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레스 포레스트는 우람한 산세와 울창한 숲 그리고 시원히 흘러내리는 계곡때문에 여름 피서지로 유명하다. 겨울철이면 기온이 낮아지고 때때로 도로 사정도 여의치 않아 방문객의 수가 크게 떨어지지만 진정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겨울에 이 곳을 찾는다. 여름철처럼 햇살이 따갑지 않아 등산이 수월하고 남가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황홀한 설경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겨울철에는 캠핑장과 피크닉 장소들이 문을 닫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지금도 일부 캠핑장과 피크닉 그라운드는 주말 나들이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송어 낚시 또한 겨울철에 피크를 이룬다. LA 카운티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앤젤레스 국유림의 높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도심에서 찌든 마음의 때를 한꺼번에 벗고 왔다.
doopaek@koreatimes.com
샌개브리엘 산맥을 굽이굽이 누비는 2번 앤젤레스 크레스트(Angeles Crest) 하이웨이를 타고 올라가면 남가주 최대의 레크리에이션 지역을 만나게 된다. 하늘 높이 치솟은 소나무와 전나무 숲 그리고 야생 동물들로 유명한 앤젤레스 국유림에는 무려 557마일에 이르는 하이킹 트레일이 있으며 80여개의 피크닉장과 캠핑장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앤젤레스 국유림에서 2번 하이웨이를 타고 올라가다가 가장 먼저 만나는 관광지는 마운틴 윌슨(Mount Wilson) 천문대. 천문대 주위는 공원(Skyline Park)으로 조성되어 일년 내내 방문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 이 곳은 까치발로 서서 손을 뻗치면 하늘에 닿을 것 같은 고원지대이다. 지나가던 구름이 쉬어 가는 곳으로 별천지에 올라온 느낌을 받는다. LA 일원은 물론 저 멀리 태평양이 시야에 들어온다. 피크닉과 하이킹이 제철인데 팍에는 주차장과 수도시설, 화장실, 피크닉 테이블들이 있고 천문대 주변으로 수림지대를 부드럽게 감싸는 산행 코스도 마련돼 있다.
현재 이 곳은 지난달 내린 눈이 모두 녹아버린 상태. 하지만 산마루에서 비가 내리면 이 지역은 눈이 내려 사방에 쌓인 흰눈에 발자국을 만들면서 내려다보이는 글렌데일 지역의 경치를 감상할수 있다. 이곳의 유명 등산로는 천문대에서 마운트 하버드까지의 왕복 2.5마일 구간이 손쉬운 코스. 보다 힘든 코스는 스카이라인 팍 입구서 알타데나까지 이어지는 9마일의 마운트 윌슨 트레일이다. 등산로 지도는 주말에만 여는 마운트 윌슨 로드와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 교차점에 있는 ‘레드 박스’(Red Box)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얻을 수 있다.
천문대는 매 주말 오전 10시~오후 4시에 일반에게 공개되며 토~일요일 오후 1시에는 파빌리언에서 시작되는 무료 투어도 있다. 천문대 박물관, 150피트 태양 관측탑, 60피트 천문 망원경 등 수많은 볼거리가 넘친다. 문의: (626)793-3100, www.mtwilson.edu.
겨울의 차가운 산바람으로 삼림욕을 하면서 한해 계획을 세우기 좋은 앤젤레스 국유림은 LA에서 가장 유명한 눈 구경 장소이기도 하다. 라카냐다 지역에서 약 30마일 정도의 산길을 오르면 해발 5,000여피트 지역부터 오후의 햇빛을 받아 녹고 있는 눈덩이들을 목격할 수 있다. 해발 6,000피트를 넘어서면 알프스도 부럽지 않은 남가주 최고의 눈꽃 지역을 만나게 된다. 남가주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설원 중 하나로 파란 하늘과 설원을 가르는 부드러운 능선의 실루엣이 이어진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난 소나무를 감싸고 덮인 흰눈의 행진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어진다. 간간이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지만 경치와 너무 잘 어울려 기분이 나쁘지 않다. 소담스런 희망의 발자국을 또박또박 새기며 눈길을 걷는다.
마운트 워터맨(Mt. Waterman) 스키장을 만나면서부터 경치는 물론 썰매타기에도 좋은 완만한 구릉들이 눈에 들어오고 아이들과 즐거운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습이 늘어난다.
