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워싱턴방문 이모저모
■…이 총재 일행을 태운 KAL 093 편기는 당초 도착 예정시각인 22일 오전 11시보다 40분이 이른 10시20분경에 덜레스공항에 도착했다.
이 총재는 부인 한인옥 여사 및 수행단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려 일반인 통제구역인 입국 심사대까지 들어가 기다리고 있던 양성철 주미대사, 문봉주 정무공사등 대사관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출국장을 빠져나온 이 총재 일행은 문흥택 워싱턴한인연합회장, 김태환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이숙원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등 한인단체장들, 오문석 워싱턴 후원회장등 후원회 인사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간단한 영접절차를 끝낸 이 총재는 곧바로 숙소인 D.C. 의 워터게이트 호텔로 직행, 여장을 풀었다.
■…이 총재의 공식수행원은 총21명. 현역의원으로는 소속당의 김만제, 정재문, 정형근, 김무성, 조웅규, 김정숙, 오세훈, 남경필 의원이 포함됐으며 박신일, 박진 특보가 가담했다.
이채로운 점은 사진작가 조세현씨가 수행단에 포함된 것. 조씨는 톱탤런트 김희선의 누드집 촬영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던 사진작가. 조씨는 이 총재의 방미활동을 사진에 담는 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현역 대통령의 방미에서나 볼 수 있는 31명의 매머드급 취재진이 동행, 방미 효과를 높이려는 한나라당측의 의도가 읽혀졌다.
■…이날 덜레스공항에는 양성철 주미대사가 직접 나와 이 총재를 영접, 눈길을 끌었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양 대사가 공항 영접은 생략하고 별도의 환영만찬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야당 지도자에 대한 의전을 대신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 총재의 러시아 방문때 이재춘 주러대사의 과잉예우 문제가 구설수에 오른데다 이 대사가 급작스레 경질된 배경도 예우 건과 연관시켜져 해석됐기 때문이다. 특히 양 대사가 주미대사로 내정됐을 때부터 자격 시비를 거는 등 양 대사와 한나라당의 불편한 관계도 작용했다.
이 총재의 99년 워싱턴 방문시에는 이홍구 대사가 공항 영접을 나오지 않았다.
대선 출정식 방불
■… 22일 맥클린 힐튼 호텔에서 열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워싱턴방문 환영회는 700여명의 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워싱턴 지역 3개 한인회장들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환영회에는 이오영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을 비롯, 미주 21개 지역의 이회창 총재 후원회 인사 118명이 참석해 대통령 환영행사에 못지 않은 인원동원력을 과시,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이 총재의 정치적 위상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일부 한인회장의 지나친 이 총재 지지발언은 ‘환영’ 차원을 넘어 ‘줄대기’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행사장은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행사장 전면에는 대형 스크린 2대가 이 총재 내외의 동정을 계속 담아 내보냈고 무대 뒤에는 ‘강한 나라, 편한 세상 만들겠습니다’란 대형 포스터와 구호들이 벽면을 메웠다.
특히 이 총재가 입장할 때는 주최측에서 기립박수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띄웠으며 김길남 전 미주총연 회장은 축사 도중 이 총재를 추켜세우며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는 과잉서비스를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맥클린에 사는 김윤수군(7), 오나현양(5)이 이 총재와 한인옥 여사에 꽃을 전달하는 순서에서는 한껏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 총재는 행사가 끝난 후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서비스’를 하기도.
■… 장원 환영준비위원장과 정현정씨의 사회로 진행된 환영회는 이회창 총재 워싱턴후원회 오문석 공동회장의 개회사와 공동환영위원장인 문흥택 워싱턴한인연합회장, 김태환 북버지니아한인회장, 이숙원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의 환영사,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김길남 전회장의 축사, 진금섭 워싱턴 서울대 동문회장의 이 총재 약력소개, 이회창 총재 연설, 화환 전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준비위는 환영회 행사 참석자들을 미리 선정, 5백여 명에게 초청장을 발부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초청장 소지 여부에 관계없이 자리를 배정하는 바람에 혼선이 일었다. 특히 이 총재 일행이 앉을 자리마저 동포들이 일찌감치 점거(?), 이 총재를 수행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헤드테이블 뒤에 급히 마련된 의자에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오문석 이총재 워싱턴후원회 공동회장은 개회사에서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모여 자리 배정에 문제가 생긴데 대해 "이 총재의 인기가 이렇게 높을 줄을 몰랐다"고 양해를 구한 후 "국정 혁신을 이끌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인 이 총재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흥택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유태인들이 조국인 이스라엘을 생각하듯 우리도 조국의 발전에 재미동포들의 역량이 결집되기를 기원한다"고 인사했고, 김태환 북버지니아한인회장은 "이 총재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아왔다"며 "이 총재가 주창하는 민생정치 상생의 정치를 동포사회에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숙원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은 "대쪽으로 알려진 이 총재가 금쪽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흐뭇하다"며 "한인옥 여사가 좀 차갑다는 얘기가 있는데 막상 가까이서 보니 따뜻하고 정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헤드 테이블에는 이 총재 부부와 문흥택, 김태환, 이숙원 한인회장, 이오영, 김길남 전현직 미주총연 회장, 김영진 평통 회장, 후원회의 오문석, 홍균화 공동회장, 이기춘 전 회장, 김승준 수석고문이 나란히 앉았다.
이 총재는 엷은 블루 와이셔츠에 자주색 바탕 넥타이를 매고 테없는 안경에 간단한 화장을 한 차림으로 나와 이미지 관리에도 적잖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 여사도 살구색 빛깔의 저고리에 한복을 입고나와 여성 참석자들로부터 "자태가 너무 곱다"는 칭찬을 듣기도.
■…한편 문흥택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이 "이 총재의 워싱턴 방문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워싱턴 동포들은 이 총재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을 믿고 있으며 재외동포로서 적극 성원할 것"이라고 말하자 환영사가 아니라 지지연설이 아니냐는 수근거림이 일기도.
김길남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전회장도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이정표"라며 이 총재를 치켜세우고 "존망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되살리고 정직하고 부지런한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세울 정치인은 이 총재뿐이며 200만 미주 동포는 이 총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이종국, 곽기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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