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4일부터 2003년 6월15일까지 펼쳐지는 LA오페라 2002∼2003 시즌(제17회)에는 현재 진행중인 16회 시즌과 마찬가지로 소프라노 조수미, 홍혜경씨가 주역으로 활약하는 무대가 준비돼 있다. 조씨와 홍씨는 이번 시즌중 ‘매직 플룻’(3월24일부터)과 ‘투란도트’(5월25일부터)에 각각 출연하는데 다음 시즌중에도 조씨는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제1막을 장식하는 ‘올림피아’ 역을, 홍씨는 몬테베르디의 ‘포피아의 대관식’에서 ‘포피아’ 역을 맡아 활약한다.
이 오페라는 루시아노 베리오에 의해 새롭게 해석돼 LA오페라에 의해 세계 초연되는 작품이다. 지난 29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 5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LA오페라의 플라시도 도밍고 단장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다음 시즌에는 8개의 오페라가 준비돼 있다. 이중 ‘나부코’, ‘전쟁과 평화’, ‘포피아의 대관식’은 LA오페라가 처음 시도하는 프리미어 무대이고 ‘더 걸 어브 더 골든 웨스트’, ‘호프만의 이야기’, ‘돈 조반니’는 지난 시즌들과 다른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인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페데리카 본 스테이드 리사이틀’은 리바이벌 공연이다. 이번 시즌에는 LA오페라의 상임지휘자 켄트 나가노를 비롯 발레리 게르기에프, 시몬 영, 가브리엘 페로, 로렌스 포스터 등 유명 지휘자들이 대거 초빙돼 조화의 선율로 오페라를 빛낼 예정이다. 뮤직센터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 무대를 장식할 제17회 시즌 레퍼토리를 소개한다.
▲더 걸 오브 더 골든 웨스트(The Girl of the Golden West)
푸치니가 작곡한 이 작품의 배경은 서부개척시대의 미국. 황금을 찾기 위해 서부로 모인 각양각색의 인물들의 모험과 사랑이 푸치니가 조율한 미국전통음악의 아름다움으로 살아난다. 이 시대를 풍미한 방랑자이자 강도인 ‘딕 존슨’ 역에는 플라시도 도밍고와 루이스 리마가 나오며 여주인공 ‘미니’ 역은 캐서린 말피타노가 출연한다. 지휘는 오스트리안 오페라 단장 시몬 영이 맡는다. 이탈리아어로 불리며 영어자막이 나온다.
공연일시 9월4(오후 6시30분), 7, 10, 13, 16(밤 7시30분), 22일(오후 2시)
▲나부코(Nabucco)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가 작곡한 ‘나부코’는 1842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에서 초연됐다. 인간의 자유와 애국심이라는 전인류적인 주제를 담은 이 작품은 고대 바빌론시대의 무신론자 황제 ‘나부코’ 지배하의 히브리인들의 삶을 다뤘다. 황제의 딸이 히브리 전사 ‘이즈마일레’를 사랑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이야기들이 주 내용. 약 8분 정도 울려 퍼지는 서곡이 유명하다. 히브리 노예들이 부르는 합창곡 ‘바, 펜시에로’ (Va, Pensiero)는 이탈리아의 애국가처럼 불리는 명곡. ‘나부코’ 역은 이탈리아의 명테너 리나토 브루슨이 맡으며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 호세 루이스 듀발 등이 나온다. 이탈리아어 공연에 영어자막.
공연일시 9월8, 12, 14, 18, 25(밤 7시30분), 28일(오후 2시)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프로코피에프의 장중한 음악으로 장식되는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소설을 오페라로 옮긴 인간드라마. 전쟁이라는 비극이 빚어내는 슬픔과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인물들의 삶이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작품 속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사건은 1812년 러시아에게 되받은 나폴레옹의 패배이다. 러시아 음악에서 풍기는 섬세하면서 웅장한 화음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 이번 무대의 지휘는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담당한다. 러시아어 공연에 영어자막.
