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놀랐을 것 같다. 여자들의 수다가 새벽 2시까지 이어졌으니.
채림(22)을 만났다. 그는 지난 8월 MBC TV ‘네 자매 이야기’이후 휴식기를 갖고 있다. 석달여만에 만난 채림은 예전보다 더 예뻐졌다. 한층 더 성숙해보이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내내 떠나질 않았다.
채림과 장장 8시간 가까이 수다를 떨면서 그는 솔직한 고백을 꽤 했다. 채림은“저 성형수술 했어요”라고도 말했고, “남자친구가 연기자로서 성장에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는 고백도 수줍게 했다. 채림과의 솔직한 만남을 공개한다.
#1차 퓨전 레스토랑
‘취중토크’라 하면 무조건 소주만 마시는 줄 생각하는 독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작정하고 분위기 있는 집을 골랐다.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동방견문록’. 오후 6시반. 사람들이 몰려들어오기 전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화사한 웃음을 머금은 채 와인잔을 앞에 들고 그가 여러가지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7시가 되니 손님들이 몰려들어왔고, 채림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신기해 하며 곁으로 다가와 웅성거려 채림은 적지않게 쑥스러워 했다.
웃는 표정과 달리 그는 처음엔 심각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네 자매 이야기> 때 섣부른 변신을 해 어색했다는 반응이 많았다’는 말에 “물론 그 작품이 성공작은 아니예요. 하지만 사람들이 나를 자신들의 생각에 끼워 맞추는 것 같아 불편해요. 이런 역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한단계씩 밟아가는 게 제 나이에 맞는다고 생각해요”라며 딱 부러지게 말한다.
"요즘은 주위 의식 안하고 편하게 살아요"
“저 역시 ‘카이스트’와 ‘사랑해 당신을’로 스무살에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근데 지금 내 나이 또래 애들이 드라마 한편으로 뜨는 걸 보면 전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느끼는 부담감, 주위의 시선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살찌면 안되고, 헤어스타일을 갖고도 뭐라 하고, 다음 작품 시청률이 안나오면 어떨까 고민해야 하고.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면 끝이 없더라구요.”
한번 말문이 터지니까 술술 나왔다.
“전 이제 편하게 살아요. 혼자서 쇼핑도 하고, 머리도 자르러 가고. 알고 보면 연예인들이 혼자서 무슨 일을 못해 외로움을 타게 되거든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이야기를 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맨발이었다. 한겨울에도 양말을 안 신을 때가 많고, 신는다 해도 얇은 스타킹 정도.
#2차 선술집.
신사동 골목길을 굽이굽이 따라 ‘오뎅’이라는 선술집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정종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 생선구이를 시켰다.
참, 2차에는 그의 스타일리스트인 고병기씨가 함께 했다. 매니저 김효진씨도 여자이니, 여자 넷의 수다가 펼쳐진 거다. 그런데 갑자기 채림이 술잔을 들며,
"나도 예뻐지기 위해 성형수술 좀 했는데…<
연예인이 외모에 투자하는게 나쁜가요"
“저 성형수술 했어요. 어디 했는지 아시죠? 저는 한번도 성형수술 안했다는 말을 안했거든요. 근데 그게 잘못된 건가요?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어요.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자기 얼굴의 어디가 안예쁘다고 생각하는 데가 있고,실제로 성형수술 많이 하잖아요.”
그의 솔직함에 거푸 술잔을 들었다.
“전 배우예요. 연예인이 예쁘게 보이고 싶은 건 당연하고, 또 예뻐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봐요. 물론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지만, 사실 좀 외모가 떨어지는 여자 배우가 나오면 ‘잰 못생긴 게 왜나오는지 몰라’ 이런 식으로 폄하하잖아요. 저 수술 했어요. 하지만 수술해놓고 1년쯤 뒤에 나와 안했다고 내숭떠는 것 보다는 제가 솔직한 거 아닌가요?”라며 숨돌릴 새도 없이 말한다.
하긴 그렇다. 시청자들의, 특히 여자 시청자들의 경우 얼마나 외모에 민감한가.
"남자 친구가 연기에 많은 도움을 줬어요"
채림의 속을 달래주기 위해 ‘엄마 아빠 말고, 누가 가장 많은 연기에 도움을 주었느냐’고 물었더니 놀라운 대답이 나왔다. “남자친구요.”
“저 고등학생 때(채림은 중 3때 CF를 거쳐 드라마 ‘짝’으로 데뷔했다) 첫사랑을 했어요.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죠. 그 후에도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얼마 전에도.(기자가 지난해 12월 10일자로 그의 열애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예쁘게 써줘서 고맙다’는 뜬금 없는 인사를 받았다) 남자친구와 겪게 되는 여러가지 감정이 연기에도 도움이 돼요. 근데 사랑도 나이가 들수록그 감정이 엷어지는 것 같아요.” 그러자 옆에 있던 노처녀 여자 둘이 “그럼 우린 뭐냐”라며 핀잔을 줬다.
채림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때론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는 스물두살의 어린 숙녀라는 느낌, 때론 나이에 비해 사고의 폭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참 깊다는 느낌 등등이 생겨났다.
술보다 음료수를 더 많이 마신 채림은 세 언니(?)들의 수다도 재미있게 들었다. 채림은 오는 1월 SBS TV 드라마 스페셜 ‘지금은 연애중’(가제)에 출연하기로 했다.
<사진 설명>
어머니가 와인을 좋아하셔서 채림 역시 와인을 잘 마시는 편이라고 했다. 1차에선 사진 찍느라 와인을 꽤 마셨고, 2차에선 따뜻한 정종과 푸짐한 안주를 앞에 두고 오랜 시간이야기를 나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