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국 영화도 세계의 주류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 홍콩 영화의 쇠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그것은 단견(短見)일 뿐이다. 홍콩 영화계는 쇠락한 게 아니라 무대를 할리우드로 옮겼을 뿐이다. 오우삼 감독의 ‘미션임파서블2’나 성룡의 ‘러시아워2’가 대표 사례가 아닌가.
"최근 영화 ‘달마야 놀자’를 흥행시킨 영화사 씨네월드의 이준익 사장의 말이다.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로부터 잇단 리메이크 제의를 받고 있는 ‘달마야 …’는 내달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국문화센터에서 개봉된다. 씨네월드측은 내년 상반기에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 작품을 선보인 뒤 리메이크나 합작 여부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이준익 사장은 "스님이라는 동양적 소재와 대중적인 코믹 요소가 세계 시장에도 먹힐 것"으로 자신했다.
한국 영화계가 차츰 할리우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영화의 주류인 할리우드 진출이야 말로 그간 국내 모든 영화인들의 꿈이겠지만, 이젠 그 꿈이 현실화될 조짐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것. 전례없는 한국 영화계의 활황을 국내 시장에서만 소진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겠다는 영화인들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조폭 마누라’의 리메이크 판권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미라맥스에 95만 달러에 팔리면서 세계 진출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조폭…’의 `할리우드 버전’은 앞으로 1-2년 내 제작, 전 세계에 배급된다.
영화사의 한 관계자는 "작품성 여부를 떠나 ‘조폭…’속에는 ‘결혼이야기’나 ‘쉬리’ ‘투캅스’같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 제작된 모든 오락 영화의 영상 기법이 한 데 녹아있다"면서"대중적인 영화가 결국 세계 시장에서도 먹힌다"고 분석했다.
이번 계약을 주선했던 씨네클릭 아시아의 서영주 이사는 "’조폭…’의 리메이크 판권이 팔리면서 미국 메이저 영화사로부터 한국 영화에 대한 리메이크 문의가끊이지 않고 있다"면서"현재 두 작품에 대한 `빅딜’이 진행 중"이라고 귀뜸했다. 실제로 ‘엽기적인 그녀’등에 미국 영화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영화 자체가 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나 기획이 팔리는 형태지만 이러한 현상들이 세계 진출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데 영화인들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가하면 영화사 신씨네는 지난 73년 요절한 비운의 쿵푸 스타 이소룡(李 小龍ㆍ브루스 리)을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되살리겠다고 나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수 년 전부터 비밀리에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던 신씨네측은 탄탄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이소룡의 초상권 사용 계약을 유족들로부터 따냈다. 제목은 ‘드래곤 워리어’. 숨진 배우의 모습을 디지털 기술로 되살려 장편 극영화의 주연으로 기용하기는 세계 영화사에서 처음이라 어떤 모습으로 복원될지 세계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 5000만달러(약 6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며, 2004년께 개봉된다.
"한국 영화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것은 톰 크루즈 같은 세계적인 배우가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이소룡이었다. 한국 영화가 국제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리메이크나 판권을 파는 것보다 세계적인 작품에 한국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작품이 그런 계기가 될 것이다" 신씨네의 신철 대표의 자신감이다.
또 최근 미국의 영화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 국내의 한 신생 영화사는 할리우드 배우 앤디 가르시아를 기용한 한미합작영화를 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심형래 감독의 영구아트무비는 지난 여름 미국에서 출시돼 미국 비디오 시장에서 대여 순위 1위를 기록했던 ‘용가리’에 이어 용과 이무기의 전설을 소재로 한 신작 SF영화 ‘드래곤 워즈’를 제작, 다시 한번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국내 영화계의 이 같은 노력은 최근 동양 영화에 대한 할리우드의 우호적인 분위기와도 맞아 떨어져 힘을 얻는다. 소재가 바싹 말라버린 할리우드는 아시아로 눈을 돌려 청룽이 주연한 ‘러시아워2’나 오우삼 감독이 연출한 ‘미션임파서블2’에 열광하고 있는 것. ‘러시아워2’는 미국에서 ‘쥬라기공원 2’ ‘혹성탈출’ ‘미이라2’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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