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꿈 속에서 꿈을 또 꾸는 경험을 한다. 몽(夢) 중 몽(夢)이다.
이런 상태는 그리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꿈을 4차원의 세계라 한다면 꿈 속의 꿈은 5차원이 되겠다. 사람의 세계는 3차원이다. 3차원의 세계는 입체(立體) 속에 나타난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입체적 현상은 3차원에 속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세계는 4차원, 그리고 5차원 이상 올라간다.
사람들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며 ‘꿈만 같다’고 한다. 구태여 과거를 꿈에 비유함은 그만큼 세월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비유해 그렇게 말하는 것일 게다.
40년을 살았건, 50년을 살았건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꿈같은 과거임엔 틀림없다. 그리고 80, 90이 돼 세상을 떠날 시간이 임박해 지면 그동안 살아왔던 전생(全生)이 한 폭의 ‘꿈’ 임을 실감할 것이다.
<장자>의 제물론(薺物論)편에 보면 장자도 인생을 한 폭의 꿈이라고 한 적이 있다. "꿈 속에서 즐겁게 술을 마시던 자가 아침이 되면 불행한 현실에 슬피 울고, 꿈속에서 울던 자가 아침이 되면 즐겁게 사냥을 떠난다.
꿈을 꿀 때는 그것이 꿈인줄을 모르고 꿈속에서 또한 그 꿈을 점치기도 하다가 깨어나서야 꿈이었음을 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참된 깨어남이 있고 나서라야 이 인생이 커다란 한 바탕의 꿈인줄을 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가 깨어 있다고 자만한다." 장자가 말한 이 꿈 이야기는 2500 여년이 지난 오래된 것이지만 바쁘게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인들에게 한 번쯤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것이다.
꿈은 살아있는 자들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꿈이란 결코 죽은 사람들에게는 일어날 수 없다. 그 꿈이 핑크빛 색깔의 길몽(吉夢)이 되었건, 가위 눌리게하는 악몽(惡夢)이 되었건, 살아있는 사람과 그 정신세계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그러니 꿈은 살아있는 생존(生在) 속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현실성을 내포한다.
현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꿈은 미래를 점쳐 주기도 한다. 꿈속에 보기 싫은 사람이 나오면 조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꿈속에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면 그 날은 길일(吉日)이라고 복권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 꿈이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복권을 사서 당첨된 사람들의 경우, 길몽이라고 여겨지는 꿈을 꾼후 당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좋은 꿈은 서로 사고 팔기도 한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였던 프로이드가 쓴 <꿈의 해석>이란 책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특히 정신분석학적인 꿈의 내용은 꿈을 꾼 당사자의 문제상담에 많이 이용된다.
그 상담은 정신병적인 원인을 분석해 환자들의 치유에 사용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도 사람이 꾸는 꿈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프로이드는 밝혀내려고 했다.
이렇듯 사람이 자면서 꾸는 4차원의 꿈도 있지만 마음으로 꾸는 더 높은 차원의 꿈도 있다. 잠 속의 꿈은 잠만 깨어나면 없어지는 그런 꿈이다. 하지만 마음으로 꾸는 꿈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자라나는 꿈이다. 마음의 꿈은 나무처럼 자라난다.
겨자씨 같은 작은 씨앗이 땅에 심기워져 큰 나무가 되듯이 마음속 꿈도 어릴 때 작은 씨처럼 뿌려지지만 사람이 클수록 그 꿈도 함께 자라난다.
젊은이들에게 큰 꿈을 가지라고 하는 말들은 마음의 꿈을 상징한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마음에 좋은 꿈을 씨 뿌리고 그 꿈을 잊지 않고 계속해 키워나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꿈을 이룰 수가 있다.
그러기에 선생과 부모들이 학생과 자녀들에게 "꿈과 용기를 가지라"고 하는 좋은 말 한 마디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좋은 꿈을 마음에 심은 어린이들은 몸과 마음이 자라는 동시, 그 꿈도 함께 자라 큰 나무처럼 커서 이웃과 사회와 인류를 위해 큰 일을 하기도 한다.
인생은 꿈처럼 지나가며 사라지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영원히 남는다. 인간이 이 땅위에 존재하는 그 때까지 한 폭의 꿈과 같았던 그 사람의 길은, 그를 아는 사람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남기에 그렇다.
머리로 꾸는 꿈이나 마음으로 꾸는 꿈 모두가 살아있음에 가능하다.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만 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꿈은 나이를 상관치 않는다.
꿈 속의 꿈이라도 괜찮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이 때를 맞아 우리 모두 좋은 꿈들을 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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