공연일시 10월23, 24, 25, 28(밤 7시), 26, 27일(오후 2시)
▲호프만의 이야기(Les Contes D’Hoffmann)
오펜바흐의 역작 ‘호프만의 이야기’는 작곡가의 사후에 완성된 작품이다. 시인 ‘호프만’이 자신이 경험한 3개의 아름다운 연애담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그려지는 이 오페라에서 조수미는 제1막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첫사랑 ‘올림피아’ 역을 맡는다. 올림피아는 천재과학자가 만들어낸 사람과 똑같은 미녀인형으로 아름다운 용모와 춤으로 호프만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결국 파괴되고 만다.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중 2막에 나오는 뱃노래 ‘아름다운 밤’은 아련한 선율로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곡. 프랑스어 공연, 영어자막.
공연일시 11월24(오후 6시30분), 12월4, 8, 18(밤 7시30분), 11월30, 12월14, 21일(오후 1시)
▲포피아의 대관식(The Coronation of Poppea)
루시아노 베리오의 새 버전으로 LA오페라가 세계 초연하는 이 작품은 몬테베르디가 작곡해 1642년에 공연된 원작이 있다. 이번 공연에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로마황제 ‘네론’ 역을 맡고 소프라노 홍혜경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현명한 여성 ‘포피아’로 열연한다. 지휘는 LA오페라의 상임지휘자 켄트 나가노가 맡는다. 루치아노 베리오는 클래식에 전자음과 아방가르드 기법을 혼합하는 등 새로운 변주와 시도를 통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음악가이다. 이탈리아어 공연에 영어자막.
공연일시 2003년 1월11(오후 1시), 14, 17, 19(밤 7시30분),
▲세빌리아의 이발사(The Barber of Seville)
롯시니의 너무도 유명한 오페라로 경쾌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변화무쌍한 멜로디를 특징으로 이탈리아의 음악양식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거리의 이발사 ‘피가로’가 번뜩이는 기지로 ‘알마비바 백작’과 ‘로시나’의 험난한 사랑을 성공시킨다는 내용. 즐겁고 명랑한 분위기가 흐르는 작품으로 흥겨운 서곡이 유명하다. 블라디미르 체르노프, 알프레드 다자와가 ‘피가로’ 역을 맡고 사랑스런 ‘로시나’ 역은 칼멘 오프리사누가 나온다. 이탈리아어 공연, 영어자막.
공연일시 2003년 2월7, 12, 13, 14, 16, 20, 23(밤 7시30분), 9(오후 3시), 22일(오후 1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The Flying Dutchman)
북유럽의 전설을 바탕으로 바그너가 만들어낸 신비하고 아름다운 오페라.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하고 떠도는 운명을 타고 난 네덜란드인이 저주를 풀어줄 영혼의 동반자를 찾는 과정이다. 진정한 사랑은 어떤 고난도 이겨낸다는 것이 주제. 이번 무대는 뮤지컬 ‘라이언 킹’으로 각광을 받은 연출가 줄리 테이모가 맡아 세트와 의상 등 고대 신화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살려낸다. 바그너의 엄숙하고도 거대한 화음이 북유럽의 전설과 함께 사랑의 영원성을 그려낸다. 독일어로 불리며 영어자막이 나온다.
공연일시 2003년 3월22, 26, 30, 4월2, 6, 8(밤 7시30분), 4월12일(오후 1시)
▲돈 조반니(Don Giovanni)
제17회 시즌의 대미는 모차르트의 작품이 장식한다. 켄트 나가노가 지휘하는 이 무대는 2002∼2003시즌 중 LA오페라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희대의 한량 ‘돈 조반니’가 끝없는 엽색 행각 끝에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줄거리가 다소 진부한 교훈담처럼 보이지만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곳곳에 담겨 있는 작품이다. 모차르트는 이 오페라 속에 희극과 비극을 공존시켜 보통 ‘오페라 부파’와 ‘오페라 세리아’로 구분되는 경계선을 속였다. 이탈리아어 공연에 영어자막이 나온다.
공연일시 5월31, 6월4, 11, 14, 17, 20, 22(밤 7시30분), 8일(오후 1시) jjrh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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