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참사로 얼룩졌던 2001년도 어느 덧 저물어 간다. 수 년째 계속돼 온 호경기와 2세들의 활발한 주류사회 정계진출로 기대와 희망에 찼던 한인사회는 수 천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테러와 아프간 전쟁 등 국가 위기사태를 겪으면서 21세기의 첫 해를 우려와 긴장 속에 마감하게 됐다. 희망찬 임오년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지난 한해동안 우리들에게 기쁨, 충격, 그리고 아쉬움을 안겨줬던 10대 뉴스를 돌아보고 다사다난했던 2001년의 한인사회를 정리해 본다.
1. 테러-한인희생과 충격 여파 애국심·성금물결
미 역사상 최악의 폭탄테러는 무고한 한인 21명의 생명도 앗아갔다. 테러가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가족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유가족들은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탄저균 테러로 인한 우편물 관리비상과 공항폐쇄 및 보안검색 강화에 따른 일련의 조치들은 한인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인사회는 전국적으로 확산된 애국열기와 성금물결에 동참, 미국 속의 한인으로서 한 몫을 해냈다. 한인언론사와 한인회를 중심으로 전개된 모금운동을 통해 적십자사에 전달된 한인사회의 성금은 무려 400만 달러가 넘었다.
2. LA시 첫 한인 부시장 탄생
유돈씨가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에 두 번째 큰 도시인 LA시 부시장에 임명됐다. 유 부시장은 한인 2세들의 본격적인 주류 정계진출의 서막을 알린 것으로 평가됐다.
3. 잇단 한인 강도 피살
올해도 강력사건으로 10명의 한인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한인타운 한복판서 일어난 일식집 종업원 고승훈씨 사건, 택시기사 전학춘, 김금식씨 사건, 롱비치리커 김경선·경민 형제사건이 특히 한인사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4. 박찬호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
LA다저스에서 활약해 왔던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7,100만달러의 특급대우에 합의, 8년동안 정들었던 LA를 떠나게됐다. 그동안 LA한인들에게 한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즐거움을 제공해 줬던 박찬호는 레인저스의 에이스로써 새롭게 출발, 전성기를 구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 김병현 열풍
한국형 핵 잠수함 김병현이 한국 야구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우뚝 섰다. 비록 4, 5차전에서 동점홈런과 역전홈런을 허용하는 뼈아픈 경험도 했지만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 월드시리즈의 중심에서 활약, 세계야구계에 본인과 한국야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6. 금리 인하·재융자 러시
올들어 11차례나 단행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기금금리 인하로 우대금리가 9.5%에서 무려 4.75%까지 인하됐다. 이로인해 한인사회에 재융자 열풍이 불었다.
7. 탈북 김순희 미 망명신청
탈북자 김순희씨가 중국,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들어오려다 연방이민국에 붙잡힌 뒤 망명신청을 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내년 초 본격적인 망명심사를 앞두고 있는 김씨는 현재 샌디에고에 머물면서 미국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다. 김씨의 미 망명시도는 북한출신 민간인으로는 처음이다.
8.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 본격화
2003년 1월13일 미주한인이민 100주년을 앞두고 우리 이민사의 뿌리를 찾기 위한 각종 사업이 하와이를 시발로 전국에서 일제히 점화돼 11월말 LA전국대회를 계기로 그 골격이 완성됐다. 본보도 ‘이민 100주년…땀과 눈물의 대서사시’ 대하 기획시리즈를 통해 기념사업과 보조를 맞췄다.
9. 키머니 금지·떡 상온보관법 통과
리스계약시 요구되던 음성적인 현금요구를 근절시킬 수 있는 키머니법안(AB533)이 통과됐다. 또한 떡의 상온보관 및 판매합법화법안(AB187)이 통과됐다. 두 법안의 통과 및 시행은 정부를 상대로 한 한인업주들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10. 센서스 발표-한인인구 107만
2000년 실시된 센서스에서 미국내 한인인구는 10년전보다 35% 증가한 107만6,800여명으로 집계됐다. 또 LA한인타운의 한인인구는 4만6,000여명, 한인 혼혈은 15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센서스결과는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 등 한인사회 정치력신장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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