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혁교수의 11월 21일자 글을 읽고- (오피니언)
임 교수는 자기 딸 이름이 ‘곱다’ 라는 형용사인‘고운(Ko-Un)’ 이라는 이름인데, 미국에 온후 중간이름(middle name)을 만들기 위해 이름을 두개로 쪼개어 first name을‘Ko’로 하고 middle name을‘Un’으로 했는데, 유치원 선생이 ‘고운’이의 이름을‘Ko’라고 부르니까, ‘고운’이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임교수는 한국이름을 영어로 표기하다 보면, 전혀 다른 뜻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선영’과 ‘선희’는 ‘Sun’으로 태양이란 뜻이 되며, ‘덕호’와 ‘덕수’는 ‘Duck’으로 오리라는 뜻이 되며, ‘영희’등은 ‘Young’이 되어 ‘젊은’이라는 형용사가 된다고 했다. 또한 자기 딸 이름이 ‘Ko’가 되어 이상하니 별명(Alias)을 이름 앞에 붙여 "Linda" Ko U. Im 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일반인도 아닌 식자층의 교수라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생각할 때,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물론 대다수의 한국사람들이 임 교수의 말에 동감할 런지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 자기 이름을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 살고있는 소수민족 가운데 한국사람만큼 자진해서 자기의 귀중한 이름을 망가뜨리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생각해 보자. 우리가 언제부터 미국사람의 이름을 흉내내어, 한국이름을 first name이니 middle name이니 해서, 조상들이 지어준 소중한 이름을 반 토막 내어 사용하게 되었는가? 한국이름을 미국식으로 성 뒤에 갖다 붙이는 것만 해도 어색한데, (신병철 이라는 이름일 경우 Byungchul Shin으로 되는 경우) , 이름자를 반 토막 내어 사용하다니 말이다
혹자는 한국이름을 미국에서 구태여 그대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 미국식으로 편리한 대로 사용하면 된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름을 반 토막내어 사용하는 게 발음하기도 좋고 , 미국식 이름과 비슷해져 듣기가 좋을까?
99%의 한국사람들이 임 교수가 말한 대로 자기 이름을 반 토막 내어서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당연지사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데는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져보면 이것도 우리 민족이 대대로 이어져온 사대주의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 한국이름이 영어로 표기될 때, 발음도 어색하고, 또 , 미국이름처럼 보이기 위해 , ‘김영희’하는 이름을 ‘Young H. Kim’으로 쓰고 싶어하는 까닭이다.
만약, 한국사람이 어떤 공식적인 서류나 서신을 같은 한국사람에게 보낼 때 , ‘신병철’ 이라는 이름을 ‘Byung C. Shin’으로 썼다 하자. 받는 사람이 뭐라고 부를 것인가? ‘병신 ‘ 이라고 부를 것인가? 혹은 " 여보세요 ,’병’ 이란사람 좀 바꿔 주십시오" 라고 할 것인가? 혹은 ‘병신’ 계십니까?’ 라고 할 것인가?
영어로 표기할 때 이름이 이 지경으로 x판이 된 것은, 첫째 , 한국 여권에 이름을 표기할 때, 띄어쓰기를 잘못해서 그렇다. ‘신병철’ 이라는 이름은 ‘병’자와 ‘철’자를 붙여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 ‘신 병 철’ 이라고 표기 하니까, ‘Shin Byung Chul’ 이 ‘Byung Chul Shin’ 이 되고 , 또 first name, middle name 찾다 보니까 ‘Byung C. Shin’ 이 되어 결국은 ‘병신’ 이 되는 것이다.
둘째 , 설사 ‘신병철’ 이 ‘Byun
g Chul Shin’ 이 된다 할지라도 , 이름 그대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다만 표기할 때, ‘ Byung-Chul Shin’으로 이름자 중간에 하이픈(Hyphen-)을 하든가 , 아니면 이름을 한데 붙여서 ‘Byungchul Shin’으로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셋째, 공식적인 서류에는 항상 first name, middle name, last name을 쓰게 되어 있는데, 이때 한국사람은 너무 middle name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first name 란에 ‘Byung
chul’로 쓰고 last name에 ‘Shin’으로 쓰면 된다. 즉, 한국사람은 middle name이 없는 것이다.
넷째, middle name이 없어서 너무 허전하다고 생각되면, 한국이름 앞에다 미국이름을 만들어 , ‘John Byungchul Shin’ 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John B. Shin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 한국이름 영문 이니셜을 middle name으로 하면 된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이름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면 이런 방법이 제일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다섯째, 한국사람은 같은 성(last name)이 많지만 , 미국사람은 같은 이름 (first name)이 많다. last name인 김, 이, 박, 최 등은 한국에서 흔한 성씨이며, fisrt name인 John, Peter, David, Linda, Kathy등은 미국에서 흔한 이름이다.
문제는 한국사람이 미국이름을 만들 때, 한국에서 흔한 성씨를 가진 사람이 미국의 흔한 이름을 택할 경우, 나중에 한국사람끼리 동명이인(同名異人)이 많이 나와서 혼란이 생기게 될 것이다. 수많은 David Kim과 Peter Lee가 나올 수 있다. 이때는 혼선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midd
le name을 표기 하는 게 좋다. David H. Kim, Peter S. Lee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흔한 한국성씨를 가진 사람은 될 수 있으면 좀 희귀한 미국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동명이인의 혼란을 피하는 방법이다.
여섯째, 꼭 미국이름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first name을 자신이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사람이라는 뜻의 Korm
an이나, 극동의 뜻이 담긴 Fare
a, 또는 장미를 좋아하면 Rose, 생일이 4월이면 April, 낚시를 좋아한다면 Fisher등으로, 또는 한국이름이 미국이름과 비슷한 경우, 김재인은 Jane Kim으로 , 이유진은 Eugine Lee, 송재선은 Jason Song 으로 표기하면 좋을 것이다.
성씨를 표기할 때는 한국어로 쓰면 같은 성인데, 영어 표기를 제멋대로 하다보니 박씨 성은 ‘Park’ 또는 ‘Pak’이 되는 경우, 이씨 성이 Lee, Yi, Li 등으로 되는 경우가 있다. 최씨는 Choi, Choe, Choy 등으로 자기 맘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통일시키기가 쉽지 않다. 독자들 중에 좋은 의견이 있으면, 발표해서 원칙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동포들, 자기 이름이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대 김(Dae Kim)’, ‘두 전(Doo Chun)’, ‘태 노(Tae Roh)’, ‘영 김(Young Kim)’, ‘병 신(Byung Shin)’.............. 듣기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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