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신 덕보는 메릴랜드주 아미쉬, 메노파 신도들
메릴랜드주가 담배농사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쏟아 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미쉬와 메노파 농부들은 오히려 담배경작을 늘리려는 참이다.
담배 농사와 관련한 소송 결과로 주정부는 농부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담배경작 중단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도, 자동차도, 셀폰도 사용하지 않고 정부의 보조금도 받지 않는 아미쉬 농부들은 그 보상금도 거부할 수밖에 없었으나 세상만사 새옹지마라 이들에겐 경쟁이 줄어든 이 상황이 도리어 유리하게 작용하게 됐다.
24에이커에 담배를 재배하고 있는 아미쉬 제이콥 스웨어리(48)는 동료들과 의논을 했다면서 올해엔 재배 면적을 30에이커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담배 가격이 오르면 담배를 더 많이 심으려고 하겠지요."
아미쉬는 모든 문명의 이기와는 담을 쌓고 정부 보조금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메노파도 아미쉬와 비슷하다. 이들이 300년의 연륜을 지닌 메릴랜드주의 담배농업을 위축시키고 있는 소송에서 의외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메릴랜드주의 찰스 카운티와 세인트 메리 카운티에 살고 있는 아미쉬와 메노파는 100가구 가량. 이 두 그룹은 1940년께 펜실베니아로부터 남부 메릴랜드로 이주해 왔다. 이들은 각기 독자적인 학교와 교회를 갖추고 현대문명의 혜택을 받지 않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아미쉬는 수염을 기르지만 메노파는 안 기른다는 차이가 있을 뿐, 옷차림도 비슷한 이들에게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담배농사다.
메릴랜드주엔 세실 카운티에도 아미쉬 담배농가가 있다. 이들은 대가족에 알맞은 보다 넓은 땅과 남부 메릴랜드의 높은 경매가격을 찾아 최근 펜실베니아주 랭커스터 카운티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이들의 생산량은 15만파운드로 추산된다.
지난해 메릴랜드주의 담배수확은 80만파운드로, 시장 가격이 파운드당 1.68달러였으니까 총액은 1,360만달러에 달했다. 메릴랜드주에선 에이커당 2,600달러를 벌 수 있는 담배만큼 수익성이 높은 작물이 없다.
담배 경작농은 모두 991가구인데, 이중 3분의2가 지난해 독점매수에 응하기로 계약을 마쳤다. 이들과 올해 1월15일까지 계약한 농부들에게는 향후 10년에 걸쳐 8,000만달러가 지급된다.
이 독점매수는 1998년에 시작된 각 주정부와 담배업계간 소송의 결과다. 메릴랜드주의 몫은 20년간 4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건강과 교육, 기타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담배농사를 중단하기로 동의한 농부들에게도 1파운드당 1달러씩이 지급된다.
메릴랜드주 아미쉬와 메노파 농부들은 3월 판매 물량인 350만파운드의 절반 가량 되는 150만~200만파운드를 공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독점매수 이전엔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훨씬 낮았었다.
"150~200만파운드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메릴랜드 대학의 담배확장 요원이자 담배업계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메릴랜드 담배개선재단의 부회장인 데이빗 콘래드는 아미쉬와 메노파의 담배 재배량이 "안정되어 있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메릴랜드주에서 재배된 담배는 대부분 스위스와 독일 담배회사들이 구입한다. 필립 모리스는 이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재배되어 온, 천천히 타 들어가는 넓은 잎담배의 유일한 국내 구입사다.
아미쉬 담배농들은 올해 재배할 물량은 메릴랜드주 내 다섯 군데의 경매장에서 결정될 시장가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3월에 7일간 열릴 올해 시장에 앞서 도매상들은 아미쉬 담배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휴즈빌 담배창고의 소유주로, 이들이 재배한 담배를 시장에 내놓는 일을 하는 길버트 볼링은 "비록 확장엔 한계가 있겠지만 그들은 담배농사를 지속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작물입니다. 채소 농사나 목축으로 소득을 추가하긴 하지만, 담배는 안정성이 있거든요."
익명을 원하는 58세의 한 아미쉬 농부는 ‘담배농사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12에이커에 담배를 심었고 그의 아들들도 각각 7, 8에이커씩을 키웠다. "우리는 모두 농장에서 생계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세인트 메리 카운티의 러브빌에 모여 사는 메노파들도 비슷하다. 지난해에 3에이커를 키웠고 올해도 계속 담배를 심을 계획이라는 더글러스 스터퍼(35)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담배를 심으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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