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비스타(공식 명칭은 로스앤젤레스 로열비스타) 골프코스와 다이아몬드바 골프코스는 동부지역 한인 골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골프장이다. 로열비스타가 미국회사 소유고 다이아몬드바는 LA카운티 소유라는 점은 다르지만 두 골프장 모두 한인 골퍼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한인 골프프로를 채용하고 있다. 로열비스타의 헤드프로 프레드 김씨와 다이아몬드바의 PGA 어프렌티스 앤디 박씨가 그들로 1.5세인 두 사람은 친구 사이이기도 하다.
로열비스타의 프레드 김씨는 골프샵 직원과 티칭 프로 등 20여명을 총괄하는 헤드프로, 한인으로는 몇 안 되는 PGA 클래스A 프로 자격증을 갖고 있다. 78년 중학교 2학년 때 이민 온 그는 아버지를 따라 골프 레인지에 나갔다가 골프클럽을 처음 잡았다. 윌슨 고교 골프대표팀 일원으로 촉망을 받고 투어프로의 꿈도 가졌으나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포기했다.
이후 올림픽과 벌링턴에 LA 골프샵이라는 이름의 골프샵을 냈는데 일본인 전문가로부터 골프클럽 수리기술을 배운 덕분에 사업이 잘됐다. 일본인 유명 프로골퍼 이사오 아오키 등도 단골로 찾아왔을 정도. 그러나 이후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한인 골프샵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싫어 3년만에 처분했다.
아버지 김응식 동부한인회장의 사업을 잠시 돕다가 로열비스타 골프코스에서 티칭 프로의 길을 밟기 시작한 것이 7년 전. 3년만에 실기와 필기, 인터뷰 등 모든 과정을 마치고 PGA 프로가 됐다.
김씨의 근무시간은 월~목요일과 토요일 새벽 5시~오후 1시지만 한인 골퍼들이 많다보니 한인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수시로 불려 나온다. 예약 없이 와서 당장 내보내 달라는 사람, 4~5명이 한 조로 플레이해야 하는데 6~7명이 한꺼번에 플레이하겠다는 사람, 18홀 플레이를 마치고 나서 추가요금을 내지 않고 계속 플레이를 하려는 사람 등 문제를 일으키는 골퍼는 십중팔구 한인들이다.
’좋은 게 좋은 것’아니냐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아버지 세대의 정서를 이해는 하지만 같은 한인이라고 해서 무작정 봐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건방지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투서까지 보내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회사측의 김씨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직속상관인 제너럴 매니저는 "욕을 많이 먹어야 유능한 헤드프로"라며 오히려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김씨에게 1년 전부터 새로운 취미생활이 생겼다.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록밴드를 조직한 것이다. 김씨는 기타를 맡고 있는데 매일 연습에 매달리는 외에 주 4~5차례 레슨까지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아버지 김 회장의 생일파티에서 솜씨를 선보였는데 아마추어 수준은 넘는다는 평을 받았다.
다이아몬드바 골프코스의 앤디 박씨(39)는 PGA 어프랜티스다. PGA 어프랜티스란 PGA 클래스 A 프로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티칭 프로를 말한다. 로열비스타의 헤드프로 프레드 김씨와는 어릴 적부터 친구 사이인데 출발은 늦었지만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열심히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PGA 클래스 A 프로가 되는 길은 어떻게 보면 PGA 투어 선수가 되는 길보다 더 까다롭다. 투어 선수야 실력이 있어 Q스쿨만 통과하면 되지만 클래스 A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PAT(Playing Ability Test)라는 이름의 실기시험에 합격한 후 최소한 3년 이상 자격증을 가진 헤드프로 밑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어프랜티스로 일해야 한다. 그와 병행해 갖가지 골프이론을 공부한 후 필기시험과 인터뷰에 합격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끈기가 아니고서는 중도 포기하기가 쉽다. 자격을 따겠다고 나섰던 한인들 중 80~90%는 도중하차하는 실정이다.
이론은 골프 룰, 고객관리, 골프채 수리, 스윙교정 요령 등 9개 과목을 공부하는 레벨 1을 끝낸 후 레벨 2에서 비즈니스 차원의 공부를 하고 레벨 3에 들어가서 세미나 참석, 인터뷰 등으로 이뤄진다. 지난 99년 PAT를 통과한 박씨는 역시 한인들이 많이 찾는 라미라다 골프코스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부터 집과 가까운 다이아몬드바 골프코스로 옮겼다.
74년 초등학교 4학년 때 가족 이민으로 미국에 온 박씨는 학교를 마친 뒤 봉제, 인쇄업 등 사업을 하다가 평소 좋아하던 골프를 평생 직업으로 삼기로 하고 티칭 프로의 길로 접어들었다. 프리스쿨 교사로 일하는 부인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험한 과정을 무난히 밟아가고 있다고.
박씨는 다이아몬드바 골프코스에서 화~목요일 오전 5시~11시30분 스타터로 일하고 그 나머지 시간은 레슨을 맡고 있다. 레슨 수강생의 90%는 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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