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는 한인들이 새해 초에 세우는 계획 중 한가지는 분명히 금연일 것이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것이 또한 금연이다.
하지만 흡연자들이 금연에 성공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그만치 금연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하지만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금연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는 필요 불가결한 조건이다.
새해 금연 계획을 세운 한인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금연에 성공했거나 실패한 한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 담배끊기를 결심한 한인들.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경제적 손실도 무시하지 못하겠어요, 아이들이 따라 할까봐 걱정이 돼서....."
플러싱에 거주하는 백운연씨(38·가명)는 새해 소망을 ‘담배끊기’로 정했다. 하루 한 갑 정도 피우며 ‘담배는 정신건강에 좋으니 절대 끊을 수 없다’던 백씨가 ‘금연’을 새해 소망으로 정한 것은 며칠 전 친구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자신의 건강도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 때문.
백씨처럼 새해가 되면 ‘담배끊기’를 소망으로 꼽는 한인들이 늘어나며, 금연의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애연가들의 금연 이유로는 백해무익한 담배로부터 벗어나 건강 지키기가 으뜸으로 꼽힌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40대 한인 가운데 각종 성인병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주위 동료나 친인척들을 접하면서 건강 지킴이 수단으로 ‘담배끊기’ 시도를 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니사이드 거주 한길남씨(42·가명)는 "40대가 되면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다 갑자기 죽는 사람들이 많다. 흡연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라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끊기로 했다"며 "예전과 달리 건강보다는 죽음을 생각하니 담배를 멀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나뿐만 아니라 아내와 자식 등 사랑하는 가족과 인생의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함께 하고 싶어서 과감히 담배를 끊기로 했다"고 말한다.
담배를 피우는 한인들의 금연을 결심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건강을 위한 폐암 등 각종 암과 성인병 예방을 위해, 가족을 간접흡연의 피해에서 구하기 위해 등과 더불어 경제적 손실을 줄인다, 자녀에게 담배 피우는 것을 막기 위해, 흡연의 불결함과 악취를 없애기 위해서, 기침과 가래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쾌한 호흡을 즐기기 위해 등을 꼽고 있다.
담배끊기를 결심한 한인들 가운데는 실천의지를 보이기 위해 사무실 책상에 금연표시를 세우는 열성파, 담배를 다시 피우면 아내에게 1.000달러를 주겠다는 각서뿐만 아니라 담배를 끊지 못하면 아빠로서의 모든 권한을 포기하겠다는 포기 각서를 쓰는 등 굳은 각오를 다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약국 등에서 파는 각종 금연상품을 구입해 담배를 끊는데 활용하는 한인들도 많아진다.
이처럼, 한인사회에 흡연자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면서 매년 새해가 되면 담배끊기를 결심하는 한인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새해 소망인 ‘금연’을 계획대로 실천, 담배를 끊은 한인들도 하나 둘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담배끊기에 실패한 한인들.
"담배끊기는 멀고도 험난하다. 금연이 이렇게 힘들면 그냥 피는 것보다 더 빨리 죽겠다. 애연가들도 금연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담배끊기가 어려우니 어떡합니까..."
흔한 말로 "담배끊은 사람한테는 딸자식도 주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금연한 사람은 독한 사람으로 비유된다. 이렇듯 금연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것이다.
우드사이드 거주 차현길(45·가명)씨는 "담배가 나쁘다는 것을 모르고 피우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여러 차례 끊으려고 시도를 했지만 ‘이번에는 꼭’이 작심삼일을 넘기도 못하도록 어려워, 조금 줄인다는 생각으로 여전히 피우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오랜 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고, 또 니코틴 향 정신 작용에 의한 금단증상을 견디기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담배를 끊으라고 난리를 치던 아내도 불안해하며 신경이 날카로워 지는 금단증상을 보이니까 먼저 가서 담배를 사다 주더라"며 금연이 어려운 이유로 금단증상의 고통을 강조한다.
금단증상은 신체증상으로 오심, 두통, 근육통, 설사, 식욕증대 등을 유발하며 정신증상으로는 안절부절, 불안, 불면증, 집중력 감소, 건망증, 시간 인지력 장애, 흡연갈망 등을 초래한다.
금단증상은 금연직후부터 3일째 되는 날 가장 심해져 약 7일간 지속되다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금연을 시도한 한인들 가운데 3일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금단증상 때문. 이처럼 담배끊기에 실패한 한인들 대부분은 금단증상의 고통을 실패의 최대 이유로 꼽는다.
