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그로브 한인타운 복판 PC방 앞에서 최근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가든그로브 브루스 브로드워터 시장은 영업시간 등 청소년 안전을 위해 규제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2월30일 일요일 저녁 8시35분께 가든그로브 블러버드 선상의 PC 카페 앞에서 친구와 담배를 피우고 있던 베트남계 포웅 후 리(20, 샌타애나)가 갱 단원으로 보이는 베트남계 청소년으로부터 스크루드라이버로 머리를 찔려 숨졌다.
당시 인근 한인업소는 문을 닫은 상태였고 게임방 안의 일부 청소년들은 게임에 열중, 사건이 발생하는 줄도 몰랐다.
가든그로브 경찰에 따르면 녹색 혼다 어코드를 타고 PC 카페에 도착한 2명의 가해자중 한 명이 허리춤에서 손잡이가 8인치 크기의 스크루드라이버를 빼서 피해자 우측 피해자 머리를 찔렀다. 가해자는 옆머리를 빡빡 밀고 가운데 머리는 뾰쪽하게 세웠으며 범행 후 갱단 이름을 외치며 달아났다.
가든그로브 경찰국은 2일 오후 2시30분 이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라이벌 갱간의 싸움일 가능성이 있다며 수일 후 용의자들 합성사진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 가족도 참석, 사건과 관련 기자 질문에 답했다. 2일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류 신문과 TV 등 언론사들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런 와중에도 PC 카페에는 청소년들이 가득 메운 채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브로드워터 시장은 범행 다음날인 새해 전야에 경찰 순찰차를 타고 두 곳의 PC방을 방문, 깔끔한 장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슬프다며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 등 시간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소 바로 앞에서 사건이 발생한 PC 카페 매니저 에릭 조씨는 "이번 사건은 베트남계 갱단이 관련된 것 같다"며 "얼마전 이곳에서 폭행사건이 발생, 구타당한 측이 보복전을 벌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업소 이용자의 70%가 베트남계"라며 "이번 사건 전에는 별 문제 없었으며 앞으로 시큐리티 가드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한인업소의 한 업주는 "사건 발생 당시 문을 닫아 사건을 목격하지 못했으나 게임방으로 인해 주변 분위기가 좋지 않아지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월에도 PC 카페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야구방망이와 렌치 같은 것으로 무장한 4명의 청소년이 2명의 다른 청소년을 구타, 병원신세를 지게 했다. 지난달에는 웨스트민스터에서 가든그로브로 이주한 아이-넷 PC 카페에서 20대 남성이 팔을 칼로 찔리기도 했다.
사이버 카페에 대한 규제론이 이번에 처음 대두한 것이 아니다. 카운티내 수년 새 컴퓨터 온라인 게임방 ‘사이버 카페’(cyber cafes)가 급속도로 증가, 일부 시에서는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인타운이 자리잡고 있는 가든그로브시는 지난 18개월 사이에 17개의 게임방이 오픈, 시가 몇 달 전부터 이를 규제하는 조례를 마련하고 있다. 새 조례는 사이버 카페가 커피 판매점(coffeehouse)과 성격이 유사, 이와 비슷한 성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사건으로 규제안이 더욱 강화될지도 모른다.
현재 가든그로브의 커피점 관련 규제조항은 업주가 비즈니스 허가를 받아야 하며 미성년자를 학교 수업시간 동안과 오후 8시 이후는 부모나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는 한 입장시켜서는 안 된다. 또 새벽 2시부터 아침 7시까지는 영업을 해서는 안되며 ‘No Loitering’(업소 앞 배회금지) 경고판을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사이버 카페는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어 시가 그 영업시간을 어떻게 정할지 관심거리다. 시 계획위원회 칼 힐은 커피점에 준하는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카페내부에 대기실을 만들어야 하며 저녁 8시 이후는 미성년자를 출입시켜서는 안 되는 조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jongcmo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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