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텍 시대에 ‘자동차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두달 전부터 가동된 인공위성 시스템으로 미전국, 심지어 북멕시코까지 100개의 라디오 스테이션을 차안에서 청취할 수 있으며 생생한 음향 시스템이 갖춰진 DVD 플레이어까지 등장, 극장이 달리는 차안으로 옮겨졌다. 교통이 막혀 움직일 수 없을 때는 말하는 인터넷으로 아침 신문을 읽을 수 있으며 컴퓨터화 된 지도가 갖춰진 네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동차. 이제는 길을 잃어버려 헤매다가 늦었다는 변명도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동차 테크놀로지의 새로운 물결로 ‘하이텍 자동차’의 판매고가 늘고 있다. 하이텍 자동차와 관련, 자동차 전자제품 판매고가 70%나 늘어나자 업계에서도 스스로 놀라고 있다.
특히 올 겨울에는 저렴한 개스값, 비행기 여행 기피, 자동차 여행 급증 등의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자동차에 각종 하이텍 전자제품을 설치하려는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면 얼마 후에 목적지에 가 닿을 수 있느냐고 수도 없이 물어보는 아이들의 성화도 재미있는 영화 한편을 틀어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무선 헤드폰을 끼고 영화를 보게 되어 있어 운전자에게는 전혀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불편할 것도 없다.
하이텍 자동차에 설치되는 엔터테인먼트 기구의 종류와 가격을 알아보자.


■DVD 플레이어
500∼2,500달러.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동차에 관한 한 일상화되고 있다. 혼다와 포드에서는 이미 미리 장착한 것을 옵션으로 팔고 있으며 GM에서는 올해 DVD 설치 차량을 작년의 3배인 7만대를 팔 예상을 하고 있다. 꼭 새차를 사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 앞좌석 뒷면에 스크린을 설치해 주거나 앞 천장에서 스크린이 내려오는 것으로 기존차량에도 설치할 수 있다.

˙장점-장거리 여행시 뒷좌석에서 지루해 하는 아이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무선 헤드폰이 있어 부모들은 듣지 않아도 된다. 긴 도로 여행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점-스크린 선정 시 주의해야 한다. 오디오 박스는 스크린이 너무 작아서 정면에서만 봐야 잘 보인다. 자동차 앞 천장에서 내려오는 스크린이 백미러를 가려 불편한 것도 있다. 차멀미도 고려해야 한다. 꼭 DVD 때문은 아니라고 해도 흔들리는 차안에서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면 쉽게 차멀미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여행을 하면서도 꼭 영화를 감상해야 하는 가도 생각해 봐야할 철학적인 문제이다.


■인공위성 라디오
300∼1,200달러에 매달 10달러 가량의 월회비.
시나트라, 힌디, 코미디는 물론 멕시코 북쪽 지방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흘러나오는 카우보이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지구상에서 수마일 떨어진 인공위성에서 미전역 100여개 라디오 방송국 전파를 잡아 모아 지상으로 쏘아보내는 시스템으로 불과 두달 전에 탄생했다. XM이 지난해 11월 미전국을 커버하고 있으며 경쟁업자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가 2월부터 채널을 시작할 것이다. 인공위성 라디오를 들으려면 특별 리시버와 안테나가 있어야 하며 매월 10달러 가량의 청취비를 내야 한다.

˙장점-소니와 파이오니어 모델이 기존 스테레오 시스템과도 맞다. 한번 위성 라디오를 설치하면 지방 FM 주파수 맞추기는 힘들다. 디스플레이에서는 틀어주는 곡명과 가수 이름도 나온다. 시골 산간마을을 지나면서도 뉴욕이나 LA, 워싱턴등 중앙 방송을 들을 수 있으며 원하는 채널의 선택폭이 훨씬 넓어졌다.

˙단점-방송국이 전문별로 구분화 되어 있어 비슷한 곡을 계속 반복해서 듣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또 시간 차이로 점심시간인데도 간추린 아침 뉴스를 듣기도 해서 중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돈을 내고 선택해서 듣는 방송인데도 몇몇 방송에서는 여전히 광고를 들어야 하는 것도 짜증이 나고 개인적인 터치가 없는 것도 아쉽다. 그러나 이렇다할 좋은 방송국이 없는 벽촌이나 외딴 곳에서는 이 시스템이 필요할 수도 있다.