워터맨 스키장을 만나기 전에 나오는 해발 5,280피트의 칠라오(Chilao)에는 앤젤레스 포레스트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비지터센터가 있다. 매주 수~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여는 비지터센터(626-796-5541)에는 동·식물, 원주민에 관한 전시장과 자연학습을 위한 네이처 트레일도 있다. 이 곳에는 피크닉 시설이 훌륭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 음식을 나누는 방문객이 이곳 저곳 목격된다.
가는 길은 LA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가 라카냐다에서 210번 이스트로 갈아타자마자 2번 앤젤레스 크레스트(Angeles Crest) 하이웨이가 나온다. 여기서 내려 좌회전, 북쪽으로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산으로 들어서게 된다. 산길로 약 20분 정도 올라가면 마운트 윌슨 등 관광지들의 표지판이 나오고 원하는 지점을 선정하면 된다. 칠라오는 산길에 들어서 약 45분 정도 진행하면 만나게 된다. 문의: (818)899-1900.
◆겨울 산행 주의점
항상 일기예보를 듣고 떠나야 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빨리 떠나 빨리 돌아오는게 좋다. 겨울에는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오후 4시 이전 하산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야 한다. 기온은 해발 300피트가 올라갈수록 화씨 1도씩 낮아진다. 또 체감온도를 생각해 방한·방풍처리가 잘된 재킷을 준비한다. 등산화는 보온성과 방수성이 좋은 조금 큰 것을 고른다.
원칙적으로 겨울에는 혼자 산을 올라가서는 안 된다. 최소 3명 이상 같이 가고 경험 많은 리더가 동행해야 안전하다. 길을 잃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불을 피우고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셀폰의 시그널은 산 정상에 가까울수록 잘 터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눈이 올 때는 스노체인을 준비한다. 도로 사정에 대한 문의는 캘리포니아주 도로국(800-427-7623)으로 하면 된다.
◆낚시
가주 낚시국은 앤젤레스 포레스트 곳곳에 송어를 방류하고 있다. 특히 빅 투헝가(Big Tujunga)와 아로요 세코(Arroyo Seco) 캐년에는 매주 송어가 방류된다. 특히 빅 투헝가 크릭의 콜비 랜치 브리지(Colby Ranch Bridge)에는 송어가 많기로 유명하다.
◆피크닉 그라운드 및 캠핑장
앤젤레스 국립산림의 피크닉장은 고도가 낮은 지역의 프론트 컨트리(Front Country)와 4,000피트 이상 지역에 있는 하이(High) 컨트리로 나뉘는데 프론트 컨트리의 유명 피크닉장으로는 비어 디바이드(Bear Divide), 지진대(Earthquake Fault), 와일드우드(Wildwood), 챈트리(Chantry) 등이 있으며 스토니베일(Stonyvale)이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하이 컨트리에는 송어 낚시도 가능한 노스폭(North Fork), 인디언 캐년, 알리소 스프링스(Aliso Springs), 히든 스프링스. 파인(Pine), 레드 박스 등이 유명하다. 특히 해발 5,100피트 지점에 있는 인근 스윗저(Switzer) 피크닉장은 앤젤레스 국립산림을 대표하는 곳으로 바비큐와 화장실 등의 시설이 완벽하다.
대부분이 피크닉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개장되며 차량당 5달러의 어드벤처 패스를 방문객 센터에서 구입해야 한다.
겨울철에도 오픈하는 캠핑장으로는 밀라드(Millard) 몬테 크리스토(8달러) 등이 있으며 칠라오의 리틀 파인 루프(12달러), 메센저 플랫(5달러) 캠핑장도 문을 열고 있다.
◆어드벤처 패스(Adventure Pass)
앤젤레스 포레스트에서 등산이나 캠핑 등 레크리에이션 목적으로 차를 파킹 할 때는 반드시 이 파킹 퍼밋을 사서 차에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일일용 퍼밋이 5달러이고 일년 내내 쓸 수 있는 일년 패스가 30달러인데 일년 패스는 연중 언제나 구입한 달로부터 12개월간 유효하다. 어드벤처 패스는 레인저 스테이션은 물론 ‘빅 5’나 ‘스포츠 샬렛’ 등 큰 운동구점에서 살 수 있다. 62세가 넘었거나 핸디캡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50% 특별 할인해 주는데 이 경우는 반드시 레인저 스테이션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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