또한 흡연하는 친구들의 격려보다는 은근히 방해하는 ‘방해공작’도 한 요인. 금연을 시도하다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는 공통적인 상황으로는 압력을 받으면서 일할 때, 울적할 때, 술 마실 때, 혼자 TV 볼 때, 장거리 운전할 때, 식사 후에, 화장실 갈 때, 다른 사람이 담배 피우는 것을 보았을 때, 바둑이나 내기 도박할 때, 부부 싸움할 때, 주위에서 담배를 권했을 때 등을 꼽았다.
엘름허스트 거주 한호영(36·가명)씨는 "금연에 실패한 이유는 담배를 많이 피우게 되는 술자리에 가서 그 동안 쌓아온 금연의 공든 탑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는 술로 인해 절제력이 약해지고 주변의 ‘방해공작’ 또한 만만치 않으므로 담배끊기를 위해서는 아예 술자리에 가지 않은 것이 상책이다."며 담배끊기 실패 요인으로 술자리를 꼽았다.
* 담배끊기에 성공한 한인들.
"담배끊기를 위해서는 금단증상 극복과 흡연 재발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금연을 하려면 먼저 담배 없는 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금연을 시작한 뒤에는 자신의 몸에 나타나는 좋은 변화들을 즐겨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목이 상쾌해지고, 기침, 가래가 없어지고 신기할 정도로 몸이 좋아졌습니다....."
20년 동안 하루 한 갑 반 정도를 피우다 1년 5개월 동안 담배끊기에 성공한 아스토리아에 살고 있는 정현택(37·가명)씨는 "담배를 하도 피워 ‘골초’ ‘줄담배’라는 별명을 달고 달았다.
결혼 후에도 아내가 담배를 끊으면 원하는 것 다 해준다고 했지만 끊지 못했지만 하나 밖에 없는 아들 때문에 금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년 9월경에 유치원에 입학한 아들이 어느 날 ‘아빠 담배 피지 말아, 선생님이 담배는 마약이래’라고 말한 뒤, 금연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많았지만 아들에게 담배에 중독 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금연결심을 굳히고 1년 이상 담배를 멀리하고 있죠"라고 말한다.
담배끊기에 성공한 한인들은 금연 실천의 최대 걸림돌로 ‘흡연 재발 위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조언하는 흡연 재발 위험 방지 요령은 대체로 4가지 정도.
그 첫 번째는 규칙적인 식사습관. 불규칙한 식사습관은 혈당량 기복이 심하게 하여 뇌가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작동하는 능력에 영향을 주게됨으로 담배를 찾게 한다는 것.
두 번째로는 화남. 사람이나 어떤 것에 대해 화와 분개를 일으키고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 긴장을 없애기 위해 흡연을 다시 하게 하는 강력한 계기를 만들게 된다는 것.
세 번째는 외로움. 외로움은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이끌기 쉽고 그럴 때 과거에 위안을 주던 담배를 찾기 쉽게 만든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피곤함. 규칙적으로 취하는 적절한 휴식이 결여되면 감정의 안정성이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피곤할 때는 스트레스에 과민반응을 보이기 쉽고 담배를 찾기 쉽다는 것.
결론적으로 금연의 성패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실천의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담배끊기를 결심하고 며칠 동안 금연을 실천하고 있는 한인들은, 담배끊기에 성공한 한인들이 조언하는 "금연의 공든 탑은 단 한 개비의 담배를 피워 무는 순간부터 허물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여, 올해에는 꼭 담배끊기에 성공할 수 있기를...
*10대 금연지침.
1.담배를 평생 끊는다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한 달만이라도 끊어보는 계획을 세운다.
2.금연 일은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처럼 특별한 날로 정하되, 스트레스가 적은 날로 정한다.
3.담배일기를 써서 흡연충동을 일으키는 요인들의 목록을 작성해서 그런 상황을 피하거나 대응책을 세운다.
4.가족이나 동료에게 금연 사실을 알린다. 특히 자녀들에게 금연결심을 알리는 것이 좋다.
5.금연 뒤 당분간은 흡연자와 흡연장소를 멀리한다.
6.담배를 피우든 안 피우든 흡연 충동은 3-5분 안에 사라진다. 꼭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5분 있다가 피우겠다고 생각하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이다.
7.금단 증상은 3일간이 가장 심하다. 하지만 3일이 지나면 점점 편해지고 10일이면 사라진다.
8.설마 한 두 개비 피웠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담배를 피운 이유를 분석해 피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운다.
9.담배를 끊으면 평균 4-6 파운드 정도 체중이 늘게 되는데, 운동이나 다이어트로 조절하도록 한다. 체중 걱정 때문에 금연을 포기하지 말라.
10.1-2년 금연했다고 ‘한 대마 피워도 되겠지’하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백발백중 다시 피게 되며 오히려 그 동안 못 핀 것을 보충하려고 더 많이 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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