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메카 ‘할리웃’을 안고 있는 LA에 살다보니 영화 촬영 장면을 참 자주 보게 된다. TV에 얼굴 한 번 나온 것도 큰 사건이 되는 보통 사람들에게 영화 촬영 현장은 늘 호기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주말 LA다운타운 윤관중씨 집에서는 20세기 팍스 사의 청소년 용 패밀리 코미디영화 ‘라이크 마이크 (Like Mike)’의 촬영이 있었다. 늘 궁금하기만 하던 영화 제작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우리들에게야 낯설지만 요즘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서태지보다 더 인기 있다는 래퍼 로봐와(Lil Bow Wow)군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라이크 마이크는 오는 6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로봐와 군이 이 영화에서 맡은 역은 14살짜리 고아 소년 캘빈 캠브리지. 화목한 가정에 입양돼 남들처럼 부모를 갖게 되기를, 그리고 이담에 커서 유명한 NBA 농구 선수가 되기를 캘빈은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캘빈은 MJ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운동화를 손에 넣게 된다. 마치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 한때 전설적인 농구 선수인 마이클 조던에게 속해 있던 운동화가 그의 발에 신겨지는 순간,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열 네 살 소년의 손에 들어온 공은 백발백중, 골인되고 그는 농구장을 훨훨 날아다니게 된 것이다. 그의 또 다른 소망이 과연 이루어질지는 6월 영화관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농구 경기 장면은 스테이플스 센터(Staples Center)와 포럼(Forum)에서 주로 촬영되지만 고아 소년 캘빈이 공을 골대에 던지며 꿈을 키워 가는 고아원은 LA라는 도시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 위해 다운타운이 한 눈에 들여다보이는 곳에 위치하면서 조금은 허름해 보이는 낡은 집이어야 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곳을 찾던 로케이션 팀은 앤젤리노 하이츠(Angeleno Heights)지역으로 헌팅 범위를 좁혔다. 그리고 에지웨어에 있는 윤씨의 집을 보는 순간 로케이션 감독 에릭 헤다이엿(Eric Hedayat)은 이곳을 체스터필드 그룹 홈 고아원(Chesterfield Group Home)으로 낙점 한 것이다.
예전에 ‘형사 콜롬보’의 로케이션 장소이기도 했었던 윤씨의 집은 로케이션 매니저들이 자주 눈독을 들이는 곳. 윤씨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 주택이 매물로 나왔을 때 망설임 없이 구입을 했다. 현재 이 일대 도로는 영화 출연진과 제작진들의 트레일러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오늘 찍은 장면은 별 다른 중요한 대사나 연기가 필요치 않은 도입 부분. 고아원의 전경과 함께 차와 행인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약 10초도 되지 않는 장면을 얻기 위해 열 번이고 똑같은 장면을 재현하는 스태프들의 진지함에 고개가 숙여질 정도이다.
로케이션 렌털 액수는 영화사, 영화 예산, 로케이션 렌털 에이전시에 따라 천차만별. 윤관중씨가 일주일 동안 영화 촬영에 집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은 금액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몇 달 집 페이먼트를 하고도 남을 다섯자리 액수이다. 보통 건물 내부를 촬영할 때는 식구들이 호텔에 나가자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번 경우는 건물 외부만을 찍기 때문에 그럴 염려도 없다.
물론 액션 영화를 찍느라 집이 아수라장이 되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아무리 많은 액수를 지불한다 해도 다시는 영화 촬영에 집을 임대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영화를 찍는지 미리 확인한다면 아주 색다른 방법으로 영화 촬영에 참여하는 귀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글 박지윤 객원기자)
우리집 어떻게 후보에 올리나영화와 광고 촬영에 필요한 건물의 종류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웅장한 대저택이 필요할 때도 있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처럼 소박한 농가를 찾을 때도 있다. 어디 그뿐일까. 갱스터나 범죄물을 찍을 때는 저기서 어떻게 살까 싶은 사우스 센트럴 지역의 원 베드룸 아파트를, 그리고 짐 캐리 주연의 "머제스틱"에서처럼 지극히 평범한 집을 원할 때도 있다.
캐스트 로케이션스(Cast Locations)의 데이빗 햇필드(David Hatfield)에 따르면 그래도 가장 자주 캐스팅 되는 건물은 윤관중씨의 집처럼 오래된 저택이라고 한다. 영화나 광고 촬영에 자신의 프로퍼티를 임대해 주고 싶다면 우선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사진 찍어 로케이션 에이전시에 보낸다. 집 내부는 모서리에서 찍어 전경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요령이다. 에이전시에서는 보낸 사진을 반송하지 않으니 오리지널 필름은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사진을 통해 본 집이 에이전시에서 찾고 있는 건물일 경우, 전문 사진가를 보내 다시 한 차례 사진을 찍게 한다.
로케이션 캐스팅이 결정되면 임대비의 70퍼센트를 집주인이, 그리고 30퍼센트를 에이전시에서 갖게 된다. 임대 비용은 하루 1,500-100,000달러로 천차만별. 대표적인 로케이션 캐스팅 에이전시를 소개한다. 웹사이트, www.la411.com/listings에 들어가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California Film Commission Resource Center:7080 Hollywood Blvd., # 900 Los Angeles CA 90028, 전화 (323) 860-2960, (800) 858-4749 filmca@commerce.ca.gov
▲Cast Locations:536 N. Larchmont Blvd. Los Angeles CA 90004, 전화 (323) 469-6616 cast@castlocations.com
▲EastWest Locations:6161 Santa Monica Blvd., # 206 Hollywood CA 90038, 전화 (323) 769-3550 eastwestloc@earthlink.net
▲Fergusons’ Film Property Management Co.: 780 Hollywood Blvd., # 312 Hollywood CA 90028, 전화 (323) 960-2300 ferguson8@earthlink.net
▲ Legend Locations, Inc. : 7080 Hollywood Blvd., # 905 Los Angeles CA 90028, 전화 (323) 957-9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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