■네비게이션 시스템
1,000∼3,000달러.
인공위성에서 전파로 운전자가 어디에 있으며 목적지까지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컴퓨터화 된 지도로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훌륭한 장난감이지만 가격이 높은 단점이 있었으나 2002년에는 도요타 캠리에까지 설치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지고 다루기도 쉬우며 일반화될 전망이다. 이미 목소리로 작동되며 소리로 방향을 알려주는 시스템도 나와 있다.

˙장점-인피니티, 렉서스에 설치된 것과 3,000달러짜리 파이오니어 모델이 가장 좋다. 이들 자동차의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미전국이 커버되고 있으며 길을 놓쳤을 때는 다른 길을 알려주기도 한다. 예전 것들은 회전을 해야하는데 그냥 지나쳤으면 U턴을 해서 다시 돌아가라는 ‘맹꽁이’ 소리만 외쳐댔다. 달리고 있는 지역에서 식당을 찾고 싶으면 "레스토랑"이라고 말하면 미국식, 중국식, 프랑스식 등의 구분이 나온다. 이를 세분화해서 계속 파고들면 원하는 식당으로 갈 수 있다.

˙단점-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사용하기에 거북한 점이 있다. 프로그램을 셋업해야 하고 주소를 알아야만 정확하게 갈 수 있다. 주소를 알기만 하면 3달러짜리 지도를 찾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고 식당은 개스스테이션에서 물어서 가도 된다. 음성 식별이 정확하지 않아서 식당을 가려고 했는데 그로서리 마켓을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아직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말하는 인터넷
하드웨어만 500∼700달러. 여기에 연간회비 내야 하고 전화요금 내야 한다.
운전하면서도 뉴스를 들을 수 있고 주식시세 파악할 수 있고 개인 전자메일도 음성으로 나온다. 온스타에 구독 신청을 하거나 GM의 보드 전화 시스템에 등록해야만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경쟁업체 모빌 아리아가 곧 같은 서비스로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장점-75마일로 달리면서 무엇을 읽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말하는 인터넷은 밝은 여성 목소리로 뉴스를 읽어주고 도로의 교통상황을 반복해서 알려준다. 신문도 읽어주고 TV 방송도 요약해 주며 이것저것 정보를 알려준다.

˙단점-뉴스를 읽어달라고 했는데 스포츠 소식을 알려줄 수 있다. 말하는 동안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 일단 틀었으면 지루해도 끝난 다음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교통 소식이 항상 정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 게다가 온스타에서는 연간 200달러를 부과하고 또 연결되면 분당 20센트씩 전화선 사용료 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 운전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말로 명령해서 듣는 것은 좋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MP3 플레이어
8개의 트랙, 카세트, CD, 하드 드라이브가 대시보드에 설치된 것으로 개인용 컴퓨터에서 음악을 복사해서 수백 시간도 들을 수 있다. 지난해 가을에 나온 팩노이즈와 네오 주크박스가 그것이다.
˙장점-CD가 70장이나 들어갈 수도 있다. 며칠동안 계속 다른 곡을 들으면서 운전할 수 있다. 컴퓨터의 음악 저장실과 자동적으로 매치되어 최신곡을 들려주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단점-팻노이즈는 모든 차종의 스테레오와 맞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기존 차량에 맞는 것이 있고 맞지 않는 것이 있다. 반면 네오 시스템은 좀더 광범위한 차량의 기존 시스템과 맞기는 하지만 사용법이 조금 불편하다. 두 시스템 모두 특정 노래를 들으려면 디스크 번호와 트랙 번호를 정확하게 외우고 있어야 들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수개 혹은 수십곡의 곡을 약간씩이라고 거쳐서 원하는 곡을 찾아내야 하는 불편이 있다. 800달러라는 충분한 돈이 있고 개인 컴퓨터에 넉넉한 디지털 음악 파일이 있다면 시도해 볼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위성 라디오를 듣는 것이 더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