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태양과 모래만이 허용된 땅 사막. 하지만 신기루와 오아시스의 낭만이 살아 숨쉬기도 하는 곳이다. 광활한 사막을 여행하다 보면 넓음이 과연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말라 비틀어진 들풀이 만발한 사막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산이 차로 30분을 달려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라스베가스에 가면서 지나는 모하비 사막은 겉보기에는 전혀 관광지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베이커스필드를 경계로 앤틸로프밸리와 네바다 애리조나까지 뻗어 있는 모하비 사막은 폐광촌, 주립공원, 사해 등 수많은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조슈아 트리, 뱀, 조류가 무공해 이슬을 먹고사는 비문명의 땅. 이 모하비 사막 관광은 겨울이 제격이다. 겨울철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모하비 사막 곳곳을 소개한다.
◆칼리코(CALICO)
은을 캐던 마을로 1881년 이곳에 세워 졌다. 그러다 1907년에 폐촌이 되었으나 월터 노트라는 사람에 의해 1951년 옛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한때 20개의 살롱과 차이나타운이 있을 정도로 번창했던 이 곳은 서부개척사의 숨길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은광촌 입구에 차를 세우면 초소로 보이는 곳에 있던 서부의 사나이가 다가와 권총을 들고 손들라고 소리친다. 겁이 날 정도로 연기력이 대단하다. 세수하지 않은 얼굴, 때가 낀 옷과 모자들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영화 세트 같은 마을로 들어서면 허름한 목조 집들, 바, 수공예집들이 서부영화에서 늘 보던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가슴 높이의 쪽문을 열고 바에 들어가면 수염이 텁수룩한 사내들이 시커먼 시가를 입에 물고 위스키를 마시고 있다. 바에서 수염이 멋진 백발의 할아버지가 나와 바 앞에 있는 낡은 피아노로 신나게 피아노맨을 연주한다.
마을에 조그만 우물이 있고 죄인을 처벌하는 교수대, 그리고 저 편에 교회, 마을의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던 마차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탄광 박물관에 가면 좁은 갱도에 채굴에 사용하던 연장들이 전시되어 있다. 보안관과 은행을 털어 돈을 챙긴 듯한 서부의 갱들의 총격전 또한 볼만한 구경거리이다.
두 개의 대형 캠핑 그라운드가 있으며 12명이 숙박을 할 수 있는 벙크 하우스도 타운 내에 있다. 결혼식 등 각종 행사도 열 수 있다. 개장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일몰까지이며 입장료는 성인 6달러. 어린이 3달러. 가는 길은 15번 노스를 타고 바스토우를 지나면 만나게 된다. 바스토우에서 북쪽으로 10마일 지점에 있다. (760)254-2122, www.calicotown.com.
◆모하비 내셔널 프리저브(Mojave National Preserve)
바스토우 동쪽에서 100마일 지점에 있는 이곳은 일반인이 잘 찾지 않지만 경치가 데스밸리 못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는 곳. 유명 관광지로는 화강암 분화구에 수천 그루의 조슈아 트리들이 자라고 있는 시마 돔(Cima Dome)이 있으며 프리저브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투토니아 픽(Teutonia Peak)은 좋은 하이킹 코스이다. 32개의 분화구가 줄지어 있는 신더 콘스(The Cinder Cones)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곳은 산간 지역에는 400여종의 식물이 있으며 이밴파 밸리(Ivanpah Valley)에서는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사막 거북이가 보호를 받고 있다. 화산암이 기기묘묘한 형태를 하고 있는 ‘벽안의 구멍’(Hole in the Wall) 역시 볼만하다.
프리저브의 하일라이트는 ‘노래를 부르는 모래 언덕’(singing dune)으로 유명한 켈소(Kelso) 듄스. 700피트 높이의 모래 언덕은 데스밸리의 모래 언덕과 비교할 수 있는데 언덕 위에 있는 모래가 바람에 실려 내려오면서 저음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760)733-4040, www.nipton.com/mnp. 가는 길은 15번 이스트로 가다가 베이커(Baker)시가 나오면 내려서 Kelbaker Rd. 사우스를 타고 20마일 정도 가면 켈소 듄스에 도착한다. 이 지점에서 Kelso Cima Rd.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면 시마 돔, 이밴파 밸리 등이 차례로 나온다.
◆미첼 카번스(Mitchell Caverns) 주립공원
남가주에서 유일하게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는 종유석 동굴로 모하비 내셔널 프리저브 인근에 있다. 1,500만년 전부터 만들어진 동굴은 산성 빗물에 의해 깎여진 벽면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동굴에서는 이 곳에 거주하던 인디언 유적들도 발견됐다.
1시간 반정도 걸리는 가이드 투어에 참여할 만한데 투어 요금은 성인 3달러, 어린이 1달러. 동굴의 입장료는 1인당 2달러이다. 겨울에는 매일 개장하고 여름(7, 8월)에는 토~일요일만 오픈한다. (760)928-2586.
가는 길은 15번 이스트에서 40번 이스트로 갈아타고 가다가 에섹스(Essex) 로드가 나오면 북상. 15마일 정도 가면 공원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레이크 하바수(Lake Havasu)
1831년 만들어진 런던 브리지가 있는 곳. 로버트 매컬록이란 개발업자가 60년대 말 246만달러에 이를 사다 사막 한복판에 설치했다. 벽돌 조각만 1만276개로 무게가 1만톤에 달한다. ‘잉글리시 빌리지’라는 이름이 붙여진 가짜 영국마을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바라보는 런던 브리지의 보습은 각별한 흥취가 있다. 여름에는 수상 스키 등 물놀이를 즐기러 애리조나에서 그랜드 캐년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520)855-4115, www.lakehavasu.com.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이스트→15번 노스→40번 이스트로 가다가 애리조나 주경계에서 나오는 95번 하이웨이 사우스를 타고 가면 호수로 들어가는 하바수 레이크 로드가 나온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