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광장
▶ 연 창 흠 <편집국 부국장>
12월 25일, 예수가 탄생한 날이 크리스마스(Christmas)이다.
크리스마스는 X-MAS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이는 헬라어의 ‘그리스도’라는 단어의 첫 자인X(크스)자 뒤에 MAS를 붙인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의 최고 스타(?)로는 단연 어린이들에게 아주 친숙한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사슴’을 꼽을 수 있다.
산타클로스의 말은 270년 소아시아 지방 리키아의 파타라시에서 출생한 세인트 니콜라우스의 이름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어린이들을 특히 좋아했다는 그는 평생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그 중에서도 세 명의 자매가 구혼자가 있음에도 가난해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자 이들을 몰래 도와주기 위해 저녁에 그 집 지붕에 올라가 금 주머니를 굴뚝으로 떨어뜨렸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다. 그 금 주머니가 우연찮게 벽난로에 걸어 두었던 양말에 들어가게 됐고, 오늘날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기 위해 양말을 걸어 놓는 풍습은 이 같은 니콜라우스 생전의 자선행위에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미라의 대주교가 된 그를 성인으로 숭배하는데, 그의 이름은 라틴어로 상투스 니콜라우스이다. 네덜란드인들은 산 니콜라우스라고 불렀는데, 아메리카 신대륙에 이주한 네덜란드 사람들은 산테 클라스라고 불러, 자선을 베푸는 자의 전형으로 삼았다. 이 발음이 그대로 영어화 했고, 19세기 크리스마스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하는 상상의 인물이 되어, 어린이들이 더 정답게 부르다가 ‘산타클로스’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산타클로스는 ‘세인트 니콜라우스’라는 실존 인물에서 유래된 것과 달리, 오늘날 빨간 옷에 빨간 털모자를 쓴 흰 수염을 잔뜩 기른 산타클로스의 모습은 비수기인 겨울철에 콜라 소비량 증대를 위해 코카콜라에 의해 전략적으로 만들어 졌다. 검은 부츠를 신고, 빨간 복장에 흰 수염을 단 산타의 모습은 코카콜라의 빨간색 로고와 하얀색의 신선한 거품을 형상화 한 미국의 화가 헤든 선드블롬에 의해 1931년 창조된 것.
매우 반짝이는 코를 갖고 있는 ‘루돌프 사슴’ 역시 실존 동물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의 캐릭터라면 믿을 수 있을까.
‘루돌프 사슴’은 1939년 미국의 몽고메리 워드 백화점의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캐릭터 상품으로 등장, 오늘날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구체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한 몫 했다. 산타할아버지의 썰매를 끄는 것으로 흔히 알려진 루돌프 사슴은 당시에 로버트라는 미국 사람에 의해 만들어 진 가상의 캐릭터이며,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루돌프 사슴 코’라는 노래 역시 로버트의 사촌인 조니 마크가 만든 노래이다.
이처럼 오늘날 산타클로스의 모습, 그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 사슴 그리고 루돌프를 노래한 캐롤송은, 20세기 미국에서 코카콜라의 판매전략과 백화점 홍보 등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산타와 루돌프 사슴의 탄생에는 상업적 탄생배경이 숨겨져 있지만, 전 세계의 어린아이들은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할아버지의 동화적 이미지를 늘 간직하는 동심 속에서 살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수많은 어른들도 남에게 은혜를 베풀며 선행을 하는 크리스마스의 자선 정신을 실천하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산타클로스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꿈, 희망과 사랑을 전해주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듯하다. 흔히 크리스마스 소설로는 구두쇠 스크루지가 등장하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세 명의 유령들이 등장해서 이기적이고 구두쇠인 주인공 스크루지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줌으로 개과천선을 하여 욕심 없이 자선을 베풀며 살아간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이 소설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바로 ‘남에게 베푸는 것은 미덕’이란 것.
연말을 맞아 한인사회에도 불우이웃이나 노인들을 위한 각종 행사가 행해지거나, 준비되고 있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마음은 아름다운 것이다. 다만 그것은 값싼 동정이나 자기과시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을 사랑스런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으로 인식하고 있을 때 더욱 값진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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