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등교를 자동차로 시켜주고 있다. 써니사이드에서 베이사이드고등학교까지 갔다가 다시 노던 블르버드 까지 나가서 그 길을 타고 퀸즈플라자 직장까지 내려오곤 한다. 노던은 아침 출근 길엔 항상 길이 붐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가슴 조리며 지각하지 않으려 과속 운전을 일삼다 싶이 한다. 그런데 새로운 길을 하나 발견했다.
고등학교 옆길을 한 번 타고 플러싱을 관통해 보고자 한 것이 새 길을 발견하게 된 동기다.
왜 이 길을 진작 알지 못했을까 할 정도로 교통이 막히지 않는다. 정말 빠른 길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그걸 모르고 지난 3년 여 동안 먼길을 돌아 자동차 경주같은 운전을 일삼았는지 모르겠다.
그 길은 35 애비뉴 이다. 딸을 학교에 내려주고 이 길을 타고 유니온 스트리트까지 가서 다시 노던을 탄다. 이렇게 가면 시간이 10분에서 15분은 절약된다. 이 길을 발견하고부터 지각 걱정은 사라졌다.
한 평생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경우는 많다. 찾아보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새 길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지난 3년 여 동안 ‘노던’ 만을 고집했던 나의 모습도 그와 똑같은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기에 인간에게는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약간의 모험같은 것도 필요하다.
새 길은 새 길을 찾아 나서는 사람에게만 열린다.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아무리 서 있어도 감은 떨어지지 않는다. 감나무에 올라가 흔들든지, 아니면 긴 막대기로 감을 쳐서 떨어트려야 한다. 감나무 밑에 입을 벌리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자는 자기 자신은 가만히 있으면서 복이 굴러 들어오기를 바라는 자와 같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만 있으면 허사다.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부단히 노력하는 자에게만 행복이 찾아와 준다. 그 노력은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
열심히 살아간다 함은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열정은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자들은 일에 자신이 끌려가는 자들이 아니요 일을 끌고 가는 자들이다.
앞으로 6개월 후면 딸의 등교길 동반도 끝이 난다. 내년 6월이면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35 애비뉴의 길도, 노던의 길도 나에게는 딸과 함께 추억 속의 길들로 남게 된다.
4 년 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아침마다 데이트를 했던 이 추억은 딸이 시집을 간 후에도 계속해 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
아내가 "아빠는 딸과 함께 매일 데이트를 하니 얼마나 좋아!"라고 질투 섞인 투로 말을 해 올 때가 있다. 이럴 때면 속으로 "어휴! 아침마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엑셀’을 밟아대는지도 모르고 저런 말을 하는구나!" 했었다. 그러나 새 길을 찾고 나서는 아주 여유있는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
3년 여 딸과 함께 다니며 데이트를 하다 보니 딸과 나와만의 약속된 버릇이 하나 생겼다. 집에서 학교로 갈 때는 여러 개의 길을 통과한다. 퀸즈 블루버드-278-그랜드센추럴 익스프레스웨이-678-크로스아릴랜드 익스프레스웨이-클리뷰 익스프레스웨이, 그리고 빠지는 곳이 35 애비뉴다. 그러면 학교까지 다 온 셈이다.
애비뉴에 나와 학교가 가까워지면 나와 딸은 둘이 같이 오른 주먹을 가볍게 쥔다. 그리고 나는 영어로 "I love you. Have nice study. I am proud of you!" 라고 한다. 그러면 딸은 또 나에게 "I love you. Have a nice day. I am proud of you!"라고 맞장구 친다.
그리고 난 뒤 우리는 둘이 쥔 오른손 주먹을 위, 아래, 가운데로 부딪치며 "떽, 떽, 떽"이라고 한다. 그런 다음에 나는 "이빨!"하면 딸도 "이빨!"한다. ‘이빨’이라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빨’이라고 발음하면 자동적으로 입이 벌어지며 웃는 얼굴이 되기 때문이다.
이빨이 보여지면 웃는 모습이 됨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하루를 웃으며 살아가자는 뜻이 담겨 있다.
작은 한 번의 시도로 새 길을 발견한 후 딸과 함께 하는 아침 데이트가 더 상쾌해 졌다. 이제는 딸이 조금 늦어도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중에도 작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피곤을 덜 수 있는 길들은 많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찾지 않아서 못 보고 있을 뿐이다.
새 길은 새 길을 찾아 나서는 사람에게만 열림을 다시 한 번 상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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