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거울을 보아도 자신의 마음은 볼 수 없다. 그렇다고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거울 보듯이 잘 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다. 고금 이래로 자신의 마음을 잘 보고 다스린 자들은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았다.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갖 현상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나 밖에는 모른다. 아무도 자신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게 마음이다. 마음의 상태가 밖으로 표출될 때 얼굴의 모습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이 기쁘면 얼굴이 밝아진다. 마음이 슬프거나 노해 있으면 얼굴은 어두워진다.
그런데 좀처럼 얼굴에 표정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걸 무표정이라 한다. 무표정한 사람들은 그 속마음을 더 알 수 없다. 사람을 많이 다루는 사람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 중에 무표정한 사람들이 많음을 본다. 이런 사람들은 화도 잘 내지 않지만 그렇다고 기쁜 감정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세상만사 다 마음먹기 달렸다란 말이 있듯 마음은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마음이 불안하면 하는 일도 늘 불안해진다. 마음이 밝으면 하는 일도 늘 밝게 트인다.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라고 마음먹는 사람과 "하는 일마다 안될 것이다"라고 마음먹는 사람과는 하는 일의 결과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벌어질 수 있다.
자녀들의 장래도 부모의 마음 씀씀이에 따라 결정된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낙천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부모.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낙천적이 된다. 반대로 짜증만 내고 불만 투성이에 모든 일을 안 되는 쪽으로 마음쓰며 살아가는 부모. 그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대로 부모를 따라 그렇게 되어버린다.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보고 다스려야 삶에 유익을 주게 할 수 있을까. 큰 화두 중의 화두다. 스님들이 마음 다스리기를 평생 업으로 삼고 살아도 풀리지 않는 게 수수께끼 같은 마음이다. 마음을 정복하는 것이 성 하나를 정복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하는 말이 있다. 마음 다스리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마음 다스리기 방법을 찾아보자. 우선 마음을 거울 보듯 들여다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음이 잡념으로 요동칠 때 잡념을 잡아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어찌 한 몸에 두 마음을 가질 수 있겠냐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항상 좋은 쪽과 그릇된 쪽을 쫓는 두 마음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선과 악과 같은 두 마음이다.
이 두 마음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나쁜 쪽의 마음이 강해지면 좋은 쪽의 마음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진다. 반대로 좋은 쪽의 마음이 강해지면 나쁜 쪽의 마음이 들어설 자리가 없게 된다. 그러니 항상 좋은 쪽으로 생각을 몰고 갈 필요가 있다. 마음은 곧 생각과 하나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것 가운데 빛보다도 빠른 게 하나 있다. 바로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다. 고국에 두고 온 부모님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생기면 그 마음은 바로 고국 땅에 가있게 된다. 연인이 생각나면 그 마음은 이미 연인을 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은 이미 연인의 마음에 머물게 된다.
수만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생각만 하면 바로 마음은 그곳에 가게 된다. 이렇게 빠른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역설이지만 마음밖에는 없다.
상사병에 약이 없다란 말이 있다. 사랑 중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상사병 같은 마음의 병은 아무리 좋은 약도 효험이 없고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이 병을 고쳐주는 약이 될 뿐이다. 이렇듯 현대의학은 육신의 병도 마음의 병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마음이 항상 밝고 고운 사람들을 보면 얼굴 주름도 그리 많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밝은 마음이 자연 미용이 돼 피부가 늙을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마음. 나무의 뿌리 같은 이 보이지 않는 마음을 거울 보듯이 보려면 그만큼 마음이 순수해야 할 것이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로 마음을 다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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