔 나타나 테입 등을 빌려갔으며 노래방을 출입하기도 했다. 또 미시건 주립대학에서 한인학생 행사에 참석해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비디오 대여점 업주 P모씨는 "정씨가 이씨를 오빠라고 소개하곤 했다"며 "정씨는 FBI 수사관들이 이씨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2001년 1월27일 이후 업소를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체포되기 6개월전 월든폰드 콘도미니엄 단지내 한 주택을 ‘엘리어스 스티브 이’라는 가명으로 임대해 거주해 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주일전 소재지를 제보받은 4명의 FBI수사관들이 15일 밀어 닥치자 처음에는 순순히 문을 열어 주었으나 수갑을 채우려 하자 심하게 저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콘도미니엄 단지관리인 칼 그린스턴은 "이씨는 매우 조용한 사람으로 이웃들과 거의 말도 없이 지냈으며 집안수리 등 특별한 경우에만 출입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4명으로 이뤄진 이씨의 변호인단은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내주께 보석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26일부터 소환적부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황성락 기자>
홍종근씨 도피생활별거중인 아내를 청부 살해한 혐의를 받아온 홍종근(61)씨의 도피행각은 사건발생 6년만인 지난 12일 샌디에고 북쪽 오션사이드의 한 원베드룸 아파트에서 종막을 맞았다.<2월19일자 본국지 참조>
홍씨는 오션사이드 캐년사이드웨이에 있는 ‘캐년클럽’ 아파트단지내 292호에 숨어살면서 ‘제임스 이’ 등 가명을 사용, 경찰당국의 추적을 피해왔다. 2층구조로 돼있는 이 아파트의 월세는 879달러. 이웃 주민들은 "(홍씨가) 혼자 사는 듯 했으며 밖에도 잘 안나왔다. 한 달에 한번 볼까말까 했다"고 전했다.
1995년9월 LA에 온 홍씨는 한국서 부강운수, 거산운수 등 택시회사와 쇼핑센터를 운영했던 300억원대의 재산가였다. 경찰소식통에 따르면 홍씨는 LA에 숨어사는 동안 한국에서 빼돌린 수백만달러의 돈으로 머세디스 벤츠를 타고 다니는 등 한때 호화판 생활을 했으며 LA동부의 월넛에도 주소지를 뒀었다. 홍씨는 특히 사건 다음날인 1996년2월9일 LA한인타운내 H은행과 S은행에 바디가드를 거느리고 나타나 총 200만달러에 달하는 현찰을 인출하기도 했다. 홍씨는 샌디에고 메트로폴리탄 연방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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